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대표하는 한우 명품브랜드 꿈 이룰 것”

[한국농어민신문 양민철 기자]

▲ 유영학 씨가 자신의 조사료 단지에서 교잡이 이뤄진 강아지풀 종류를 4년 동안, 선별·육성해 안정적인을 풀을 만들어 소에 먹이고 있다.

조사료 단지서 교잡 이뤄진 
강아지풀 선별·육성 소에 급여
성분분석 결과 영양성 등 기대이상
‘류원그라스’ 품종명으로
품종보호 출원, 특허출원 계획도
“수입산 풀에 절대 뒤지지 않아”

큰아들도 후계농업인에 선정
가족이 함께 한우 사육 열정

근면 성실함에 정부 자금이 더해진 시너지 효과로 정상궤도를 향해 한발 한발 다가서는 한우 농가가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전북 정읍시 칠보면 유영학(59)씨가 그 주인공이다. 유씨는 지난 1987년 농어민후계자(복합영농)에 선정되어 1500만원의 정부 자금을 지원 받았다.

유씨는 이 자금으로 송아지 20마리와 논 1500평을 매입, 농사에 전념하기 위한 터전을 마련한 것. 이후 결혼과 함께 안정적인 영농 생활을 영위하던 그에게 큰 시련이 닥친 건 후계자 선정 10년만인 1997년 국가 부도인 IMF 사태를 맞았다.

8남매 중 여섯째인 유씨는 부모와 함께 살면서 집안의 애경사 비용 등을 모두 자신이 모두 감내하던 때다.

여기에 친형에게 축사 신축과 관련 수억원대의 연대보증을 선 것이 그의 가슴을 찢어지게 했다. 유씨는 빚을 일부라도 갚기 위해 자신의 전 재산인 애지중지하던 소를 모두 처분하는 고통을 떠안아야 했다.

졸지에 소 한 마리 없이 쫄딱 망한 유씨는 이후 죽기 살기로 남의 농사일에 매달렸다. 불철주야 트랙터와 콤바인 등으로 농작업 대행에 나선 것이다. 정읍은 물론 고창·김제·부안 등지의 논과 밭을 갈고 벼 수확, 액비살포, 볏짚 묶기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해댔다.

또 부인과 함께 새벽 1시에 기상해 고창·부안에서 수박 따내기와 상차 작업에도 나섰다. 1999년 영농조합법인(동계작물생산)을 설립, 본격적으로 영농작업을 대폭 늘려나갔다. 법인 설립 7년차인 2006년에 베일러와 풀베는 작업기를 지원 받았으며 이후 트랙터도 구입했다.

차츰차츰 연대 보증의 빚을 갚아나가면서 소를 없앤 지 10년만인 2007년에 척박한 땅(수렁논)을 구입했고, 2008년에는 우사(850평)를 신축했다. 그리고 1년 뒤 모두 90마리의 송아지를 첫 입식했다. 꿈같은 일이 실제 벌어졌다.

성실함과 부지런함은 그를 더욱 채찍질했다. 농지 180여ha를 임차해 동계작물 조사료를 재배·수확·판매까지 뛰어들었다. 2008∼2010년 3년 동안 조사료 공급부족으로 높은 가격을 받으며 재미를 톡톡히 봤다. 조사료 단지에서는 기장·연맥·조사료용 피·옥수수·이탈리안라이그라스 등을 재배, 자가 조사료로 활용한다.

유씨의 부인은 2009년 여성농업인에, 큰아들은 2010년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되는 등 가족이 함께 한우 사육에 열정을 쏟고 있다. 이에 더해 부지런함과 성실함, 정성이 돋보인 그의 가족은 우수 후계농업경영인에도 선정되어 한우 사육기반을 더욱 공고히 했다. 나아가 1998년부터 시작 된 지긋지긋한 연대보증의 빚 수억원은 18년만인 2016년을 마지막으로 청산했다.

현재 그의 가족은 한우 축사 2300평(5동)에 650두(비육우), 퇴비사 300평, TMR배합사료기 등을 보유, 한우사육기반을 구축했다. 미래 방목할 계획으로 논과 밭도 2만평까지 늘렸다. 여기에 올부터 퇴비 부숙도 기준 의무화 시행과 관련 새로운 퇴비사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유씨는 자신이 직접 재배한 조사료 등에 자가TMR생산사료 급여로 한우 1등급 이상 출현율 96% 정도이며, 지육 경락 단가는 평균 이상을 받는다. 한우 1마리당 하루 1600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게 목표라면서 현재 월 3000만원 정도의 순소득을 발생시키고 있다.

유영학씨는 축산도시인 정읍을 대표하는 한우 명품 브랜드 개발이 꿈이다. 2014년 자신의 조사료 단지에서 교잡이 이뤄진 강아지풀 종류를 발견, 이를 4년간 선별·육성해 안정적인 풀도 만들었다. 사료업체 성분분석 결과 영양성 등에서 기대이상의 반응을 얻었다.

자신의 한우에 먹여본 결과 기호성과 영양면에서 우수, 수입 풀에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게 유씨의 주장이다. 현재 이 풀은 ‘류원그라스’라는 품종명으로 2019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출원했다. 현재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 영양 분석 의뢰 준비 중이며 특허출원할 계획이다.

순정축협 이사를 역임하고 한농연정읍시연합회 감사로 활동 중인 유영학씨는 “국내산 조사료를 바탕으로 특색 있는 정읍을 대표하는 한우 브랜드를 개발해 소비자에게 더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더 안전한 축산물을 유통하는 것이 남은 삶의 유일한 희망이라”고 강조했다.

정읍=양민철 기자 yangmc@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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