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를 이어 농사짓는 막내딸, 적극 밀어줄 것”

[한국농어민신문 윤광진 기자] 

김정철 위원장이 부인 김상례 씨와 함께 상추 수확에 나섰다.

30여년 농사에 농민단체 활동
복합영농 통해 안정적 소득

인력 구하기 쉽지 않은 농촌
딸들 도움으로 지금 규모 일궈

액비 등 유기질 비료만 고집
막내딸이 맡을 육묘장도 추진

전국 최대 인삼 유통 중심지는 충남 금산군이다. 10여 년 전부터는 비닐하우스 깻잎이 왕성하게 재배돼 깻잎 매출액이 연 500억원을 넘어섰다. 약초, 딸기, 상추도 인근 대도시 대전광역시를 주요 소비처로 재배되기 시작, 틈새시장을 겨냥한 농가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고 있다.

이런 금산 지역에서 복합영농을 통해 연중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고 있는 농민이 있다. 한국농업경영인금산군연합회 김정철 깻잎원예분과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20대 초부터 30여년 간 농사지으면서 농민단체 활동을 해왔다. 4-h 활동부터 한농연금산군연합회 부회장까지 역임했다. 각종 농민집회에 마다않고 참여했고, 가정 일보다는 농민운동이 먼저였다. 그럼에도 인삼·상추·풋고추 등 복합영농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1남 4녀인 자녀들과 부인 김상례 씨에게 공을 돌렸다.

“농촌에서 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딸들이 도와줘서 가능했어요.”

김 위원장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딸들이 큰 일손이었다. 그러나 딸 셋이 시집갔고 막내딸이 농수산대학교에 재학 중이기에, 올해부터는 돌려짓기에 나섰다. 부인과 자신 둘 뿐이기에, 비닐하우스를 상추 2동(동 당 200평), 풋고추 4동(동 당 200평) 으로 나눠 재배한다. 연작 장애 때문에 이곳 금산에는 1000여평의 인삼 재배지가 있고, 청양·홍성 일대에 1만평 규모의 4~5년근 인삼재배지가 있다.

“타 지역 재배를 처음 했을 때는 불안했어요. 아무래도 먼 지역에서 경작하다 보니, 도난 우려가 있었어요.”

김 위원장은 사람을 믿었고, 마을 주민들을 믿었다. 그 덕에 지금까지 한 번도 피해를 입은 바 없고, 매년 수확의 기쁨을 누리며 경제적 기반을 쌓았다. 1997년도에 농업경영인으로 선발된 김 위원장. 김 위원장 역시 코로나19 위기에서 완전히 비껴가지 못 했다.

그동안 지인들을 통해 대부분 판매했던 인삼.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소비가 부진해 시세가 하락했다. 도매시장의 중도매인 매수물량 부족으로 가격이 하락 추세지만, 오히려 인터넷 판매는 증가 추세에 제값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은 올해 청양 지역 수확 물량은 지역 농협 수매에 응하고, 일부는 인터넷 판매를 해볼 생각이다.

20년 동안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액비 등 유기질 비료 등만을 고집하고 있는 김 위원장의 농사철학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력이 살아나고 생육이 왕성해져 맛과 품질이 좋아지고 도매시장 경매가 또한 높게 형성돼 소득이 짭짤할 뿐 아니라, 해마다 지력 갱신을 위해 경작지에 새 흙을 덮는 고생을 하지 않는다.   

앞으로 김 위원장은 육묘장을 건립해 금산·논산과 전북 일부 지역 육묘 수요를 충족해 줄 계획이다. 이곳 금산 지역만 해도 깻잎·상추·풋고추·딸기 등 육묘 수요가 꽤 되나, 현대화된 육묘장이 없어서 대부분 농가들이 자가 육묘 재배를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육묘 물량 부족 시 전북지역 등에서 구매하고 있는 실태이기에, 육묘장 건립을 통해 농가에 공급해 농민들의 일손을 덜어 줄 생각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막내딸이 농사일을 하고 싶어 하기에 대를 이어 물려줄 생각이다.

“나보다 나은 농사를 해야지요. 선진 기술 습득과 부가가치 창출을 도모할 수 있는 농사 일꾼이 되길 바랄뿐이며, 적극 밀어줄 생각입니다.”

그의 말처럼 향후 건립 할 육묘장은 막내딸의 몫이다. 농업을 전공한 딸이 오랫동안 농사일을 도왔을 뿐 아니라,  ‘하고 싶어 하는 잘 사는 농부’가 되도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희망이다.    

한편 부인 김상례 씨는 “얼마 전 시부님 집에서 독립해 남편과 함께 농사일에 매진하고 있다”며 “농사일이 힘들고 고되지만, 아직까지 후회해 본 적 없다”며 지금의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금산=윤광진 기자 yoonk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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