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품종 ‘아리수’로 사과 수출시장에 새바람 일으키다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영농조합법인 맑은의 박호규 대표(사진 왼쪽)는 아리수가 우리나라 사과 수출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곳의 아리수는 베트남과 홍콩 등으로 수출,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영농조합법인 맑은의 박호규 대표(사진 왼쪽)는 아리수가 우리나라 사과 수출시장을 활성화 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이곳의 아리수는 베트남과 홍콩 등으로 수출, 현지에서 호평을 받았다.

부사 중심의 수출패턴 벗어나
2020년부터 아리수 수출

새콤달콤함에 식미 뛰어나고
고온에도 붉은 빛깔 잘 들어
기후변화 대응도 걱정 없어

2020년 우리나라 사과 수출 실적은 593만달러였다. 신선 농산물 수출품목 중 19위에 불과했다. 사과 수출 대부분이 부사로 한정돼 있는데다, 부사의 품질경쟁력도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과 수출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품종으로 국내에서 육성한 사과 품종 ‘아리수’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경북 영주에 위치한 영농조합법인 맑은은 홍콩과 베트남에 아리수를 시범 수출했다. 아리수는 경도가 높고, 저장성이 뛰어나며, 맛이 새콤달콤해 향후 우리나라 사과 수출을 이끌 품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0년에 조성된 사과 재배단지인 영농조합법인 맑은은 2015년부터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사과 신품종 ‘아리수’를 생산, 수출하고 있다. 아리수는 당도 16브릭스, 산도 0.43%로 홍로보다 새콤달콤하고, 식미가 뛰어나다. 고온에도 껍질 색이 빨갛게 잘 들어 기후변화 대응 품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갈변현상이 적어 가공품에도 적격이다. 맑은의 박호규 대표는 아리수를 내수용과 수출용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사과로 확신했다.

박호규 대표는 “처음 아리수를 맛봤을 때 단맛과 신맛이 조화로워서 사과 특유의 맛이 뛰어났다”며 “기존의 내수 품종과 수출 품종 모두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아리수의 수확시기는 부사보다 두 달 정도 빠른 9월 초·중순이다. 박호규 대표가 아리수를 수출용 품종으로도 일찌감치 점찍은 이유다. 9월 초·중순이 일본 등 사과 수출국들이 사과를 수출하지 않는 공백기이기 때문이다. 이 틈을 아리수가 공략한다면 사과 수출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아리수는 경도가 높고, 상온에서 저장기간이 30일 정도로 길다는 점 또한 수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아리수 수출을 담당하고 있는 경기수출 관계자도 “같은 시기에 출하되는 홍로에 비해 당도가 높고, 저장성이 우수해 수출 품종으로 적합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저탄소인증으로 신뢰 제고
홍콩·베트남서 높은값 자랑
동남아 중심 시장 확대 욕심


맑은은 품질관리도 세심하다. 특히 저탄소인증은 해외 시장에서 신뢰를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맑은의 사과농가들은 2015년에 저탄소인증을 획득했고, 최근에도 유효기간이 2023년까지인 저탄소인증을 받았다. 또 이들은 제초제 등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법을 적용하고 있다. 세계에서도 믿고 먹을 수 있는 사과라는 것이 박 대표의 얘기다.  박호규 대표는 “31명의 아리수 재배농가와 함께 고품질 아리수를 생산하고 있다”며 “아리수 수출은 농가 소득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리수 재배면적은 2020년 기준 650ha인데, 이 중 영주의 재배면적은 2021년 75ha다. 전국에서 가장 넓다. 박호규 대표가 아리수의 장점을 인식하고 빠르게 지역에 도입한 공도 크다. 농가들이 아리수를 찾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아리수 묘목을 구하기 힘들 정도다.   

맑은은 농진청으로부터 2021년 지역 수출 유망단지로 지정됐다. 이는 수출 유망품목인 ‘아리수’를 ‘맑은’이 생산하고, 수출한다는 의미다. 아리수는 2020년에 수출 유망품목으로 선정, 당해부터 아리수를 시범 수출하고 있다. 홍콩과 베트남에 각각 3톤씩 총 6톤이다. 현지에서 10kg 기준 37달러 전후로 판매됐고, 일반 수출 사과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가격이다. 그래도 맛과 식감 등이 좋다는 평가와 함께 인기가 높았다. 일본과 미국, 뉴질랜드 등의 사과들과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된 부분이기도 하다. 맑은은 앞으로 홍콩, 베트남을 비롯해 싱가포르, 태국 등 국내 신선농산물에 관심이 높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넓혀갈 생각이다. 

박 대표는 “아리수 생산량은 2021년 300톤에서 올해 400톤으로 늘리고, 수출도 약 40톤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아리수가 부사를 대체해 해외에 우리나라 사과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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