“축산업도 6차 산업 모델로 변모해야”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김철원 투머치 목장 대표는 대학에서 동물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부친의 뒤를 이어 축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가공·유통·체험 등 축산분야의 미래를 봤고, 목장 시스템 개선에 나서고 있다. 
김철원 투머치 목장 대표는 대학에서 동물생명공학과를 졸업하고 부친의 뒤를 이어 축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는 가공·유통·체험 등 축산분야의 미래를 봤고, 목장 시스템 개선에 나서고 있다. 

아버지 한우 사육 노하우 배워
1+등급 출현율 80%까지 ‘쑥’

환우 치료 개선·차단 방역 통해
폐사율도 50%나 감소시켜

일본 ‘체험형 농장’ 벤치마킹
가공-유통-체험 ‘팜플렉스’ 선봬

“축산업도 6차 산업의 복합적 모델로 변모해가야 합니다. 원물 생산뿐 아니라 가공·유통·체험까지 연계를 통해 농장 수익 창출 범위를 넓혀가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기도 청정지역인 가평군 상면 율길리에서 한우와 젖소를 키우고 있는 ‘투머치 목장’ 김철원(34) 대표의 포부다.

어릴 때부터 젖소를 키우던 아버지를 돕기는 했지만 축산업을 이을 생각은 없었다던 김 대표. 그러던 그가 소와 가까이 지내며 축산에 매료돼 대학 졸업 후 본격적으로 축산업에 뛰어든 지 7년 만에 이제는 어엿한 축산융복합 농장 주인으로 자리 잡았다.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부친 김희정(62·전 한농연가평군회장) 씨의 뒤를 이어 2016년부터 축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김 대표는 현재 젖소 110두, 한우 240두를 사육하고 있는 후계농업경영인으로 경기도4-H연합회장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아버지를 도우며 목장 일을 함께하다 보니 목장 구조개선을 통해 훨씬 수월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즈음 때마침 우유 가공에 대해 접하게 되면서 가공·유통·체험 등 축산분야의 미래를 보게 됐고 그때부터 목장의 시스템을 개선해보고자 축산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어려움도 많았다. 축사 청소부터 먹이주고 개체를 관리하는 일까지 어느 하나 쉬운 일이 없었던 것.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농장일을 시작해 저녁 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일을 반복했다.

그렇게 2년을 아버지 밑에서 일을 배운 그는 2018년 부친의 농장 한편을 빌려 자신만의 농장을 갖췄다. 이후 70여두의 한우를 키우며 1+등급 이상 출현율을 80%까지 끌어 올렸고, 그렇게 자립 축산의 기틀을 마련했다.

“저희 농장은 환우를 한 칸씩 따로 분리해 질병이 전파되지 않도록 치료하고 있습니다. 분변을 통해 전파될 수 있는 원인을 방지해 보다 빠르게 치료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 것이죠.”

김 대표는 주기적인 관찰을 통한 환우를 빠르게 발견하고, 일련의 시퀀스에 따라 치료를 하고 있다. 농장을 8개 단동으로 구분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전염병 차단 방역에도 용이하다.

김 대표의 환우 치료 시스템 개선과 철저한 차단 방역으로 폐사율이 50% 감소했으며, 개체 관리를 체계화 해 농장 HACCP 인증도 취득했다. 폭염 피해 예방을 위해 젖소 축사에 대형 선풍기 3대를 설치, 공기 순환 및 더위 감소에 힘쓰고 있으며 이동식 배합기를 사용해 농장 운영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한우 거세우 비육에는 자동 급이기를 설치해 인건비 절감 및 일정량을 급이해 증체량을 증진 시키고 있다.

김 대표의 도전은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2018년 겨울 4-H회원들과 함께 일본 연수를 다녀오면서 유가공품과 체험농장을 갖춘 복합영농단지를 목표로 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것.

“6차 산업의 교과서로 불리는 일본의 ‘모쿠모쿠팜’이었는데 체험형 농장과 가공공장, 숙박시설 등을 갖춘 곳이었죠. 그걸 보면서 저희 농장의 미래가 떠올랐고 이 모델을 우리 실정에 맞게 접목한다면 새로운 기회가 되겠다 싶었습니다. 제게는 터닝포인트가 됐습니다.”

그 길로 김 대표는 자신의 농장에서 할수 있는 작은 일부터 시작했다. 우선 체험객이 농장을 찾아 치즈 만드는 작업 등을 할 수 있도록 체험장을 만들었다.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자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요거트와 치즈 등 유가공품 개발에도 앞장서 상품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현재 유가공 공장을 설립해 HACCP인증을 받는 대로 ‘스마트 스토어’나 ‘아이디어스’ 등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적극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그야말로 축산업에 뛰어든지 7년 만에 생산-가공-유통-체험이 가능한 팜플렉스(farm-plex·농촌융복합사업)을 이루게 된 셈이다.

경기도 4-H연합회장인 김 대표는 청년농업인 육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는 청년농업인 4-H 회원 품목네트워크 구성(축산·과수·시설원예), 청년농업인 4-H 회원 공동운영 과제포(영농 정보와 지식 등을 교류하는 지역사회 참여 활동 사업) 운영, 가평 대표 관광지 자라섬 남도 ‘우정의 호주 정원’ 조성 등의 굵직한 사업도 추진했다.

김 대표는 “축산업 환경 자체가 노동력을 많이 필요로 하고 일이 험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는 부분이 가장 큰 애로사항이다.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정보를 교류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역에 청년 인구가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며 “청년 인구를 유입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물론 청년농업인들의 능력에 날개를 달아 미래 농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청년농업인 육성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가평=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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