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 찌고 말린’ 시간이 빚은 흑삼…인삼 틈새시장서 선전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쓴 맛 덜하고 단맛·신맛 많아
해외시장서도 경쟁력 충분
미국·프랑스 등 13개국 진출

대표 브랜드 ‘금흑’ 승승장구
GAP 인삼으로 원료 엄선
GMP·HACCP은 물론
FSSC22000 인증도 획득
올 수출목표 300만 달러 욕심

고태훈 금산흑삼주식회사 대표. 고 대표는 올해 수출 목표치로 300만 달러를 세우고, 세계 곳곳에 흑삼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고태훈 금산흑삼주식회사 대표. 고 대표는 올해 수출 목표치로 300만 달러를 세우고, 세계 곳곳에 흑삼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흑삼은 인삼을 9번 찌고 말려 검은 색을 띤 삼이다. 흑삼은 인삼을 2~3번 찌고 말린 홍삼보다 찌고 말리는 과정이 더해져, 유효 사포닌 함량이 증가하는데,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주는 사포닌의 일종인 진세노사이드-Rg3 함량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흑삼을 전문으로 제조하고 있는 기업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GAP 인증 인삼을 원료로 우수한 흑삼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충남 금산의 금산흑삼주식회사. 인삼시장의 틈새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금산흑삼은 세계 13개국에 흑삼제품을 수출하면서 흑삼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금산흑삼주식회사는 2013년에 문을 연 흑삼 전문 제조기업이다. 금산에서 나고 자란 고태훈 대표는 흑삼이 홍삼으로 포화된 인삼시장을 재편할 수 있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흑삼은 면역력을 높여줌은 물론, 홍삼보다 쓴맛이 덜하고, 단맛과 신맛이 더 많아 거부감이 크지 않다.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 대표는 2001년 금산덕원인삼약초영농조합법인을 설립, 홍삼제품 생산에 심혈을 기울여오다, 흑삼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한 다음 금산흑삼주식회사를 새로 창립했다. 고 대표는 금산덕원을 제1공장으로, 금산흑삼은 제2공장으로 설명하고 있다.  

고태훈 대표는 “흑삼은 구증구포(인삼을 9번 찌고 말리는 방식)의 긴 시간을 거치면서 맛이 순화되고 사포닌 함유량도 많아져 인삼시장에서 홍삼과 견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흑삼이 입소문을 타면서 금산흑삼의 대표 브랜드 ‘금흑’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2015년에는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에 선정되기도 했다. 2021년 매출은 690만달러로, 2013년과 비교하면 40배 가까이 증가했다. 
 

흑삼은 구증구포, 즉 인삼을 9번 찌고 말려 검은 색을 띤다.  
금산흑삼에서 출시한 제품들. 금흑정과 금흑흑삼에브리진마일드 등 흑삼 고유의 제품과 함께,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금산흑삼에서 출시한 제품들. 금흑정과 금흑흑삼에브리진마일드 등 흑삼 고유의 제품과 함께, 현지 맞춤형 제품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금산흑삼은 GAP 인증을 받은 인삼을 원료로 사용한다. 이는 320여종의 잔류농약 검사를 통과한 상품인 만큼 안전성이 높다. 또, 금산흑삼은 자체 구성한 인삼선별단을 통해 인삼을 선별하고, 도매시장보다 5% 높은 가격에 수매한다. 농가들이 GAP 인증 인삼을 안정적으로 생산토록 하기 위함이다. 생산시설도 GMP(우수건강기능식품제조기준)와 HACCP 인증에 이어 최근에는 식품안전경영시스템 인증인 FSSC22000을 받았다. 이처럼 금산흑삼은 안전성을 담보하며, 최상의 제품을 만들고 있다. 금산흑삼의 대표적인 제품은 흑삼 농축액인 금흑정과 금흑흑삼에브리진마일드, 원형 그대로의 흑삼을 꿀 등에 담아 제조한 금흑흑삼하늘천과 등이다.  

금산흑삼은 흑삼의 장점과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앞세워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금산흑삼 수출실적은 180만달러로, 2018년 70만달러보다 157%나 늘어났다.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베트남, 홍콩, 카자흐스탄, 크로아티아, 잠비아 등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넘어 동유럽과 아프리카까지 총 13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금산흑삼이 다양한 국가로 수출을 빠르게 늘릴 수 있었던 데는 현지 맞춤형 제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인 공이 컸다. 미국에는 흑삼을 이용한 카페인 프리의 에너지음료를, 캐나다에는 특유의 인삼 쓴맛을 완화한 액상제품을, 베트남에는 선물용으로 좋은 흑삼 화장품 등을 내놓은 것이 그 예다. 이외에, 할랄 인증과 코셔 인증을 획득한 점 또한 수출 증가 요인이다. 

앞으로 금산흑삼은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CIS 국가(독립국가연합)들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향후 정치와 경제가 안정된다는 전제에서 CIS 국가들이 흑삼의 신시장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고 대표의 자녀들이 2010년에 카자흐스탄으로 유학을 떠나게 된 배경이며, 이들은 현재 금산흑삼과 금산덕원에서 해외 마케팅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고태훈 대표는 “흑삼의 가치가 국내·외에 더 알려진다면 코로나19로 면역력이 중요해지는 시기와 맞물려 수출시장을 확대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수출 목표치는 300만달러로 세웠는데, 목표 달성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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