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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 최양부의 자전적 농정사 <8>산업사회의 새 농정을 설계하다-⑪‘산업사회 농정론’을 건의하다

[한국농어민신문]

우농(愚農) 최양부

나는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농업 중심의 농정을 농업·농촌·농민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3농(農)중심 농정으로 전환하고, 농정운용방식도 혁신하여 전통적으로 추진되어온 ‘주곡증산 농정’을 ‘산업사회 농정’으로 농정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1984년 9월 심포지엄을 계기로 나는 농수산부, 경제기획원, 청와대 등의 관계자들을 별도로 만나 산업사회의 새로운 농촌발전전략으로서 ‘농촌지역종합개발방식’을 설명하며 정책당국의 결단을 촉구했다. 나는 새로운 자신감과 확신으로 기회 있을 때마다 언론 기고, 토론회 참석, 연수원과 대학 출강 등으로 활동을 확대하며 우리 농촌이 농경사회적 유산을 청산하고 근대적 산업사회 농촌으로 거듭나야 하며 ‘농촌에서 산다는 것에 대한 보람과 긍지를 농촌주민이 가지지 못하면 결국 농촌주민들이 농촌을 스스로 버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농촌이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때 산업사회의 건전한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며 산업사회 농촌의 의미와 역할을 설명하며 산업사회 농촌에 대한 인식과 정책전환을 역설했다.

1984년 9월 심포지엄 이후 9개월여가 지난 1985년 5월 나는 경제기획원으로부터 ‘‘85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농촌지역종합개발과 농촌개발투자방식 전환’에 대해 발표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산정책협의회는 국가정책과 재정투자의 대강(大綱)을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사람들이 모여 논의하는 자리다. 나는 그동안 주장해온 ‘산업사회 농촌발전전략과 투자방식 전환’에 더하여 ‘산업사회 농정론’을 새롭게 정리하여 발표했다.

나는 우리 농업이 국민 식품을 능률적으로 생산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농업구조개선과 시장가격안정문제, 농촌이 농민을 포함한 농촌주민들이 농촌을 떠나지 않고 서도 안정된 소득을 얻고 쾌적한 생활환경 속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하는 소득기회확대와 생활환경문제 등 당면한 농촌 문제 현실을 지적하며 농촌이 국토 공간으로서 능률적인 식량 생산의 공간도, 인간 정주의 공간도 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 농을 보는 인식의 전환을 역설하며 ‘농업도 관점을 바꿔 식량(주곡)이 아니라 사람의 관점에서 농업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농촌은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인간의 삶과 질의 향상이란 관점에서 우리의 농업과 농촌, 그리고 농정을 보는 시각을 새롭게 재정립할 때가 되었다’고 했다.

나는 무엇보다도 지금까지의 농업 중심의 농정을 농업·농촌·농민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3농(農)중심 농정으로 전환하고, 농정운용방식도 혁신하여 전통적으로 추진되어온 ‘주곡증산 농정’을 ‘산업사회 농정’으로 농정패러다임을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농업에 대한 인식도 생산(혹은 증산) 중심의 전통적 1차 산업적 농업을 넘어 2, 3차 산업적 농업(농업유통판매산업, 농업이용가공산업, 농업지원서비스산업, 농용자재산업 등, 최근에는 이를 ‘6차산업’이라고 부름)으로 확장하고, 농촌에 대해서도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사람들만 모여 사는 마을 중심의 식량 생산공간에서 모든 국민과 모든 산업을 위한 국토 공간이며 인간 정주공간으로 새롭게 인식할 것을 주장했다. 농촌 생활환경이 도시화 되고, 농촌경제구조가 농업 등 1차산업 중심에서 제조업, 서비스업 등 2, 3차산업으로 다양화되어 농촌주민에게 안정된 일자리와 소득기회를 제공하고, 농촌사회가 도시와 같이 열린 개방사회가 되고 민주화, 평등화가 이루어지고, 농촌이 가진 문화와 역사적 전통 등 지방적 개성과 다양성을 살려 나가야 한다고 했다.

산업사회 농정은 전통적인 농업정책에 ‘지역’ 개념을 도입한 농촌정책의 2대 축으로 나누어 추진할 것을 역설했다. 산업사회 농정의 첫 번째는 국민 건강과 영양을 고려하며 한국적 식생활을 유도하는 국민식품의 안정공급을 위한 ‘식품정책’, 두 번째는 농업생산능률향상을 위한 지역농업개발, 농지의 공적 관리강화, 농지 소유와 이용의 합리화(예를 들면 임대차 법적 허용, 농업자 일괄상속, 탈농업 농가의 농지 위탁관리 등)를 위한 농지제도 혁신, 농업기계화, 농업생산기반 종합정비와 농가 유형별 농가발전지원 등 농업구조 재편을 위한 ‘구조정책’, 세 번째는 농가의 적정소득 유지를 위한 가격안정관리 체계와 농업관측 제도도입, 농산물시장의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시장정책’ 등 3대 농업정책을 추진하고, 네 번째로 쾌적한 농촌생활환경 조성과 농촌산업경제조직 재편을 위한 ‘농촌정책’추진을 건의했다. 다섯 번째로 중앙과 지방정부 간, 정부와 민간 부문 간 역할 분담과 농·축협 등 농민단체의 자율화와 시장기능 확대 등 농정운용 방식 전환과 ‘농촌개발국’ 신설 등 농수산행정조직 개편을 건의했다. 마지막으로 1994년 9월 심포지엄에서 건의한 중앙정부의 기능조정과 권한 이양, 지방정부의 기능 강화 및 행정지원체계와 제도 정비, 농촌개발투자의 확대와 중앙정부의 지방에 대한 국비 또는 교부금 지원방식 개선 등 개발투자방식의 전환과 농촌지역종합개발 실험사업추진을 건의했다.

경제기획원은 1985년 9월 2일 마침내 연구원의 건의를 수용하여 범정부 차원의 ‘농어촌지역종합개발지원단’을 설립하고 연구원에 상설기구로 ‘농어촌지역종합개발연구단’ 설치를 결정했다. 농수산부는 9월 12일 경제기획원이 주관하는 지원단의 결정에 따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농어촌지역종합개발연구단(‘연구단’) 설립을 지시했고 연구원은 9월 14일 내가 담당하고 있는 ‘농촌개발연구위원실’을 확대 개편하여 연구단을 설립했다. 1984년 9월 14일 농촌지역종합개발 심포지엄 개최 이후 정확히 1년 만에, 더 거슬러 올라가면 1982년 농촌정주생활권연구 시작 이후 3년 9개월 만에 이룩한 쾌거였으며 농정전환의 시작을 알리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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