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선도농가로 ‘명성 자자’

▲ 농업도 전문지식이 필요한 시대라며 교육과 훈련을 항상 강조하는 최영철 한농연전남도연합회 감사.

‘뜻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신념
신안서 우렁이 농법 최초 추진
벼·복분자·부지화·고사리 등
다양한 작목 친환경 기술 앞장 
한농연 회원 등 교육에도 열심
농업도 ‘전문지식화’ 이뤄
져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신념 아래 어렵더라도 누군가 해야 하는 옳은 일이라면 앞장서 추진하는 농업인이 있다. 전남 신안군에 우렁이 농법을 최초로 추진한 최영철(55) 한농연전남도연합회 감사의 이야기다. 

최 감사는 열악한 농업여건 속에서 튼튼한 영농기반을 구축, 벼, 복분자, 부지화, 고사리 등 다양한 작목에서 친환경 선도농가로서 새로운 기술보급 사업에 적극 동참하는 등 지역의 선도농업인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지금은 누구보다 농업·농촌에 많은 관심과 지식을 갖고 있는 그도 처음부터 농촌생활을 염두한 것은 아니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지방자치제 분야를 전공하기 위해 일본 유학생활을 시작했지만 여러 여건이 맞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고, 갑작스레 아버지를 여의고 집을 정리하러 고향에 내려왔다가 신안군에 정착하게 된 복잡한 사연의 주인공이다. 

2000년부터 농업후계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그는 5000만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농지를 추가로 구입, 간척지 17ha를 임차해 친환경농법으로 벼를 재배했다. 

“처음 친환경농업을 시작했을 땐 경험도 부족하고 심지어 가르쳐 줄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쉽지 않았습니다.” 농약 없이 잡초만 뽑아야 했던 고된 날들의 연속이었다. 논에서는 제대로 된 쌀이 나오지 않아 변변한 소출 없지 지낸 해도 있었다. 

하지만 우렁이농법을 도입하고 계속된 시도 끝에 인근농가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기 시작했다. 이후 관심을 보인 주변 농가들을 시작으로 친환경농업의 중요성을 알리고 점차 우렁이 농법을 확대해 나갔다. 

“머지않아 친환경이 사람들에게 인정받은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가는데 왜 두려움이 없겠냐고 반문한 최영철 감사는 “옳은 길이고 또 가야하는 길이기에 갔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그는 2009년 친환경 벼종자 생산단지 사업을 추진, 저농약 8264㎡, 무농약 13223㎡, 부지화와 무농약 1322㎡, 복분자 무농약 990㎡, 고사리 무농약 1983㎡ 인증을 획득하는 성과를 올렸다. 

또 수시 평가회 및 현지교육을 실시하며 친환경 농업을 보급하는데 누구보다 앞장섰다. 농업인들도 언제나 공부를 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고 다니는 최 감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규모화 농장으로 해외 농업연수를 다녀온 후,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전업화 교육을 추진하고, 신규 후계농업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작성, 연 4회에 걸쳐 한농연의 나갈 길을 교육하는 등 현지 연찬교육으로 좋은 귀감이 됐다.

그의 정책과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은 농업인들의 교육열을 고취시키기 충분했다. 그는 협동조합 개혁과 대체작목 발굴이라는 주제로 회원교육을 추진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보다 높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농업도 전문지식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부족한 농업인력에 대응하고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교육과 훈련을 통한 농업인의 전문성 제고의 중요성을 말한 그는 농업인들이 필요로 하는 실질적인 교육을 위해 정책적 관심과 재정적 투자확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선구자의 외로운 길을 걷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지만 그는 항상 지역민과 함께하는 삶을 살았다. 어려운 지역민들에게 쌀을 기부하고, 지역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는 등 그의 선행은 지역민들을 감동시켰다. 

특히 그의 뚝심과 추진력은 어디서든 통했다. 최 감사는 타고난 리더십으로 청년부장 활동을 하며 지역의 대소사들을 해결해나갔다. 그런 모습을 본 한농연신안군연합회장은 삼고초려 끝에 그를 사무국장으로 스카웃 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한농연 활동을 시작한 그는 조금은 부족했던 신안군연합회의 기틀을 세우는데 큰 기여를 했다.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한농연 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한농연의 활성화와 화합분위기 조성에 일등 공신이었다. 

“노령화 사회로 접어든 농촌에 젊은 후계농업경영인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는 젊은 농업인들과 꽃길 가꾸기, 바닷가청소, 야영교육, 무연고 묘지 벌초 등 한농연 발전을 위해서 적극적인 지도와 후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처럼 솔선수범이 트레이드 마크가 된 그는 한농연이 지역농업을 넘어 한국농업의 변화를 선도하는, 늘 깨어있는 단체가 되길 바라며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영철 감사는 “이제 우리 농업인들도 가만히 있어선 절대 성공할 수 없다”며 “끊임 없이 공부하고 농산물 홍보가 필요하면 홍보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직업정신을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신안=최상기·김종은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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