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와 함께 부농의 꿈 이뤄"

[한국농어민신문 최상기 기자]

어릴 때부터 한우에 꽂혀, 부농의 꿈 이뤄가는 있는 강도용 씨가 한우에게 먹이를 주고 있다.

한우 키워보겠단 일념 앞세워
대학 축산학과 당당히 입학
수정사 자격 획득해 활동하고
수정료 지자체 지원 이끌어

주변 농가 한우 유통에도 관여 
수수료 등 연수익 1억5000만원

한우에 온 마음을 빼앗겨 버린 사나이. “그냥 아무런 이유 없이 어릴 때부터 좋았다”는 한우. 이젠 한우가 전부인 신구농장 대표 강도용 씨(57세)는 시작부터 남다르다.

그는 “한우와 함께하라는 인생 같다”는 말을 한다. 초년시절부터 좋아했던 한우를 키워 보겠다는 의지를 대학에 가면서 최종 확정했다. 전남 여수의 끝자락 화양면에서 태어나 줄곧 성장한 후 ‘한우’를 키워보겠다는 일념 하나로 홀연 단신 상경해 경기도 성남 소재 신구대학 축산학과에 당당히 입학했다. 실력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명문 사학을 마음속에 두고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을 지금도 수줍게 내비친다. 군복무를 마치고 대학을 졸업하며 수정사 자격을 획득했다. 고향 여수로 복귀를 앞두고 경기 남양주시에서 6개월 정도 수정사 활동을 펼쳤다.

“그때 많은 지식과 현장경험이 지금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회고한다.

큰 꿈을 품고 고향으로 지난 1988년 드디어 돌아왔다. 여수시는 당시 여천군의 농업지역과 현격하게 분리되어 있던 도시지역으로, 한참 뒤에 시·군 통합이 됐다. 화양면은 지리적으로 축산을 하기보다는 관광지로 위치가 더 적합한 지역이다. 긴 해안선을 끼고 있어 지금은 관광펜션지역으로 더 유명하다.

또 농업보다는 관광지로서의 위치가 더 공고하기도 하다. 처음 해안을 접한 절경에 위치했던 ‘신구농장’은 관광지에 밀려, 현 위치인 화양면 자매길 도로변으로 최종 이전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유일하게 축산허가가 나는 지역이기도 하다. 신구농장을 운영하기 전에 잠깐 직장생활을 하기도 했다. 1년 정도 축협에서 수정사로 활동을 했는데, “직접하고 싶은 마음은 점점 깊어지고 책상머리에 앉아 있는 것조차도 힘들었다”고 말한다.

농장을 지금껏 운영하는 동안 두 차례의 성장통격인 직장생활 경험의 전부다. 900평 농장 면적에 90두 수준을 최대로 수용할 수 있는 300평 규모의 축사를 갖춘 신구농장. 그동안 적게는 30두에서 90두까지 오가며 한우를 키웠다. 이제는 유통에도 적잖게 관여하고 있다. 농가에 수정하러 다니면서 부탁받은 한우를 판매해 주는 일도마다 하지 않는다.

기존의 장사업자보다는 농가에 돌아가는 몫을 확실하게 챙겨주니 날이 갈수록 맡기는 일거리가 많아지고 있다고 자랑한다. 연간 수정사 작업과 한우 유통 수수료 등으로 1억5000만원 정도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 현재 사육하고 있는 60두 수준의 육성우는 뺀 소득이다.

“소득 면에서 이 정도면 부농을 이뤄가고 있는 중 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라고 도리어 반문한다.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사업으로 수정료 지원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수정사와 농가의 어려움 해결을 위한 정책 간담회에서 설득력 있는 설명으로, 수년째 수정료 지원을 지자체에서 받고 있다. 처음과 재수정시 두 번에 걸쳐 각각 1만원씩 지원받는다. 농가와 수정사 모두 지자체 지원으로 어려움 극복을 해결 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한다. 등급에 따른 정액도 지자체와 축협이 1만원에서 3000원까지 차등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 두가지 지원사업 모두 개인적인 대표 성과물이라고 꼽는다.

그동안 축산을 하면서 어려웠던 적도 있다. “사료 값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던 고비도 IMF 때 등 두 차례였다”고 아픈 기억을 말했다. 그때 지자체의 지원과 수정료, 한우 유통 수수료를 통해 극복해 낼 수 있었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수정 분야도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한다. 우수 정액 확보는 때론 로또 당첨수준이라고 한다. 여기에 우수 혈통만 선호하다 보니 근친교배가 이뤄질 수 있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한다. 축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시급하게 해결되어야 할 점이라고 강조한다.

개인과 한농연조직 대응으로 지역 봉사활동의 폭도 넓혀가고 있다. 매년 300만원 상당의 신토불이 쌀로 연말에 불우이웃돕기를 실시하고 있고, 확대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화양면에서 풀베기 사업을 했다. 예산도 1000여만원을 확보했다. 향후 판매장을 통해 지역 농특산품을 알리는 판매장 설립을 현재 지자체와 구체적으로 추진 중에 있다.

그는 “‘변화만이 살길이다’이라는 좌우명으로 지금까지 살아왔고, 농업인도 열심히 공부하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며 “지난해부터 매주 금요일엔 여수발 서울행 KTX를 타고 서울 경희대학교로 공부하러 다닌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남겼다. “여수 자체 브랜드인 ‘거북선에 실린 쌀’이 여수공단에 전량 들어가고 있다”며 “젊은이들이 찾아오는 여수는 관광만큼이나 농업도 희망과 비젼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말을 맺었다.

여수=최상기 기자 chois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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