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은 인생의 전부, 내 생을 걸었다”

[한국농어민신문 이우정 기자] 

한농연강원도 초대 회장 이어
중앙연합회 기획부회장 역임
농어민신문 설립도 ‘고군분투’

농업, 새 생명 창조 숭고한 일
농민들의 삶은 풍요롭지 않아
정부, 애통한 현실을 모른척해

권순노 초대 한농연 강원도연합회장이 역대 한농연 강원도연합회 임원 명단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이어 나가고 있다.
권순노 초대 한농연 강원도연합회장이 역대 한농연 강원도연합회 임원 명단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이어 나가고 있다.

“농촌은 뿌리, 도시는 꽃 하지만 하늘도 애통해하는 농업 현실 속에서 농민들은 아직도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아요.”

1981년도에 후계농업경영인에 선정된 권순노 회장(70)은 초대 한농연강원도연합회장과 한농연중앙연합회 2대 기획부회장을 역임한 한농연 역사의 산증인이다. 나이 드신 부모님을 위해 1978년도에 농사를 시작한 그는 2000년도에 농사를 접기는 했지만, 현재에도 양양자연산송이영농법인의 대표이사를 하면서 양양 송이버섯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런 그이기에 “농업은 인생의 전부, 그 자체에 내 생을 걸었다”라고 이야기한다.

항상 농업과 농업인을 위해 앞장서서 활동한 권순노 회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한국농어민신문 설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던 일을 꼽는다. 당시에 한농연 중앙연합회 기획부회장이었던 권순노 회장은 농업을 대변하는 정론지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5억의 금액을 만들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절박한 심정으로 뛰어다녔다.

그는 “농업을 위해 절박한 마음으로 죽기 살기로 노력했고 신문사 설립도 그 일환으로 생각해 최선을 다해 고군분투했다”라며 “현재 언론의 환경이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있는 시점이라고는 하지만 농어민신문을 열심히 갈고닦아 농업 정보지로서의 자부심을 품고 본연의 역할을 지속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권순노 회장은 제1회 한농연 전국대회와 제2회 한농연 전국대회를 현장에서 경험했고 제2회 전국대회의 경우 기획부회장으로 직접 대회를 주관하기도 했다. 전국대회는 1회 1만1511명, 2회 1만8000명이 참여했다. 당시 정부에서 주관하던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가 1회 6500여명, 2회 1만2000여명 참석한 것을 봤을 때 그 규모가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는 “당시 시대 상황이 조금만 사람이 모여도 집회로 간주해 철수시키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1만여명이 모인 것은 상상도 못 할 만큼 많은 인원이 모인 것”이라며 “2회 전국대회를 농촌은 뿌리, 도시는 꽃이라는 슬로건으로 주관했었는데 장소 섭외가 안 되다가 송환 종축장에서 행사를 진행하게 되었고, 당일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무릎까지 빠질 정도였던 게 생각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 많은 언론사에서 하늘도 애통해하는 농업 현실이라는 타이틀의 기사들을 내보냈는데 아직도 농업 현실은 종축장 진흙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라고 한탄하며 현재 농업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농업이란 새 생명을 창조해서 보존하는 숭고한 일이며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후의 보루지만 현재 한국의 소비자들은 그러한 생각들이 다소 결여된 상태”라며 “정부는 농가를 물가상승의 주범으로 책임전가 할 뿐이지 소비자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나 농가의 희생에 대한 배려가 식량안보가 주요쟁점이 된 지금도 별반 달라진 점이 없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농업이 매출 부분에서는 상승했지만, 농민들의 삶의 질은 풍요로워지지 않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정부가 농민의 삶의 질을 올리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할 필요가 있는데 최근 쌀 수매 정책에 대한 부분을 두고 정책 조율을 할 생각은 없고 무조건 반대하는 등 하늘도 애통해하는 농업 현실을 정부에서 모른 척하는 것이 현 상황이다”라며 “농업인들도 정당을 떠나서 진정으로 농업을 위하는 사람에게 투표권을 행사해야 하며 정부가 농업에 대한 애착을 두고 중요성을 인지해 농업 현실을 외면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현재 한농연은 절박함이 전보다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한농연 회장, 임원 등의 자리를 개인의 영리 목적으로, 발판으로 여기며 단순히 거쳐가는 곳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한농연이라는 자리가 농업을 선도하는 숭고하고 고귀한 자리임을 인지하고 어떤 곳으로 가든 자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한농연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양양=이우정 기자 leewj@agri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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