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인기 얻기까지…파프리카 수출 산증인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농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일본에 파프리카를 수출한 파프리카 수출 선두주자다. 사진은 조기심 대표.
농산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일본에 파프리카를 수출한 파프리카 수출 선두주자다. 사진은 조기심 대표.

일본에 처음 파프리카 수출
신선도·가격 경쟁력 앞세워
인지도 높은 네덜란드산 잡아

대형마트 중심 판매전략 적중
일본 소비자들 인정 받아
철저한 품질관리로 신뢰 두둑


한국 파프리카가 세계 시장에서 선을 보인 것은 지금으로부터 25년 전이다. 한국 파프리카는 고품질과 안전성,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2020년에 8640만달러를 수출했다. 이러한 성과의 시작은 농업회사법인 (주)농산(이하 농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농산은 한국에서 파프리카를 최초로 수출한 것은 물론 1000만달러 수출 기념 탑도 수상하면서 한국 파프리카의 자존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라북도 김제에 위치한 농산은 19개 생산자 영농조합법인이 참여하고 있다. 19개 생산자 영농조합법인에는 93개 농가들이 고품질의 파프리카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19개 생산자 법인 대표들이 주주로 참여해 현재의 농산이 1997년 탄생했다. 결국 생산자 법인은 고품질의 파프리카 생산에 전념하고, 농산은 마케팅을 담당하는 생산과 판매가 분리된 형태다. 

농산의 파프리카 수출에 있어 마케팅 전략을 빼 놓을 수 없다. 파프리카 수출 초기 일본에서는 네덜란드 파프리카의 인지도가 높고 한국산 파프리카의 인지도는 낮았다. 그래서 네덜란드보다 운송거리가 짧아 신선도가 높다는 점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웠다. 그리고 일본 현지 파프리카 브랜드에 한국산을 표기하기로 하고, 식자재가 아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대형마트 판매를 결정한 마케팅 전략이 적중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한국산 파프리카가 자연스럽게 일본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일본에서 한국산 파프리카는 네덜란드 파프리카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으며, 한국산 파프리카의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조기심 농산 대표이사는 “대형마트를 공략한 것은 일본 소비자들이 한국산 파프리카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며 “그 결과 일본의 전 국민이 한국산 파프리카를 구매할 수 있게 됐고, 시장 점유율도 높아지게 됐다”고 말했다. 

농산의 철저한 품질관리는 정평이 나 있다. 생산 농가마다 온실의 규모나 재배방법이 다르지만 온실의 특성에 따른 데이터를 바탕으로 컨설팅을 진행한다. 농가별 컨설팅은 1주일에 1번씩 진행하고, 1달에 1번은 전체 농가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이러한 교육을 통해 재배 노하우를 공유하고, 부족한 재배기술을 보완하기도 한다. 또한 주주로 참여한 법인 대표를 대상으로 경영회의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것도 빼 놓을 수 없다.

조기심 대표는 “농가 관리자를 별도로 둬 회원 농가들의 온실 특성에 따른 관리를 하고 있다”며 “그래야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시스템 관리가 가능하고 고품질의 파프리카를 생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바이어와의 독특한 신뢰도 주목을 받는다. 통상 수출을 하게 되면 해당 바이어가 품질을 확인하고 주문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농산은 농장 컨설팅 상황을 일본 바이어와 공유한다. 예를 들어 농가별로 품질에 차이가 나는 점이나 수출 가능한 물량을 사전에 알려주는 것이다. 이러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일본 바이어가 농산의 파프리카를 수입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재고에 따른 손실까지 막을 수 있다. 단순히 수출업체와 바이어의 관계가 아닌 신뢰가 바탕이 된 사업 파트너인 셈이다. 

조기심 대표는 “한국은 여러 분야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농업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더욱이 뛰어난 재배 기술력이 뒷받침된 한국 파프리카는 안전성과 품질에서 자신 있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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