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책임지는 농업인, 정당한 대가 지불해야”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최창현 한농연홍천군연합회장은 40년의 농사 경력을 바탕으로 3대째 대를 이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농사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농업을 해야 하는 사명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최창현 한농연홍천군연합회장은 40년의 농사 경력을 바탕으로 3대째 대를 이어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는 농사 규모를 유지하는 것은 농업을 해야 하는 사명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옥수수·벼·복숭아·사과 등
다양한 품종 6만3000㎡ 경작

3대째 이어져온 경험 살리고
인터넷·현장판매 개척도

농업인 무너지면 국가도 흔들
지속적 농업 이뤄지게 지원을

현재 강원 한농연홍천군회장을 맡고 있는 최창현(60)씨는 중학교를 졸업한 후 어려운 가정 형편상 진학을 포기하고 가업인 농업에 투신했으며 1992년 복합영농으로 농업인후계자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자신만의 농업을 시작했다.

후계자 선정자금으로 1200만원을 지원 받아 당시 한우를 중심으로 축산을 시작했지만 소 파동으로 어려움만 가중됐다. 이렇게 시작한 농사가 어느덧 40여 년이 지났다. 3대째 농사를 짓는 최창현 씨. 연수로만 따져 보았을 때 150여 년이 넘는다. 그래서 그런지 가히 장인이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만큼의 노하우와 자부심들이 곳곳에 스며있다.

그는 옥수수 1만9500㎡ 벼 1만3000㎡, 복숭아와 사과 5000㎡ 그밖에 콩, 단호박, 깨 등 다양한 작물을 6만3000㎡ 정도 경작하고 있다. 부지런함과 성실함이 몸에 밴 최씨는 새벽 6시에 일어나 작물을 둘러보는 것이 일과의 시작이다. 작물이 많다 보니 하루에 다 보지 못해 나눠서 볼 수밖에 없다.

지금의 농사규모를 갖추기 까지 마냥 쉽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거쳐 자신에 주어진 1만2000㎡ 규모의 농지를 더 늘리기 위해 필수적인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아끼며 살았다. 3남매에게 풍족하게 해주지 못한 것은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은 농사짓기 좋은 논과 밭들도 당시에는 들쑥날쑥하기 그지없어 호미와 괭이 등으로 갈고 뒤엎고 평탄화한 횟수가 상상을 초월한다. 10년 동안 생산하던 가지와 오이가 바이러스로 인해 잘되지 않아 결국 접게 되거나 갑작스러운 바이러스로 인해 하우스 안 작물을 포기하는 등의 시련도 있었다. 당장 며칠 전만 해도 갑작스럽게 내린 비와 바람으로 벼가 쓰러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3대째 이어져 온 경험이 쌓여서 그런지 최창현 씨는 아쉬운 마음을 빨리 털고 다음 일에 착수하고는 했다.

소비와 유통의 중요성을 깨달은 그는 농장 근처에 유명한 홍천강이 있는 것을 인식하고 고민하다 옥수수 농사를 시작했다. 옥수수는 인터넷 직거래와 부인 박명환 씨의 현장판매가 중요하다. 덕분에 연간 7000만 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으며 직거래 판매는 가락동 출하보다 50% 정도 소득이 높다고 한다.

최창현 씨의 도전이 지속될 수 있는 이유는 3대째 이어져 온 노하우와 자부심도 있지만 같이 농사하는 부인과 인터넷 판로개척에 도움을 준 자녀들의 역할도 크다. 홍천 관광객이 늘어남에 따라 옥수수를 찌고 삶으며 같이 판매하는 역할을 손수 나서 도와준 부인이 있었으며, 생각지도 못하게 많이 심은 작물로 판로 고민을 하고 있을 때 인터넷 이야기를 하며 도움을 준 자녀들이 있었다.

지난해 초당 옥수수가 유행했을 때는 옥수수를 초당 옥수수로 바꿔보는 등 최창현 씨의 도전은 끊임이 없다. 지역사회 봉사도 이어져 마을 이장 8년, 서홍천농협 이사 4년, 의용소방대는 아직도 참여하고 있다. 농촌의 시설부족과 인력부족이 큰 문제지만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해소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장성한 자녀들이 건강을 생각해서 농사 규모를 줄이라 한다고. 이에 동의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작물에 도전하며 규모를 유지하는 이유는 아직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사명감 때문이다. 농사는 정직하며 자기가 노력한 만큼 들여다본 만큼 작물을 얻을 수 있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이다.

최씨는 “아직까지는 자녀들이 자신의 농장을 물려받을 생각이 없는 것 같아 고민”이라며 “농업의 특성을 고려해 상속세와 증여세 등에 혜택을 부여해 지속적으로 농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최근의 농업과 농촌의 가장 큰 문제는 비료 값 등 농자재 값과 인력난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 생산비의 급격한 증가이며, 여기에 더해 식량안보의 심각성을 인식 못하고 농업을 방치하는 정부의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식량을 책임지고 국토를 균형적으로 가꾸며 국민들에게 평온한 쉼터를 제공하는 농업인과 농촌에 대해 사회는 정당한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최창현 씨는 "농업인 무너지면 국가 기반도 흔들린다는 것을 모두는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천=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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