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가시엉겅퀴 재배법 표준화 ‘대부’

[한국농어민신문 양민철 기자]

심재석 임실생약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국내 최초로 멸종위기의 가시엉겅퀴의 재배법을 표준화하고 가공·유통·판매·체험 등 농업 6차산업화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6년 노력 끝 국내 최초 노지재배 성공
발효농축액·차·젤리 등 가공품도 개발
5~6월 체험농장 운영…방문객 북적
전국 대학과 제품 다양화 연구 꾸준

산과 들에 자생하는 멸종위기의 가시엉겅퀴를 국내 최초로 노지재배에 성공, 이를 가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업경영인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북 임실군 오수면 심재석 임실생약영농조합법인 대표가 그 주인공으로 예부터 어혈에 좋다는 엉겅퀴가 산야에 널려 있었는데 무분별한 채취 등으로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이를 가벼이 넘기지 않고 자생 엉겅퀴를 노지에 재배하는데 성공했다. 무려 6년이란 긴 세월 인고의 시간을 거친, 그의 불굴의 의지와 집념이 성공의 뒷받침이 됐다.

이 같은 재배 성공을 바탕으로 심 대표는 국내 최초로 멸종위기의 가시엉겅퀴의 재배법을 표준화하고 이를 가공·유통·판매·체험 등 농업 6차산업화를 앞당긴 장본인으로 변신한 것.

심 대표는 “우리 임실 엉겅퀴가 전 세계인들의 건강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더욱 더 연구에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84년 농어민후계자에 선정된 심 대표는 임실이 약초 주산지로 명성을 얻고 있을 당시, 자신도 이때 독활(땅두릅)·작약을 대규모로 재배하면서 약초와 인연을 맺고 약초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하지만 농사에 재미를 붙일 순간도 없이 이후 값싼 중국 수입약재가 밀려들어오면서 그의 약초도 가격경쟁력을 잃어 씁쓸한 맛을 보게 된 것.

그는 이에 굴하지 않고 인근 섬진강 다슬기와 민들레, 인진쑥, 흑마늘, 산수유 등을 재료로 건강식품 제조에 문을 두드렸다. 이때 건강식품 제조 노하우는 차후 엉겅퀴 제품화에 밑거름이 됐다.

심 대표는 가시엉겅퀴 성공 재배법을 임실 관내 농가에 보급, 대규모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엉겅퀴를 매입, 농촌소득 향상에 새로운 길을 텄다. 임실 가시엉겅퀴는 간기능보호, 혈액순환 등 기능성 특허를 획득하고 발효농축액, 차, 환, 젤리, 크림 등 가공제품 개발에 혼신을 다하고 있다. 엉겅퀴추출물을 함유하는 혈행개선용 조성물, 간손상세포 활성 억제용 조성물 등 4건의 특허를 획득했다.

심 대표는 소비자에게 생소한 가시엉겅퀴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가시엉겅퀴꽃이 만개하는 봄에 자신의 엉겅퀴꽃밭에서 엉겅퀴 체험농장을 운영한다. 매년 엉겅퀴꽃이 피는 5∼6월 이곳에는 전국에서 온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그의 엉겅퀴 농장은 임실군청에서 운영하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소개되어 전국으로 확산, 임실군 관광 브랜드 홍보에 일등효자로 급부상했다.

심 대표는 자신의 엉겅퀴 농장 방문객들을 위해 꽃길 구경과 엉겅퀴 설명을 곁들이고 엉겅퀴 가루로 만든 부침개, 그리고 엉겅퀴 꽃이 함유된 식초, 엉겅퀴 막걸리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올해는 엉겅퀴 노래 동영상 유튜브 공모전을 개최, 방문객들의 인기를 독차지 했다.

심 대표는 제품 다양화를 위해 전국 대학 등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가천대(여성갱년기·당뇨·췌장세포보호효과), 중앙대(임실엉겅퀴 성분분석), 아주대와 농촌진흥청(퇴행성관절염), 부산대(엉겅퀴 알츠하이머 신경세포 보호효과 논문 발표), 전주대(혈행개선 및 비알콜성지방간보호효과) 등과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심 대표는 농식품부 신지식농업인으로 선정됨은 물론 로하스(LOHAS), 기술혁신형중소기업(Innobiz)인증과 농업기술명인자격을 획득하는 등 기술혁신과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소아암 재단, 군부대, 마을 양로원 등에 성금과 엉겅퀴 제품을 꾸준하게 기부하고 자신의 가시엉겅퀴 공원을 무료로 개방, 농촌지역 활성화를 위해 앞장서고 있다.

심 대표는 한농연임실군회장, 한국신지식인전북도지회장을 역임했으며. 전라북도약초동호회회장(현), 한국약용작물학회 부회장(현)을 맡고 있다. 더불어 전라북도지사상, 농림부장관상, 대통령표창, 대한민국최고농업기술명인, 한국신지식농업인의 장, 농식품부 융복합 이달의 상 등 다양한 수상 이력도 지녔다.

심재석 대표는 “서양엉겅퀴 밀크시슬이 간 기능 보호제로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연구 결과 한국 엉겅퀴가 서양 엉겅퀴에 못지않은 우수성이 밝혀지고 있는 만큼 임실엉겅퀴 소재를 글로벌 소재로 만들어 세계인의 건강에 일조함과 동시에 임실엉겅퀴의 발전을 꾀하겠다”고 피력했다.

임실=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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