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꽃 병행재배로 환경 보전 기여”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강문수 옥수농원 대표
강문수 옥수농원 대표

시설과수·절화 같은 공간 재배
농약으로 인한 토양 오염 절감 

하나로마트서 바나나 판매 등
연중 분산 출하, 농업소득 ‘쑥’

온난화 대응 등 환경교육 앞장
꽃 꺾꽂이 프로그램 진행도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은 지금은 우리가 사용하고 있지만 결국 후손들에게 빌려 쓰고 있는 땅 입니다. 자연환경이 제대로 보전돼야만 농사를 지을 수 있으며, 농사를 짓는 행위도 환경을 보전하는 데 기여해야 합니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병행재배도 다 이를 위한 것입니다.”

현대 농업은 생산성 향상을 위해 많은 양의 농약, 화학비료, 비닐멀칭 등을 사용하고 있다. 과다한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으로 토양과 지하수가 오염되며, 분해되지 않는 비닐 사용으로 농업 기반인 농지가 망가져 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00년대 전후부터 친환경·유기농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으며, 농약·화학비료 덜 쓰기 및 생분해 비닐멀칭 시범사업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관행농업 대비 소득이 높지 않고 노동력이 많이 필요해 농가들이 다가서기 쉽지 않다.

시설과수와 절화용 화훼를 병행 재배하는 기술로 농업 소득을 높이는 한편, 환경보전 활동이 농업을 위한 활동이라 생각하고 있는 강문수(65) 옥수농원 대표를 만나 농업과 환경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지난 1982년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그는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일대에서 노지·시설 감귤 및 만감류 5품종 1만3884㎡(4200여평), 바나나 1652㎡(500여평), 절화용 화훼류 1만247㎡(3100여평)를 경영해 연간 1억6000만원의 조수입을 올리고 있다.

그는 후계농 선정 이후 1157㎡(350여평)의 시설하우스를 시작으로 독립 경영을 시작했다. 토마토를 재배·출하 했으나 중간상인 부도로 대금을 받지 못하기도 하고, 출하한 토마토가 얼어 운송비와 처리비만 떠안는 등 농사가 쉽지만은 않았다. 이후 시설화훼로 작목을 전환해 미리오그라다스와 노무라 등을 재배해 IMF 전까지 연간 1억원의 순수익을 얻었으며, 지난 2005년 만감류를 도입해 시설과수와 화훼 병행재배를 시작했다. 지난 2015년에는 화훼류 차광을 위해 제주에서 사라진 바나나를 다시 재배, 감귤류·바나나·화훼 연중 분산 출하체계 확립을 통한 소득 확대를 꾀했다.

그는 “병행재배는 공간을 동시에 활용하는 방법으로 사이짓기와 달리 지표와 지상 공간을 활용해 감귤·바나나 등 과수와 노무라·미리오그라다스 등 화훼 재배를 동시에 함으로써 소득을 높이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수나무에 농약을 살포해도 지표에 있는 화훼류가 지표까지 농약이 살포되는 것을 막아 토양 오염을 줄일 수 있다”며 “지표면에 있는 화훼류가 시설하우스 내 습도를 조절함은 물론 감귤류 생육기 토양 내 질소분을 제거해 당도를 높이고 수확 이후에는 토양 영양분으로 돌아가 비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며 병행재배의 효과를 얘기했다.

그는 “영농 부분에서 감귤류와 시설 만감류 작부체계를 연중 분산 생산체계로 설계하고 품종을 도입해 8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감귤을 수확·출하하고 있다”며 “전국 최초로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국내산 바나나를 판매함은 물론 병행재배 한 화훼류도 출하해 일반 농가보다 50% 이상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40여 년간 농사를 지으면서 그는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해 환경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환경부 환경지도사와 아시아기후변화교육센터 강사, 서귀포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교육환경분과 분과장을 맡고 있으며, 지구온난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농장에 수국과 무궁화를 심고 탄소 흡수원 확대 및 지역주민을 위한 수국꽃, 무궁화꽃 꺾꽂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반딧불이 탐방축제를 농장에서 진행하면서 자연보전의 중요성을 인식 시키고 있다. 그는 “농사는 환경을 보전하는 일에 기여를 해야 한다”며 “농업과 환경은 하나로 환경보전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각종 여건으로 친환경과 유기농만으로 현재 농업을 유지할 수 없기에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병행재배가 이를 위한 하나의 노력”이라고 전했다.

한편 그는 올해 열린 제17회 제주특별자치도 후계농업경영인대회에서 최고농업경영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서귀포=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