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닮은 ‘한라봉’ 프리미엄시장 노크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이가원의 김양숙(사진 왼쪽) 대표와 이동익 대표 부부. 이가원은 제주시농협과 함께 고품질 한라봉을 해외에 수출하면서 제주 한라봉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이가원의 김양숙(사진 왼쪽) 대표와 이동익 대표 부부. 이가원은 제주시농협과 함께 고품질 한라봉을 해외에 수출하면서 제주 한라봉의 가치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독특한 모양에 해외서도 관심
산도 철저히 관리 품질 제고
상품성 높여 세계시장 진출
말레이시아·홍콩 등서 인기

레드향 등 만감류 수출 늘려
5년 내 100톤까지 확대 욕심

최근 한라봉을 향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다. 모양이 한라산 봉우리를 닮아 독특한데다, 맛도 오렌지보다 뛰어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제주시농협이 2019년부터 한라봉 수출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수출의 중심에는 한라봉 농가인 제주 조천읍의 ‘이가원’이 있었다. 2020년 제주시농협의 한라봉 수출량 8톤 중 7톤이, 2021년 수출량 10톤 전량이 이가원의 한라봉이었다. 이가원 한라봉은 한라봉이 해외 시장에서 샤인머스켓처럼 프리미엄 선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준 상품이다.

이가원은 봉이 우뚝 속아 있는, 한라봉 본연의 모습을 갖춘 것만 수확한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한라봉’임을 정확하게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래서 나무 밑부분 가지들은 대부분 과감히 제거한다. 또, 가지 하나하나에 끈을 묶어 나무 안쪽에 있는 한라봉도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그래야만 크기와 맛이 일정해지기 때문이다. 만감류는 산도관리가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10월 초 산도를 측정하고, 이 산도에 맞춰 관수를 조절한다. 젤라틴과 키틴 성분을 분해할 수 있는 미생물을 활용한 친환경농법인 GCM농법을 적용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이 농법은 미생물 배양과정에서 생성된 대사물질을 통해 작물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다. 농장에 닭을 키워 제초를 하도록 한 점 또한 이가원의 색다른 모습이다. 이 모두가 한라봉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일련의 과정들이다.

이가원의 김양숙 대표는 “한라봉은 맛있는 과일인데도, 출하 경쟁 때문에 숙기를 지키지 않은 한라봉이 시중에 출하되면서 언제부턴가 한라봉은 맛이 없다는 인식이 많아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정확한 수확시기를 지킨 한라봉은 그 어떤 만감류보다 맛이 가장 좋다”면서 “만감류는 손이 많이 갈수록 품질이 높아지는 과일이라고 생각해서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으며, 3대에 걸쳐 감귤농사를 짓고 있는 만큼 세계인들에게 진정한 제주 한라봉을 맛보게 해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현지 마트에서 판매 중인 제주시농협 한라봉. 최근 말레이시아와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라봉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 마트에서 판매 중인 제주시농협 한라봉. 최근 말레이시아와 홍콩,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라봉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가원 한라봉은 말레이시아와 홍콩, 싱가포르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가원은 한라봉 뿐만 아니라 황금향과 레드향도 재배하고 있다. 총 1.65ha 규모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레드향도 수출할 계획이다. 이가원 레드향 역시 한라봉 못지 않은 고품질 상품으로 인정받고 있어, 만감류 수출 시장에서 각광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제주시농협의 수출 전용 브랜드인 ‘제즈머라이즈(Jesmerize)’.
제주시농협의 수출 전용 브랜드인 ‘제즈머라이즈(Jesmerize)’.

한라봉을 포함해 제주시농협의 만감류 수출실적은 2019년 12톤(11만6252달러), 2020년 21톤(17만9473달러)에서 2021년에는 40톤(36만달러 추정)으로 증가했다. 이런 제주시농협의 성과는 브랜드의 힘도 컸다. 제주시농협의 수출 전용 브랜드는 ‘제즈머라이즈(Jesmerize)’다. ‘제주(Jeju)’와 매료시키다의 ‘Mesmerize’간 합성어로, 제주 농산물로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의미다. 로고도 한라산 모양이다. 해외 소비자들이 브랜드만 보고 들어도 제주와 제주 농산물을 바로 떠올렸고, 자연히 판촉 효과도 컸다는 분석이다.

제주시농협은 5년 내에 만감류 연간 수출물량을 100톤까지 확대할 구상이다. 이가원처럼 고품질 상품을 균일하게 생산할 수 있는 만감류 수출전문단지 조성도 고려 중이다. 제주시농협이 2020년 7월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도내 최초 감귤류 농산물전문생산단지로 지정된 이후 제주시농협의 감귤 품질이 높아졌다는 성과를 만감류에도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진지향 등 4월 이후 출하되는 품종의 수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연중 수출을 위한 품종을 발굴할 계획이다. 물론 수출시장을 넓혀갈 계획도 세웠다. 올해 1월 12일에 몽골 울란바토르로 만감류 등 초도 물량을 선적한 것도 그 일환이다.

고봉주 제주시농협 조합장은 “제주 만감류가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최고의 농산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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