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배 할랄인증’ 발판 12개 국에 한국배 선보여

[한국농어민신문 조영규 기자]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은 세계 최초로 배 할랄 인증을 받은 배 수출전문법인이다. 이곳은 태국, 인도, 아랍에미리트, 캐나다 등 12개국에 한국배를 수출하고 있다.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은 세계 최초로 배 할랄 인증을 받은 배 수출전문법인이다. 이곳은 태국, 인도, 아랍에미리트, 캐나다 등 12개국에 한국배를 수출하고 있다. 

2016년 ‘농민 위한 법인’ 시작
직접 수출해 수출가격 높여

아삭하고 달콤한 맛 ‘최고 자부’
해외 바이어 재구매로 이어져
인도·캐나다·뉴질랜드 등 진출
코셔 인증으로 시장 확대 욕심

경남 진주에 위치한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을 설명하는 수식어에는 ‘최초’가 많다. 우리나라 최초로 한국배를 인도에 수출했고, 경남에서 처음으로 네덜란드, 캐나다, 뉴질랜드 등에 한국배를 수출했다. ISO22000(식품안전경영시스템 국제인증) 획득도 한국 과수분야 최초다. 무엇보다 세계 최초로 배 할랄 인증을 받은 곳이 바로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이다. 할랄인증을 발판 삼아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은 12개국에 한국배를 수출하고 있다.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은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배를 수출하자는 의지를 모아 2016년에 결성된 배 수출전문법인이다. 한국배영농조합법인 설립 당시 목적은 ‘농민을 위한 법인이 되자’였다. 그래서 농가수익을 최우선으로 삼았다. 정부나 지자체 보조를 받지 않은 것도, 무역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수출을 하는 것도, 경영진이 무보수로 봉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외부 보조를 받지 않아 회원에게만 신경쓸 수 있고, 직접 수출하는 만큼 물류비도 적게 든다. 경영진의 수입은 다른 회원들처럼 농사짓고 수출해서 번 돈이 전부다. 허투루 새는 비용이 없으니 배 수출가격을 높일 수 있었고, 다른 배보다 1.5배 비싸게 수출되고 있다.

김건수 한국배영농조합법인 대표

김건수 한국배영농조합법인 대표는 “현재 32명의 회원농가들이 34ha 규모에서 배를 생산하고 수출하고 있다”며 “‘작지만 강한 법인’이란 자신감을 갖고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이 수출하는 배의 장점은 ‘맛’이다. 당연히 맛이 없었다면 수출단가도, 이를 통한 농가수익도 기대하기 힘들다. 김 대표는 한국배 특유의 달콤한 맛을 찾고 싶었다. 그 배라면 분명 해외에서 통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그래서 농법도 옛것을 고수했다. 조합원들은 배 재배과정에서 인공수정을 하지 않고, 성장촉진제를 쓰지 않으며, 제초제도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게 키운 배는 단맛이 풍부하고, 식감이 아삭하다.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한 배는 최소 13브릭스 이상이며, 한번 맛본 바이어들은 반드시 재구매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얘기다.

이런 자신감은 여러 세계식품박람회에서도 나타났는데, 카탈로그 대신 배를 준비하는 것이다. 배를 맛보여주기 위해서다.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의 배라는 것만 알리면 홍보는 끝이란다.

김건수 대표는 “어릴 때 배가 참 맛있었는데 어느 날 배가 커지면서 맛이 없어졌다”며 “때문에 옛날로 돌아가자고 했고, 그런 재배방식이 할랄인증을 받는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은 세계 최초로 배 할랄인증을 받았다. 한국이슬람교(KMF) 할랄인증(2018년)과 아랍에미리트 에스마(ESMA) 할랄인증(2018년)을 받았다. KMF는 3대 할랄 인증기관인 말레이시아 자킴(JAKIM)과 싱가포르 무이스(MUIS) 등과 상호인정 협약을 맺어 효력이 같으며, ESMA도 공신력 있는 할랄인증기관으로 꼽힌다. 이 배는 ISO22000 인증(2018년)을 받은 선과장에서 선별, 포장된다. 글로벌 GAP 인증도 받았다.

엄격한 품질관리와 상품관리를 거친 한국배영농조합법인의 배는 2017년 홍콩을 시작으로, 태국, 인도, 아랍에미리트, 캐나다, 뉴질랜드, 네덜란드 등에 이어 최근 과테말라까지 총 12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2019년 기준 수출실적은 100만7000달러(331톤)였으며, 2021년에는 130만달러(380톤)가 예상된다. 김건수 대표는 “앞으로는 코셔 인증을 통한 미국시장은 물론, 유럽시장과 아프리카시장도 개척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11일 ‘제26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김건수 대표(사진 가운데). 
지난 11월 11일 ‘제26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김건수 대표(사진 가운데). 

이런 우리나라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건수 대표는 올해 11월 11일에 열린 ‘제26회 농업인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산업훈장은 국가산업발전에 기여한 공적이 뚜렷한 유공자 등에게 수여하는 훈장으로 총 5등급으로 구분되며, 동탑산업훈장은 금탑·은탑에 이은 3번째 훈장에 해당한다.

김건수 대표는 “최고 품질의 한국배를 전 세계인들이 접할 수 있도록 조합원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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