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만난 우수 후계농업경영인

[한국농어민신문 구정민 기자] 

1983년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김정백 한농연익산시연합회 사업부회장. 그는 올해 전국으뜸농산물 품평회에 쌀을 출품해 농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1983년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김정백 한농연익산시연합회 사업부회장. 그는 올해 전국으뜸농산물 품평회에 쌀을 출품해 농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장터서 
농식품부 장관상 수상 영예
고품질 쌀 생산에 더욱 매진

혼합영양쌀 7곡 소비자에 인기
익산시의 택배비 지원 큰 힘
지역 홍보 동네작가 등 활동도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 너무 감사합니다. 50년 동안 오로지 벼농사에만 매달린 탓에 몸이 성한 곳이 없지만 황금빛 들녘에 누렇게 익어가는 벼를 바라보면 고생과 피로도 다 잊히죠. 부족한 저에게 이 상을 주신 건 앞으로도 더욱 좋은 쌀을 만들라는 뜻으로 알고 고품질 쌀을 생산하기 위해 더욱 매진하겠습니다.”

지난달 ‘제32회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장터’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수상한 김정백(67) 한농연익산시연합회 사업부회장은 겸손한 소감을 전하며, 이 상은 익산시 농업경영인을 대표해 받은 상이라며 김구태 한농연익산시엽합회장과 회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983년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김정백 회장은 전북 익산시 낭산면 하단마을에서 벼농사 6만여평을 아들과 함께 직접 농사지으며, 국민의 밥상에 오를 건강한 먹거리를 정성으로 키우고 있다.

그는 예순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여전히 청년이라는 마음으로 매일 아침 논으로 향하고 있다.

8남매 중 둘째인 김 회장은 아버지가 마을에서 방앗간을 운영하셨기에 늘 곁에서 농사일을 거들어 왔다. “아버지의 마지막 말씀이 없었다면 제 인생이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르죠. ‘너는 끝까지 남아서 농촌을 지켜라’는 유언이 아직도 귀에 생생합니다”라고 말했다.

젊은 시절 방황하던 그를 농촌에 정착시킨 것은 4H 활동이었다. 김 회장은 농촌을 잘살게 하고 고향을 좋은 마을로 만들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농사일과 더불어 다양한 사회활동을 계속해 왔다. 그는 “일평생을 농업농촌과 함께 했기 때문에 추억도 사랑도 다 여기 있어요. 젊었을 땐 풍류를 좋아해 오락부장을 맡아 분위기를 띄우기도 했죠. 지금도 음악 없이는 못 살아요. 피아노와 기타는 제 삶의 일부죠”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아버지께 물려받은 4000여평의 농지에 일반벼로 농사를 짓다가 2000년도에 들어서면서 ‘내가 농사 짓는 쌀을 먹고 사람들이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혼합곡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김 회장은 “처음엔 홍미의 종자를 구할 수가 없어서 시중에 판매하는 홍미쌀을 사서 물에 불린 후 육묘상자에 싹을 틔워 볍씨를 만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던 중 익산시농업기술센터와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인 혼합곡 농사에 뛰어들게 됐다.

한때 농지가 늘어나며 혼자만으로는 감당이 안 돼 힘들 때도 있었다. 그때 힘이 된 것이 큰아들이었다. 큰아들 김선겸(39)씨는 5년 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귀농해 아버지를 도와 농사일을 거들었다.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그는 드론 방제, 콤바인 등 마을 전체에 기계가 필요한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김 회장의 혼합영양쌀은 7곡으로 △찰흑미 △보리쌀 △찰홍미 △찰현미 △찰녹미 △신동진 일반현미 △밀쌀 등으로 구성, 일반 백미에 비해 식감이 우수하고 단백질, 지방, 식이섬유, 비타민 등 영양성분이 풍부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기능성 쌀이나 잡곡을 혼합해 먹는 비율이 증가해 김 회장의 고품질 혼합영양쌀을 찾는 소비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

최근 익산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혼합곡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김 회장은 “익산몰을 통해 3kg 등 소포장 주문이 계속 들어온다. 주문물량이 많으면 택배비가 부담인데, 익산시에서 수수료, 택배비 등을 지원해 줘서 유통경비 부담을 크게 덜어서 좋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김 회장은 마을에서 재주꾼이라 불릴 정도로 농사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귀농·귀촌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익산시 농촌지역을 홍보하는 동네작가로 활동하며, 낭산면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고 가볼 만한 이곳저곳을 소개하고 있다.

아울러 익산시정보화농업인연구회 활동을 통해 매년 열리는 ‘전북 정보화농업인 경진대회’에서 페이스북 라이브방송 부문과 블로그 포스팅 장년부문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정보화 능력과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한편 김 회장은 한농연익산시연합회 사업부회장을 맡아 올해 가족한마당대회, 도농어울림한마당, 전북농특산물 명품큰장터, 전국으뜸농산물한마당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농업경영인이 화합하고 하나되는 일에 크게 기여했다.

김정백 회장은 끝으로 “기록이 달인을 만든다는 것이 내 농사일의 신조인 만큼, 농사일지 적는 건 하루도 빼놓지 않는다. 이게 나의 가장 큰 자산이다”라며 “오늘도 고품질 쌀을 생산키 위해 노력하고 있다. 쌀은 우리의 주식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앞으로도 경쟁력 있는 혼합영양쌀을 생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익산=구정민 기자 kooj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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