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부터 사용하던 ‘둥시’ 품종 고집, 손 많이 가도 본래의 곶감 맛 자부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정혜숙 대표는 감나무는 영동군의 풍요롭고 따뜻한 이미지를 대표하는 지역의 자랑이라며 좋은 제품으로 해외 각국의 소비자들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청정지역서 재배된 감으로
당도 높고 품질도 으뜸
베트남·홍콩·호주 등 진출
지난해 할랄인증 취득해
이슬람국가 수출 준비 완료


‘충북의 알프스’로 불리는 영동군은 깨끗한 자연환경과 많은 일조량 덕분에 과일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과일은 감으로, 품질을 인정받아 2007년 감산업특구로 지정됐으며 매년 1만톤 가량의 떫은감이 이곳에서 생산된다. 영동군에 위치한 신농영농조합법인은 2002년부터 감을 이용한 가공제품을 생산한 이후 해외시장에도 진출하면서 부가가치를 더하고 있다.

감은 단감과 떫은감으로 나뉜다. 단맛이 나는 것이 단감이고, 홍시나 곶감처럼 가공해서 먹을 수 있는 감이 떫은감이다. 떫은감은 나무에 그냥 두면 홍시로 익고 이를 따서 껍질을 얇게 깎아 말리면 곶감이 된다. 떫은감은 품종이 200가지에 달할 정도로 다양해 가공제품으로 사용되는 것도 조금씩 다르다. 최근에는 씨 없는 청도반시 같은 품종이 감 가공제품 원료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신농영농조합법인에서는 오로지 ‘둥시’만을 이용한 감 가공제품을 생산한다. 상주곶감을 비롯해 예로부터 곶감을 만들 때 사용되던 대표 품종으로 제조해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둥시는 외관이 둥근 모양을 지녀 붙여진 이름이다.

정혜숙 신농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둥시는 씨를 일일이 빼야만 감 가공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 씨가 없는 다른 품종에 비해 가공작업이 더디고 인건비도 많이 들어간다”며 “최근에 인기있는 품종도 좋지만, 예로부터 곶감에 사용하던 품종으로 만들어야만 본래의 맛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둥시를 원료로 고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농영농조합법인의 주력 제품은 곶감과 감말랭이, 아이스홍시, 반건시다. 60일 정도의 건조과정을 거쳐 수분함량이 35%인 곶감은 쫀득한 맛과 40~50브릭스에 달하는 단맛이 특징이다. 40~50일 간의 건조 과정을 거친 반건시는 표면은 곶감과 같은 식감을 즐길 수 있고, 속은 부드럽게 섭취할 수 있다. 한입 크기로 자른 감말랭이는 섭취하기 간편해 간식대용으로 많이 소비된다. 아이스홍시는 아이스크림 대용이라는 건강한 간식개념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모두 설탕이나 방부제 등 별도의 첨가물 없이 제조돼 안전성이 뛰어나다. 상품성을 인정받아 GS슈퍼에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를 통한 식품구매가 증가함에 따라 마켓컬리와 쿠팡 등에서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정혜숙 대표는 “청정지역에서 재배된 영동지역의 감을 사용해 높은 품질을 거둘 수 있었다. 영동은 일교차가 크고 산간지방에 위치해 과일 맛이 좋다”며 “영동은 과일의 고장이라고 유명한데, 그만큼 과일을 재배하기 좋은 환경인 것이다. 일교차가 커 과일의 당도가 높기 때문에 설탕과 같은 별도의 첨가물을 넣을 필요가 없다”고 소개했다.

신농영농조합법인이 해외시장에 진출한 건 2013년부터다. 당시 베트남으로 3톤가량의 제품을 수출하면서 해외개척이 시작됐다. 이후 홍콩, 호주 등 수출국가가 꾸준히 늘면서 연간 30톤 정도의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으로 수출이 다소 줄었지만 다행히 예년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남아 지역에 부는 한류 열풍으로 한국 음식과 문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고, 베트남의 최대 명절인 ‘뗏(Tet)’ 기간 동안 선물용으로 소비될 것으로 보면서다. 여기에 지난해 할랄 인증을 취득하면서 이슬람 국가로 수출하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수출에 앞서 만반의 준비를 한 셈이다. 또한 ISO22000과 GAP 등 안전성 인증도 갱신했다. 이를 바탕으로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까지 수출판로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혜숙 대표는 “감 가공제품을 주로 소비하는 국가 중 하나인 베트남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다. 안전성 부분과 품질에 대해서 높게 평가 받는 것이다”라며 “호주와 미국 등에서도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고품질 감 가공제품을 생산해서 업체와 바이어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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