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차 유기농 인증’ 미국·유럽서 인정…독특한 맛도 경쟁력

[한국농어민신문 김영민 기자] 

구형우(사진 가운데) 본부장이 직원들과 함께 수출 녹차의 맛과 향을 테스트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구형우(사진 가운데) 본부장이 직원들과 함께 수출 녹차의 맛과 향을 테스트하면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품질 표준화 통해 대량 생산
해외 바이어 원하는 수준 유지
가격도 저렴 가성비 높아
올해 24개국, 수출액 60억 목표


녹차는 세계인들에게 인기 있는 차 품목 가운데 하나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세계시장에서 이름을 알리지 못했던 한국 녹차가 이제는 당당히 이름을 알리고 있다. 해외 바이어들이 원하는 수준의 표준화된 품질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결과에는 한국 녹차 수출의 선두주자인 누보가 있어 가능했다.

누보는 국내에서 유기농업 자재를 공급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누보가 어떻게 녹차 수출에 나서게 됐을까? 구형우 누보 해외사업본부 본부장은 “한국 녹차는 유기농으로 재배가 된다”며 “그래서 우리의 유기농업 자재를 녹차 농가들에게 자연스럽게 공급하게 됐고, 해외에 한국 녹차를 알려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녹차 수출을 기획하게 된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10여 년 전인 2010년 한국 녹차는 세계에서 인정을 받지 못했다. 당시 한국 녹차는 경쟁국인 일본, 중국 등에 비해 가격은 높지만 표준화된 품질 수준이 미흡했다. 그럼에도 누보가 수출을 기획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의 유기농 인증을 미국과 유럽에서도 인정해 주고 있어 별도의 인증 절차 없이 수출이 가능하다는 부분을 눈 여겨 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누보는 유기농을 장점으로 한국 녹차의 품질 표준화를 통한 대량 생산에 나섰다. 이를 위해 경상남도 하동군과 수출사업단을 설립해 생산농가 교육을 시작했다. 하동군에서는 자체 매뉴얼을 통해 미국이나 유럽 바이어들이 선호하는 녹차잎 모양이나 향을 통일시켰다. 여기에 해외 공인기관에서 인증을 받은 제품만을 선별해 수출을 하면서 품질 수준을 확보하게 됐다.

구형우 본부장은 “수출 초기에는 한국 녹차가 품질이 좋지만 가격이 저렴한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시작했다”며 “이후 해외 바이어들이 원하는 품질을 유지하면서 신뢰를 쌓아 현재 24개국에 수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누보의 녹차 수출은 원물인 녹차잎을 수출하는 벌크 형태다. 현재 한국 녹차잎 수출물량의 60%를 누보가 차지하고 있다. 수출금액도 2020년 기준 42억원이며, 올해는 60억원 수출이 목표다. 수출 녹차잎은 보통 2번 수확해 수출하는데 1번 수확 녹차잎은 이미 지난 7월에 수출 선적을 완료한 상태다. 세계 소비자들이 한국의 차 문화도 잘 모르던 10여 년 전에 비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룬 것이다. 

‘한국 녹차’ 이미지 강조 주효
녹차잎 분말로 간 ‘맛차’ 도전도


이러한 성공의 비결에는 세계시장에 한국 녹차의 저변을 확대하자는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누보의 자체 브랜드가 아닌 한국 녹차의 이미지를 강조했다. 그 결과 유럽의 티숍(Tea Shop)에서는 한국 녹차라는 브랜드가 생기기 시작했고, 이러한 티숍이 점차 늘어나게 됐다. 결국 누보가 수출을 시작한 2010년부터 한국 녹차의 이름을 꾸준히 알린 것이 한국 녹차 저변을 확대한 결과로 이어졌다.

누보는 4년 전부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고 있다. 바로 ‘맛차’ 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맛차는 녹차잎을 분말 형태로 갈은 것이다. 이 분말을 물에 타 마시거나 음식의 재료로도 사용이 가능해 세계적으로 매년 7~9% 성장세에 있다.

구형우 본부장은 “한국 녹차는 다른 경쟁국들과 달리 독특한 맛이 있다. 이 독특한 맛을 경쟁력으로 만드는 데 10년이 걸렸다”며 “해외 바이어와 소비자들이 이 독특한 맛을 이제는 한국 녹차만의 특별함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런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세계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kimy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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