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우숙 농업회사법인(주)예향 대표가 굳지 않는 떡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무수한 실패 끝에 ‘굳지 않는 떡’ 결실
시간 지나도 살아있는 쫀득한 식감 자랑


한입초코떡·한입구름떡 등
4가지 제품 선보여
냉동보관 시 1년 거뜬
실온에 20~30분만 두면
처음 상태 그대로 즐겨


쌀 소비에 주효한 역할을 하는 떡은 쫀득한 식감이 핵심이다. 각종 떡고물이 더해진 맛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식감이 바탕 돼야 비로소 떡으로 인정받기 때문이다. 농업회사법인(주)예향은 농촌진흥청의 특허기술로 ‘굳지 않는 떡’ 제품을 개발, 농산물에 부가가치를 더한 상품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예향에서 판매하는 떡은 크게 4가지다. 한입초코떡과 한입구름떡, 모싯잎 앙고 가래떡, 모싯잎 앙고 절편 등이다. 이들 제품 모두 한국의 대형매장인 이마트와 네이버스토어 등에서 판매되는데, 시간이 지나도 쫀득한 식감이 유지돼 한국의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냉동 보관할 경우 1년 동안 상품성이 유지되고, 실온에 떡을 20~30분가량 놓기만 하면 처음 상태 그대로 즐길 수 있다.

맛 또한 훌륭한데, 떡에 사용되는 앙금, 떡고물 모두 예향에서 직접 만들어 깔끔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덕분에 2018년에는 코트라(KOTRA)가 진행하는 ‘2018 서울 국제식품산업대전’에서 디저트분야 우수상품으로 선정되는 등 영예를 안기도 했다. 

예향이 이처럼 굳지 않는 떡을 만들 수 있었던 데는 농진청의 특허기술이 밑거름이 됐다. 우연한 기회로 농진청 연구팀이 개발한 굳지 않는 떡 제조법을 봤고, 기술을 이전 받아 제품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제품화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떡에 생기는 기포를 고운 가루로 메워 수분이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펀칭’ 기술을 이전 받았지만, 원료와 환경 조건이 달라 최적의 조합을 찾아야만 했다. 이 과정에서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소비한 쌀만 5톤에 달했다. 

신우숙 농업회사법인(주)예향 대표는 “기술이전이라는 게 말로 보면 굉장히 간단해 보이지만, 제품마다 사용되는 원료와 온도, 습도 등 조건이 달라 그대로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며 “무수한 실패를 겪었고, 자금도 부족해 포기할 생각도 했지만 결국 제품 개발에 성공해 첨가물 없이도 안전한 굳지 않는 떡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실제로 예향이 한국식품정보원에 제품의 종합기호도검사를 의뢰한 결과, 냉동상태에서 1년간 품질이 유지되고, 일반세균 및 대장균은 불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예향에서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곳은 미국이다. 한 번 구매한 바이어들은 다시 주문을 하는 등 재구매율이 높아 수출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인들 외에도 제품을 맛본 현지인들 사이에서 ‘아이스 젤리’ 같다는 호평을 받아 현지 마트와 편의점 등으로 입점할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 바이어가 미국에 진열돼 있는 상품을 보고 수출을 의뢰하는 등 수출 다변화 가능성이 크다. 올해는 해외 소비자 취향에 맞춰 ‘슈크림떡’과 같은 신제품도 출시한다. 팥앙금 등이 낯선 해외 소비자의 입맛을 고려한 것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1인 가정에 맞춰 기존 제품을 소포장해 출시하는 방식도 구상하고 있다.

신우숙 대표는 “떡은 시간이 지나면 굳어 수출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며 “예향의 제품은 굳지 않아 식감이 유지되는 만큼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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