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향 나는 달걀만한 ‘왕딸기’…국산 딸기 세계로 쭉쭉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임봉순 노성농협 조합장은 해외에서 킹스베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임봉순 노성농협 조합장은 해외에서 킹스베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은은한 복숭아향, 과즙 풍부
재배기술 까다롭지만
논산 농가 중심으로 성공

깐깐한 선별 품질기준 높아
소포장으로 물러짐 예방
베트남·태국·싱가포르 등 수출
현지 반응 좋아 수출량 증가

국산 수출 딸기 품종이 다변화하고 있다. 매향 딸기 일변도에서 국내의 다양한 딸기 품종이 해외 소비자들로부터 선택 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한눈에 봐도 큰 킹스베리를 향한 해외의 관심은 더욱 높다. 충청남도 논산에 위치한 노성농협은 까다로운 선별과 품질관리로 국산 킹스베리를 해외에 알리고 있다.
 

킹스베리(좌)는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는 설향(우)이나 매향보다 두 배가량 더 큰 크기가 특징이다.
킹스베리(좌)는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는 설향(우)이나 매향보다 두 배가량 더 큰 크기가 특징이다.

킹스베리는 2016년 우리나라에서 자체 개발한 신품종 딸기다. 매향과 설향에 이어 개발된 킹스베리는 이름 그대로 ‘크고 맛있는 왕딸기’라는 뜻을 담고 있다. 그만큼 다른 딸기에 비해 크고, 당도도 높다. 그간 해외 수출 딸기로 통했던 매향, 국내에서 주로 재배되는 설향보다 2배 더 크다. 이는 달걀 한 알에 맞먹는 크기로, 평균 중량은 40g에 이른다. 무엇보다 맛도 뛰어나다. 킹스베리는 은은한 복숭아 향이 특징이며 과즙이 풍부하고 평균 당도도 10브릭스에 달한다. 이는 설향과 일본의 대표딸기인 아키히메보다 높은 수치다. 

임봉순 노성농협 조합장은 “킹스베리는 어린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다른 딸기와 달리 입에 넣으면 가득 차는 느낌이 나는데다, 과즙도 많아서 아이들은 두세 알만 먹어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며 “덕분에 킹스베리의 가격은 다른 딸기에 비해 25% 가량 더 비싸지만 소비자들의 구매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킹스베리는 국내 생산량의 90%가 노성농협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사실상 국내에서 생산되는 킹스베리 대부분을 노성농협이 취급하고 있는 것이다. 크기와 맛 등 장점이 뚜렷한 킹스베리는 병충해에 약하고 알을 솎는 작업을 많이 해야 하는 등 재배가 무척 까다롭다. 그래서 재배에 실패하는 농가가 많았지만, 논산의 몇 농가가 킹스베리 재배에 성공하면서 이곳이 주산지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다 농가들이 재배 노하우를 공유하면서 킹스베리의 품질도 점차 향상됐다. 참여 농가에서도 모두 국내 GAP인증을 취득하는 등 품위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도 기울였다. 
 

노성농협에서는 킹스베리가 물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 알씩 포장해서 수출하고 있다.
노성농협에서는 킹스베리가 물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 알씩 포장해서 수출하고 있다.

까다로운 선별도 이곳의 특징이다. 기준치보다 떨어지는 물량을 내보낸 농가는 1주일간 출하정지, 같은 문제가 또 발생하면 2주간 출하를 할 수 없다. 여기서도 품질이 나아지지 않으면 출하 금지가 이뤄지는 등 엄격하게 선별이 이뤄진다.

임봉순 조합장은 “프리미엄 딸기인 만큼 선별에 각별히 신경 쓰고, 물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두 알씩 소포장 해서 판매하고 있다”며 “올해부턴 영양제에 필요한 비용 일부를 농가에 지원하는 등 생산 단계에서부터 킹스베리 품질을 향상하는 데 뒷받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노성농협에서 킹스베리를 수출하는 시기는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다. 킹스베리는 5월까지 생산되지만, 노성농협에서는 킹스베리가 금방 물러지는 점을 감안해 추운 온도가 유지되는 이 시기에만 수출을 진행한다. 현재 노성농협이 킹스베리를 수출하는 곳은 베트남과 태국, 싱가포르 등이다. 국산 딸기 최대 수출 시장인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킹스베리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으며 현지의 반응도 좋다.

실제로 2016년에 베트남과 태국으로 킹스베리를 처음 수출한 이래로 인지도와 수출액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7만달러에 불과했던 수출액이 84만5000달러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최근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딸기 운송에 필수적인 항공 운임이 늘어나면서 수출액이 다소 줄었다. 그러나 홍콩을 비롯한 캐나다 등에서 킹스베리 수요가 많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임봉순 조합장은 “홍콩은 킹스베리 수출물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할 만큼 수요가 많고, 캐나다에서도 꾸준히 수입 의사를 보일 만큼 관심이 높다”며 “한국에서만 생산되는 킹스베리를 해외 소비자들가 더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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