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 체험하고 꿀 맛보는 카페…7가지 꿀 무게 달아 팔아요"

[한국농어민신문 이장희 기자]

▲ 경기 평택시에서 친환경 벌꿀 전문 카페 ‘벌이랑 꿀이랑’을 운영 중인 현예은 대표.

제주도서 올라와 양봉업 40년
부모님 영향으로 카페 시작

화학 당류 아닌 천연재료 벌꿀
모든 커피·음료에 들어가고 
벌집 케이크 등 메뉴도 개발

나들이 나온 가족들 많이 방문
양봉제품 쇼핑몰도 운영 중


양봉장에서 벌 체험을 하고 다양한 꿀을 맛보며 저렴한 가격에 직접 포장해 갈 수 있는 카페가 있어 주목받고 있다.

경기 평택시 현덕면 마안산 자락에서 직접 벌을 키우는 청년농부 현예은(27) 대표가 지난해 4월에 문을 연 ‘벌이랑 꿀이랑’이다.

“시중에 파는 대다수 꿀은 대용량이고 가격도 부담이 돼 다양한 꿀맛을 보기 어렵죠. 그래서 품질 좋은 꿀로 만든 음식과 다양한 꿀을 소량으로 구입해 먹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벌꿀 전문 카페를 열게 됐어요.”

‘벌이랑 꿀이랑’에서는 일반 카페처럼 커피·음료와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모든 메뉴에는 벌꿀이 들어간다. 또 벌꿀을 시식하고 먹고 싶은 종류의 꿀을 다양한 용기에 원하는 만큼 손님이 직접 담아 구입할 수 있다.

특히 카페 앞 양봉장에는 손님들이 직접 벌을 보고 꿀을 채취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체험도 할 수 있는 벌통 60군을 마련해 놓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30평 남짓한 아담한 카페 안 한켠에는 피나무·밤·감로·옻나무·야생화·때죽·잡화꿀 등 다양한 벌꿀이 담겨 있는 둥글고 투명한 7개의 대형 유리관이 놓여 있다.

이곳은 손님들이 꿀맛을 보고 취향에 맞는 꿀을 원하는 용기에 담아 무게를 달아 사갈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현 대표는 다양한 벌꿀 음식 레시피도 연구 개발했다. 허니 팬케이크, 허니 에이드, 벌집 와플, 벌집 아이스크림, 떠먹는 벌집 케이크, 크림꿀 등 카페에서 판매하는 메뉴도 다양하다.

주방 앞에 설치해 놓은 틀에는 꿀을 잔뜩 머금은 벌집이 걸려 있다. 손님이 음식을 주문하면 그 벌집 한 귀퉁이를 떼 내어 모든 메뉴에 넣는다. 화학 당류가 아닌 천연재료 벌꿀로 달콤한 맛을 내는 것이다. 설탕과는 당도의 세기가 다르고 강하지 않으며 부드럽고 감칠맛이 난다. 벌집 아이스크림·케이크는 벌집 채 먹을 수 있다. 벌집 꿀은 일반 꿀보다 항산화 성분이 2배이상 함유돼 있다고 한다.

현 대표가 양봉체험·카페를 운영하기까지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제주도가 고향인 부친은 제주도에서 벌통을 끌고 꽃 따라 육지로 올라와 결혼 후 40여년 동안 이곳 평택에 정착해 양봉업을 하고 있다. 부모는 현재 인근에서 130군의 벌을 키우며 꿀 생산에 전념하고 있으며, 현 대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벌 체험과 벌꿀 카페를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 벌이랑 꿀이랑 제품은 ‘벌꿀 따라 제주에서 육지로’라는 브랜드로 온라인 쇼핑몰(www.beenhoney.com)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이곳 카페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각종 천연벌꿀과 화분, 로열젤리, 프로폴리스, 밀랍향초, 벌침용 벌 등 다양한 양봉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현 대표는 “직장 생활을 접고 부모님이 생산한 친환경 벌꿀에 착안해 벌꿀 전문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라 어려움도 있다”며 “그러나 평소 소비자들이 경험하지 못한 양봉 체험과 다양한 벌꿀·음식 등을 맛볼 수 있어 방문객이 늘어 자신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현 대표는 “인근에는 큰 규모의 미군기지가 있어 군 가족들이 나들이 삼아 자주 찾아와 벌 체험을 비롯한 유기농 천연꿀, 다양한 벌꿀 음식에 크게 매료됐다”며 “이로 인해 지난해 미군기지 내 바자회 등에도 초청돼 벌꿀 체험행사를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마안산 등산객과 평택을 비롯한 서울·수도권 가족단위 소비자들도 입소문을 타고 이곳 카페를 많이 찾고 있다고 한다. 특히 현 대표는 양봉 생산기술 뿐 아니라 체험카페 운영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 운영하는 경기농업대학 체험전문가양성과를 졸업해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현 대표는 전문 농업인이 되기 위해 지난해 청년창업 후계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됐으며, 평택 4-H, 강소농 회원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 대표는 “벌은 깨끗한 환경에서만 살아남죠. 오염된 물질을 섭취한 벌은 살아남을 수 없어요. 그래서 벌꿀은 천연재료입니다. 앞으로 천연벌꿀을 활용한 좀 더 다양한 음식을 개발하고 소비자 니즈와 구매패턴에 맞춘 체험상품과 고품질 양봉제품 생산에 심혈을 기울여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평택=이장희 기자 leejh@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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