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우수 후계농업경영인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신종은 한농연서귀포시남원읍회 수석부회장이 농업 경영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신종은 한농연서귀포시남원읍회 수석부회장이 농업 경영 등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노지감귤로 생산·경영비 충당
시설하우스에서 실소득 올려

직거래 소득에 도움 되지만
일에 매몰되기 싫어 안 해  

앞으로 노지감귤 정리하고 
가족들과 여유 즐기고 파

“농사일은 한 해 주기를 두고 생산과 경영 그리고 일과 삶의 균형과 배분을 잘 한다면, 큰돈은 아니지만 내일을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업입니다. 생각에도 없던 농사였지만, 지금은 그 때 농사일 잘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다수의 사람들은 농사일을 힘든 일, 돈이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인식과 고령화로 지금의 농업·농촌 인구는 소멸 위기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20대에 농사일을 시작해 농지와 재배 품목을 구분해 생산·경영비와 소득의 균형을 맞추며, 농사일 속에서 삶의 여유를 찾고 있는 신종은(53) 한농연서귀포시남원읍회 수석부회장을 만나 농사와 삶의 경영 얘기를 들었다. 

20대 후반까지 자동차 정비업에 종사하던 그는 부모님이 감귤 농사를 짓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농사는 힘들고 돈이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농사를 짓을 생각은 전혀 없었다.

병으로 부모님이 농사를 짓지 못하게 된 지난 1999년, 농사를 이어 받을 사람이 없어 하는 수 없이 노지감귤 9000평을 이어 받은 것이 삶의 전환점이 됐다. 

이후 지난 2004년 과수 부문으로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그는 현재 서귀포시 남원읍 일대에서 노지감귤 1만6528㎡(5000여평), 천혜향 5619㎡(1700여평), 비가림감귤 4958㎡(1500여평)를 경영해 연간 조수입 1억5000만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는 노지감귤 재배지를 생산·경영비 충당 재배지로, 시설하우스를 소득지로 나누는 한편, 출하처도 구분해 농업경영을 하고 있다. 

그는 “노지감귤 출하 대금으로 감귤 생산·경영비를 충당하고, 시설하우스 출하 대금은 실소득으로 구분하고 있다”며 “이에 노지감귤은 출하 대금을 확실히 받을 수 있는 농협 공선회로, 천혜향 등은 상인에게 출하하는 등 안정적 자금 확보를 위해 출하처를 구분해 농사를 짓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가 소득이 가장 높은 직거래를 하지 않고 있는 점이 특이점이었으나, 그는 일과 삶의 균형이 직거래를 포기한 이유라 얘기한다.

그는 “직거래가 소득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밤늦게까지 작업을 해야 하고, 택배 주문, 포장 등 일이 많다”며 “돈은 되지만 큰 욕심을 부리고 싶지 않고, 삶의 여유를 위해 선택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에만 매몰되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고, 현재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정도의 소득이면 적당하다”며 “일만 하다 늙어 몸이 망가지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생산·경영비 재배지로 구분한 노지감귤을 농협으로만 출하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감귤 가격이 좋으면 상인에게 팔아도 되지만 항상 좋을 수는 없다”며 “가격이 안 좋을 때면, 판매 단가를 낮춰줘야 하고, 면적이 넓어 여러 상인에게 나눠 파는 것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인 포전거래 시 해거리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며 “생산·경영비 차원에서 매년 일정한 수준의 매출액이 나와야 하는 상황에서 시세에 따라 대금을 확실히 받을 수 있는 농협으로 출하하는 것이 농업 경영에는 안정적”이라고 얘기했다.

그는 “생산·경영비 충당지의 수지를 제대로 관리해야 일정 소득을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며 “충당지에 대해 가성비와 효율성에 초점을 맞춰 농장을 관리하고, 소득지에 대해서는 하우스 설치 등 투자를 통한 소득 증대를 꾀하고 있다”고 전했다.

농업 투자에 대해서도 관리를 통한 적정 투자를 당부했다.

그는 “소득지에 대한 하우스 시설 투자와 품종갱신을 많이 진행해 소득보다 부채가 더 늘어나게 됐다”며 “젊은 시절 투자를 많이 해서 잘 벌어보겠다는 생각이었지만, 생산·경영 관리 없이 투자만 하다 빚이 생겨 농업 경영 및 삶의 균형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지금은 경영 관리상 노지감귤을 재배하고 있지만, 나이가 있어 천혜향과 비가림감귤만 재배하고 노지감귤을 정리해 가족과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삶의 경영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서귀포=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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