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자수성가 ‘귀감’

[한국농어민신문 최상기 기자] 

지독한 가난 벗어날 노력 몰두
1990년 후계자 지정으로 탄력
 
논 500마지기에 밭도 8000평 
고추 등 재배로 연소득 2억 올려

2017년 당당하게 조합장 당선
하나로마트 흑자전환 등 이뤄내

김영철 전남 함평 나비골농협 조합장은 농업을 통해 자수성가를 이뤘다.

전남 함평은 나비다. 나비가 갖는 의미는 친환경이다. 친환경농업지역으로 인식된 함평군엔 ‘나비골농협’이 있다. 함평군 대동면과 나산면, 해보면 등 3개면이 합쳐진 합병 농협이다.

“농업경영인이었기에 조합장이 가능했다”는 김영철(61) 나비골농협 조합장. 함평은 예로부터 농경지가 비옥한 전형적인 농촌지역이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쌀은 진상품으로 올려 지기도 했다. 그만큼 유명하다.

또 전국적으로 유명한 것은 왕골돗자리도 있었다. 지금은 쇠퇴해 명품으로만 남아있는 실정이다. 이런 풍족한 곳에서 지독할 정도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지금은 ‘자수성가’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유복자로 태어난 것을 감추기 위해 나이를 올렸다. 통상적으론 나이를 호적에 올릴 때 실제 나이보다 대부분 적게 등록하는 데 말이다. 태생의 비밀을 최초로 공개했다. 가난이 얼마나 심했던지 어머니만 홀로 고향에 남고 가족들이 서울로 모두 상경해, 터전을 닦았다. 한참 동안 지독하게도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가난한 무게를 떨쳐 버릴 수 없었다. 동네에서 초가지붕이 가장 늦게 슬레이트로 바뀐 게 지워지지 않는단다.

그는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진 삶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고 지난날을 소환했다.

초·중·고를 서울에서 졸업했다. 고등학교는 형편상 방통고를 졸업했다. 그의 학력에도 특이점이 많다. 대학은 모두 방통대로 농학과, 유아교육과, 행정학과 등 3개 과를 졸업했다. ‘농업이 좋아서’ 농학과를, ‘지적장애우인 아들을 위해서’ 유아교육과를, ‘꼭 공부해야만 해야 할 것 같아서’ 행정학과 등 3개 과를 무려 18년을 투자해서 졸업했다. 즉 배움에 목마른 강한 집념을 보였다.

정규대학을 다니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방송통신대 3개 과의 문턱을 넘은 것이다. 대단한 열정이다. 인생의 반전은 군대 의무 복무다.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낙향하게 된다. 막막한 심정이 전부였다. 할 수 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성실하게 최선을 다했다. 대도시에서 완구가게 점원도, 장흥에서 목장장 등을 통해 일도 배우고 소득도 올렸다.

"'비빌 언덕이 있어야 제구실을 하는 법’이라는 말도 있듯이 지독한 가난을 물릴 칠 방법 찾기에 몰두했다”는 그의 말에 처절함이 묻어난다. 두말하면 잔소리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살아왔다. 지난 1990년 후계자 지정과 가정을 이루고 본격적인 재산증식에 나선다. 참되게 살아가는 그의 모습에서 주위로부터의 배려와 도움속에 성실함이 더해져, 부농을 향한 질주는 탄력을 받고 500마지기 논에, 8000평의 밭에 고추 등을 재배했다. 조합장 출마직전 영농규모다. 연 2억여 원의 소득을 올리는 수준까지 올렸다.

한마디로 그는 “고진감래(苦盡甘來)”라고 말했다. 자기 인생의 전부는, ‘주위의 배려와 도움 덕분’이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농업에 종사하면서 꼭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던 일이 바로 지역 농협 조합장이었다. 드디어 2017년 보궐선거를 치루 게 된 지역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해서 당당하게 또 한 번의 꿈을 이룬다. 2019년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는 무투표로 당선되는 영광도 안았다. 그동안 나비골농협도 반석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0년 말 현재 자산 총액은 2389억원, 자기자본 163억원, 출자금 92억원, 유형자산 138억원을 보유, 종합경영평가등 각 부문에서 탁월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하나로마트 사업의 경우 당기손익 1억4400만원의 흑자경영원년의 해를 열었다. 구매·판매·가공사업 등 경제사업 또한 두말 할 필요 없이 ‘우수’다.

상경력도 화려하다. 미곡처리장 경영우수상(2017년), 전남10대 고품질 브랜드쌀 수상(2018년), 농식품가공사업 경영 금상(2018년), 고객만족도조사 우수사무소 선정(2018년) 등이 대표적인 수상경력 일부다.

2021년 올해는 네 가지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조합원 농산물 제값 받고 팔아 주는 일, 신용사업 활성화, 특히 조합원의 영농현황을 파악해 품목별 맞춤형 지원, 자산규모를 3000억원에서 5000억원 규모로 몸집을 늘리는 일”이라고 밝히며 “‘우보천리(牛步千里)’의 행보로 변화와 혁신을 향한 걸음을 내딛는 한 해를 만들 것”이라고 그는 힘줘 말했다.

더불어 그는 “지금의 자기가 있기까지는 농업경영인인의 전신인 후계자 때 10여년 이상 조직 생활을 통한 배움과 사회활동을 통한 주위 인연이 인생을 바꿔 놓은 계기가 된 것 같다”며 “3선은 도전조차도 하지 않을 것이며, 2선 조합장으로 명예롭게 물러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함평=최상기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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