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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 최양부의 자전적 농정사 <9>민주화·개방화에 대응한 새 도전에 나서다-(7)농정의 영역을 농수산업을 넘어 농어가(사람)와 농산어촌(지역)으로 확장해야 한다

[한국농어민신문]

우농 최양부

대통령소속 경제구조조정자문회의는 1988년 10월 대통령에게 제출한 보고서에서 우리 농정이 당면한 시대적 과제인 국민 식생활의 안정을 위한 농수산식품의 능률적 공급과 농어가의 지속적인 소득 및 생활 향상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업 농어가를 육성하여 영세 소농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고 했다. 농수산업을 전업 농어가(사람) 중심으로 첨단기술을 응용하는 경쟁력 있는 능률산업으로 키우고, 생태환경과 조화를 이룬 건강한 자원 환경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농산어촌(지역)을 젊고 유능한 농어민들이 보람과 긍지를 가지고 살고 싶어 하는 활기찬 지역사회로 탈바꿈시키는 구조혁신도 시급하다고 했다. 이는 농정의 영역을 전통적인 품목 위주 증산 농정을 넘어 사람과 지역 중심으로 확장하는 것을 의미했다.

자문회의는 전업 농어가의 경쟁력 향상은 성장품목 중심으로 생산 전문화를 촉진하고, 적정규모화, 과학화, 고부가가치화, 기업화 등이 시장경제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지게 해야 한다고 했다. 전업 농어가와 그들의 협동체(농업회사나 협동조합 등 법인 경영체)를 농수산업의 새로운 생산 주체를 육성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농산물 가공, 저장, 시장유통 또는 농자재 분야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농수산업의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위해서는 전후방 연관산업의 연계강화와 능률화를 추진하여 농산품 상품성을 제고(提高)하고, 1차 산업적 농업을 가공, 저장, 시장유통, 판매 등 (2, 3차 산업)으로 확장 시켜 농산복합체(agro-industry complex)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했다. 오늘날 보편화 된 ‘농업의 6차 산업화’의 원형이 그때 처음 만들어졌다. 전업 농어가의 소득안정을 위해서는 농산물가격의 급격한 등락 방지를 위한 ‘가격안정대 제도’를 적극적으로 운용하고, 농가의 정보화를 촉진하며, 생산자단체의 자율적인 시장 출하 등 시장 활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자문회의는 농수산업이 가진 환경 보전적인 공익적 기능을 감안, 자연생태환경과 균형을 이루는 ‘건강한 농림수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토양의 산성화, 농약, 비료 등에 의한 환경오염을 규제하고 국민 건강을 위한 식품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환경농업육성정책 제안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농업의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을 위해 전업농가의 과학화와 기계화 지원을 확대하고 전 농경지의 전천후(全天候) 영농 기지화를 목표로 경지정리, 관배수 개선, 도로개발, 농가 간 경지교환 등을 위한 과감한 기반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유전(遺傳), 생명공학 등 첨단기술개발을 위한 농업과학기술연구를 강화하고, 농림수산업의 생산비 절감을 위해 과도하게 보호되어온 비료, 농약, 농기계, 종자 등 농자재산업의 능률화와 경쟁력 향상을 위한 시장개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자문회의는 국제적 개방시대의 농정은 시장경제기구를 통한 국가적 거시경제정책과 국제적 무역 규범 등과도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농정의 역할도 생산자와 그 단체들의 자율적인 시장참여, 능률적이고 공정한 시장경쟁을 촉진하는 방향에서 재정립하는 한편, 농수산업의 속성인 자연의존에 따른 불확실성, 수급의 비탄력성, 자원이동의 제약성 등 구조적 취약성을 보완하는 정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농수산물 시장의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개방에 따라 장기발전투자계획에 의한 고성장, 고부가가치 농수산부문을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농수산업의 생산입지에 따른 지역적 비교우위를 높이는 방향에서 지역농수산업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집단화되어있는 답작(畓作) 농업지대를 중심으로 쌀 농업의 대규모 기계화를 추진하고, 지금까지 농후(濃厚)사료에 의존해온 소 비육과 수도권 중심의 낙농 산업을 조(租)사료 중심으로 개편하는 한편, 과수, 채소 등 기술과 자본 집약적인 원예산업을 국제적 경쟁 산업으로 육성하고, 산지와 바다 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 이용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농촌지도조직도 지역 농림수산업 여건에 맞게 개편되어야 한다고 했다.

자문회의는 농산어촌 지역도 젊고 유능한 농어민들이 장래에 대한 희망과 긍지를 가질 수 있도록 쾌적한 정주(定住) 환경을 갖춘 자치적 지역사회로 거듭나게 하는 구조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의 농산어촌에 대한 인식을 인간 정주 환경을 갖춘 자치적 지역사회로 새롭게 바꾸고, 자연생태계의 유지와 관리, 휴식공간의 제공, 전통문화의 보전과 현대적 계승 등 국민 모두의 풍요롭고 건강한 삶을 위한 국토 공간으로 새롭게 인식해야 한다고 했다. 요즈음 말하는 농산어촌의 다목적 기능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강조했다. 농산어촌의 교육, 의료, 도로 등 정주 생활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지역주민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수요를 충족하면서 도시적 편익을 향유(享有)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가 선정하여 획일적으로 추진하는 개별 단위사업 중심의 ‘분산적 개발방식’을 지양하고 지방정부에 의해 지역 여건과 지역 우선순위에 따라 사업을 추진하는 ‘농어촌지역 종합개발방식’의 도입이 바람직하며, ‘농산어촌종합개발계획’에 기초한 예산편성과 보조금신청 및 지방재정여건에 따른 국가보조금 차등 지원 등이 필요하다. 나는 1982년 ‘강진농촌정주생활권 개발구상’ 이후 발전시켜온 산업사회 농촌발전을 위한 정주생활권 종합개발을 위한 지방행정 혁신방안을 자문회의 보고서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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