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직거래 통해 소득 끌어올려”

[한국농어민신문 백종운 기자] 

논 5만1500㎡에서 ‘토토미’ 생산
소비자 직거래 20%까지 늘려 

지역인재 육성 공론화 시키고
각종 농민집회도 적극 참여

무역이득공유제 실행 통해
손해·이득 종목 정부가 조율을

우재록 한농연강원도연합회 부회장은 원주시 흥업면 회장을 비롯해 20년 이상 지역 이장과 지역 한농연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마을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우재록 한농연강원도연합회 부회장은 원주시 흥업면 회장을 비롯해 20년 이상 지역 이장과 지역 한농연회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마을 발전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1983년 대한민국 육군 제7공수여단을 전역한 우재록 한농연강원도연합회 부회장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원주시 흥업면 고향으로 돌아와 농사를 시작해 1985년 농업인후계자로 선정됐다.

당시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어렵고 미래가 불투명한 농촌을 떠나 도시에서 꿈을 찾아가던 시기였다. 명절과 휴가 때 도시로 떠난 친구들이 세련되게 차려 입고 고향에 올 때는 약간의 흔들림도 있었지만, 지금은 반대로 도시로 떠난 친구들이 그를 부러워한다. 면회장과 시회장을 거쳐 강원도연합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역에서 20년 이상 이장으로 활동하며 마을 발전을 위해서도 봉사하고 있다.

논 5만1500㎡에서 쌀을 생산하여 토토미 브랜드로 농협에 수매하고 20% 정도는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소득을 배가시키고 있다. 단순히 농협의 수매창구만 믿고 있다가 판로가 막히면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해 직거래 망을 확충해 나간 것이다. 밭농사 5300m²에서는 감자와 고추, 옥수수를 주로 생산하며 가공과 작거래를 통해서 판매하고 있다.

1985년 농업인후계자로 선정되어 10년 정도 성실하게 농업을 경영했지만 생산증대와 판로에 한계를 느끼고 ‘근본적으로 변화가 있어야지 관행적으로 생산하고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것은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그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리나라 농업근대화를 위해 청년농업인들을 중심으로 후계농업인이 선정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이들과 함께 지혜를 모으고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농업과 농촌을 만드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단체 활동을 시작했다. 1995~1996년 원주시 흥업면 회장으로 활동할 때는 회원들과 새로운 못자리 방법을 연구해 상당한 성과를 올렸다. 당시만 해도 봄에 기온이 급감하면 냉해를 입어 나중에 수확량과 미질이 떨어졌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보온덮개를 사용해 피해를 줄인 것이다. 

이 시기에 흥업면 민간단체 16개를 하나로 모아 지역인재를 육성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공론화시켜 연간 800만원 이상의 장학금을 조성해 지역인재들에게 지급했다. 이 사업은 지금도 계속돼 현재까지 1080명 정도가 혜택을 받았다. 당시 장학금은 개인적인 기부와 단체별 기부로 이뤄졌으며, 자녀들은 학비걱정 없이 공부하는 등의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가 다시 흥업면 회장을 맡은 시기는 UR·WTO·FTA 등 정부의 수출드라이브 정책으로 우리 농업시장을 무한적으로 외국에 개방해 농업이 존폐위기에 처했을 2005년이다. 그는 현장투쟁과 대안제시로 위기를 극복하는데 동참했다. 서울 여의도 등 각종 농민집회에 적극 참여했으며, 도시농업의 문제점과 수도작 농업인들의 가장 큰 부담인 건조시설지원과 건조비용 지원을 제안해 정책화하기도 했다. 건조비용 벼40kg당 2000원 지원은 농업인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덜어주며 우수한 토토미를 생산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3~2016년까지 한농연원주시회장으로 재직하면 원주시 농업인단체를 하나로 묶어 농업문제를 풀어 가는데 효율성을 높여 나갔다. 자체적으로 농지실태조사도 실시해 ‘농지는 농업인이 소유해야 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나중에 이를 기반으로 원주시에 불법으로 정착된 1200여개의 농막을 처리하는데 도움이 된 것으로 평가됐다.

이 당시 ‘부족한 농업직 공무원 때문에 농업이 발전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는 농업인과 공무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시장과 시의장에게 건의해 20% 정도 인원이 충원된 것은 상당한 성과다. 

2002~2022년 1월까지 20년 넘게 원주시 흥업면 매지3리 이장직을 수행하면서 수동적이고 관행적인 주민들의 생활양식과 생산 활동을 능동적이고 합리적으로 개선해 마을발전을 이끌었다. 강원도가 고령화, 귀농·귀촌 증가, 마을별 역량격차 등 농촌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촌지역개발사업으로 추진하는 ‘기업형 새농촌 마을만들기’공모 사업에서 2020년 10월 최우수마을로 선정돼 5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주민들 스스로 마을발전을 위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촌마을보존 사업도 실시해 제초제와 영농폐기물 처리 등 관리도 과학적으로 실시하는 등 생산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앞서가고 있다. 이런 성과를 평가받아 원주시장상, 강원도지사상, 농촌진흥청장상, 농림부장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재록 회원은 “국내의 농업발전과 소비자와의 소통은 우리 농업인들이 해결해 나갈 수 있지만 해외시장에서 들어오는 농산물에 대한 대응은 한계가 있다”며 “무역이득공유제를 확실하게 실행해 무역으로 손해와 이득을 보는 업종이 상생하는 방안을 중앙정부가 조율해 주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원주=백종운 기자  baekj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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