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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 최양부의 자전적 농정사 <7>전환시대의 경제 논리와 개방농정을 비판하다-⑫신군부의 1980년 농협 2단계 조직개편은 반 협동조합적 개악이었다

[한국농어민신문]

우농(愚農) 최양부 

회원조합에 대한 지배권을 더욱 공고하게 강화하고 조직 규모도 확장하는, 조합폐지에 대한 시군 농민조합원의 총의도 무시한 반민주적이고 반 협동조합적 개악이었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국보위’)는 1980년 5월 출범 직후 3개의 민정조사반을 구성하여 전국을 순회하면서 국민 여론과 정책 건의 사항 등을 수집했다. 조사결과 농어민들의 농협과 수협의 강제출자와 유통판매사업 부진 등 농정에 대한 불만의 소리가 높았다.

국보위 농수산분과위원회(‘농수산위’)는 ‘새 시대 새 농정’을 펴나가기 위한 ‘농어민을 위한 농정의 일대 개혁(안)’을 작성하여 전두환 상임위원장에게 보고했다. 농수산위는 1970년대 중반까지는 고미가정책, 새마을운동확산과 소득증대 특별사업 등으로 농어민의 사기가 왕성했으나 1970년대 종반부터 고미가정책 후퇴로 식량 위주 소득증대사업은 한계점에 도달하고, 농수축산물 수입 증가로 농정에 대한 농어민의 불신과 정부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고도 산업국가로 진입하면서 농수산업의 산업적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농가 인구 비중이 줄어드는 등 농어촌 여건이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외 개방체제로의 전환으로 나빠지고 있는 농어촌 분위기 개선을 위해서는 농정의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고했다.

국보위 농수산위는 당면 농정시책 개선방안으로 1) 주곡 가격 적정선 보장과 쌀 우량품종보급, 2) 농축수산물 수입억제를 위한 수입 관세 인상과 수입 농축수산물 감축을 위한 농축수산물수입억제위원회 설치 방안 마련, 3) 농수산물 유통혁신을 위한 도매시장정비사업에 대한 공공투자확대와 농·수협의 농산물유통사업확대, 축산진흥체제 정비를 포함한 농·수협의 체질개선과 농어촌후계자 육성강화 방안을 건의했다. 그러나 쌀 수매가격인상과 농축수산물수입억제 건의는 개방농정의 벽에 부딪혔다. 그 대신 국보위는 1980년 농정대개혁이란 이름으로 농협 2단계 조직개편과 ‘축산업협동조합중앙회’ 발족, 그리고 농어민후계자 육성사업 등을 추진했다.

농협중앙회는 농협운영제도개선을 위해 평가교수단을 1976년(김대환, 김병태, 박기혁 교수 등)과 1977년(이질현, 반성환, 김대환, 조순 교수 등) 두 차례 구성하여 중앙회 기능 강화를 위해 도지부에 전문감사단을 설치하여 시군과 읍면조합에 대한 지도 감독을 강화하고, 기존의 3단계 조직(농협중앙회-시군조합-읍면조합)에서 시군조합을 폐지하여 중앙회 시군지부로 만드는 2단계 조직(중앙회-읍면조합)으로 하는 개편방안을 마련했다. 농협은 1980년 9월 9일 농수산부가 전두환 대통령의 농정개혁방침에 따라 추진하고 있는 농협 체질개선방안에 2단계 조직 개편방안을 반영시켰다. 12월 30일 국보위 입법회의는 농협법을 개정하고 1981년 1월 1일부터 시행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농협을 농민조합원의 자주, 민주적 협동조합으로 체질 개선하기 위해서는 시군조합을 중앙회 시군지부로 만들어 중앙회 기능을 강화하기보다는 읍면조합의 ‘시군연합회’로 만들어 읍면조합의 기능을 강화하고 중앙회 자체도 읍면조합의 ‘전국연합회’로 개편하는 것이 협동조합다운 올바른 조직개편이었다. 전두환 신군부의 1980년 농협개혁은 박정희 군사정부가 1961년 중앙회를 독립법인으로 만든 이후 회원조합에 대한 지배권을 더욱 공고하게 강화하고 조직 규모도 확장하는, 그리고 조합폐지에 대한 시군 농민조합원의 총의(總意)도 무시한, 반민주적이고 반 협동조합적 개악이었다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박정희 정부는 1970년대 중반 이후 급격하게 증가하는 축산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1977년 쇠고기 등 수입 축산물 판매 차익금으로 축산진흥기금을 설치하고 1978년에는 축산진흥과 축산물수급 안정을 위한 기금관리를 위해 ‘축산진흥회’를 설립했다. 국보위 농수산위는 축산업을 독립된 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축산진흥회를 축협중앙회로 개편하고 농협중앙회 회원조합으로 있는 시군 축산조합과 축종별 업종조합 100개, 그리고 축산 관련 사업 일체를 농협에서 분리하여 축협중앙회로 이관하는 방안을 만들어 1980년 8월 28일 국보위에 상정 통과시켰다. 1980년 12월 15일 국보위 입법회의는 농업협동조합법을 준용하여 만든 ‘축산업협동조합법’을 제정 공포했고 축협중앙회는 1981년 1월 1일 기해 출범했다. 축산업을 전문화된 산업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한 축협 분리는 바람직한 결정이었으나, 잘못 운영되고 있는 농협중앙회를 모방한 축협중앙회는 지역과 업종별 축협의 연합체가 아니라 오히려 이들을 지도 감독하고 통제하며 정부의 축산정책사업을 대행하는 준정부 기구에 지나지 않았다.

국보위 농수산위는 1978년부터 새마을청소년회를 대상으로 추진하던 영농후계자 육성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1980년 9월 10일 전두환 대통령의 방침을 받아 신군부 출범 후 권력형 부정축재자 기부 재산 매각으로 조성한 395억 원을 농어민후계자 육성자금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박종문 의원 제안으로 11월 5일 국보위 입법회의는 ‘농어민후계자육성기금법’을 제정했다. 당시 입법회의 전문위원 이질현 서울대학교 농대 교수가 농어민후계자 육성정책수립에 큰 역할을 했다. 정부는 1981년 이후 1997년까지 계속된 이 사업으로 농수산계 졸업자나 새마을청소년회원 가운데 농어민후계자 총 97,169명을 선발하여 총 1조 3,616억 원을 지원했다. 국보위는 급격한 산업화로 인한 탈농이촌의 물결 속에서 미래의 농어촌을 지키고 농수산업을 발전시키는데 필수적인 농어촌 청장년의 농어촌 정착을 돕고 우리 농수산업의 기간적 농어민후계자로 육성하는 시대적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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