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온박피기술’로 가공 쉽게…국산밤 밤소·양갱 수출 길 열어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강신황 밤뜨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고온박피기술을 개발하면서 껍질이 많은 탓에 원료로 쓰이지 않던 한국산 밤을 가공제품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신황 밤뜨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고온박피기술을 개발하면서 껍질이 많은 탓에 원료로 쓰이지 않던 한국산 밤을 가공제품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피부미용과 피로회복에 좋은 밤은 구수한 단맛이 풍미를 더해 가공제품 재료로 인기가 높다. 그러나 한국산 밤으로 만든 가공제품의 역사는 길지 않다. 단맛이 강하고 알맹이는 크지만, 겉껍질과 속껍질이 있는 탓에 분리 작업이 어렵고 수익성이 낮았기 때문이다. 부여에 위치한 밤뜨래영농조합법인은 이 같은 문제를 기술로 해결, 한국산 밤으로 만든 밤소(앙꼬)와 양갱 등을 생산하며 수출 길을 열어가고 있다.

밤뜨래영농조합법인은 2005년 설립 이후 한국산 밤만을 이용해 가공제품을 만든다. 이미 대중적인 맛밤과 깐밤은 물론, 앙꼬와 양갱 등도 이곳에서 판매한다. 무엇보다 밤뜨래영농조합법인에서 자부심을 느끼는 부분은 한국산 밤만을 원료로, 기존보다 발전된 가공제품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그간 한국에서 유통된 가공제품은 원료가 중국산 밤인데다, 깐밤 정도에 그쳐 가공기술을 적용했다고 보기엔 아쉬움이 남았다.

강신황 밤뜨래영농조합법인 대표는 “한국산 밤은 껍질과 알맹이를 분리하기가 어려운 문제가 있는 탓에 정교한 작업은 사람이 일일이 다듬어야 해서 인건비가 많이 들었다”며 “이런 이유로 가공제품의 원료로 중국산 밤이 사용됐으나, 우리는 650도 이상의 고온으로 껍질을 태우는 박피 기술을 개발하면서 한국산 밤으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밤뜨래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하고 있는 밤양갱 제품. 
밤뜨래영농조합법인이 생산하고 있는 밤양갱 제품. 

‘축파’ 최적지 충주·부여산만 원료로 사용, 품질 우수 평가

밤뜨래영농조합법인에서는 충주와 부여에서 재배된 밤만을 원료로 사용한다. 이곳이 한국에서 재배하는 밤 품종인 ‘축파’가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지라는 판단에서다. 지역이 가깝다는 지리적 조건도 한몫 했다. 축파는 일본에서 개발한 품종으로, 우리나라에서 널리 재배하고 있는 밤 품종 가운데 하나다.

강신황 대표는 “축파 밤은 일본보다 한국에서 생산된 게 품질이 더 우수하다는 평가가 많다”며 “한국은 중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밤을 두 번째로 많이 생산하는데, 한국 밤 생산량의 70%가 이곳에 몰려있다. 그만큼 밤농사를 짓기에 최적의 지역으로, 우리가 가공만 잘 한다면 밤에 대한 문화가 많은 해외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에서 ‘마롱글라세(MARRON GLACE)’가 명과로 꼽히고, 일본에선 밤 아이스크림을 후식으로 먹는 등 품격 있는 가공제품으로 통하기 때문에 수출 가능성을 봤다는 게 강신황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일본에서 밤 가공업체로 유명한 죽풍당(竹風堂)에서 배운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가공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미국·일본으로 가공제품 수출중국·홍콩·중동 등 확대 추진
스무디·음료 등 개발도 열심“해외서도 최고로 각인되고 파”


현재 밤뜨래영농조합법인에서 밤 가공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는 미국과 일본이다. 해외에서도 품질을 인정받아 한때 80만달러 가까운 수출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이토추 그룹 계열사로 유명한 패밀리마트에서 판매하는 몽블랑 케이크에 들어가는 재료를 납품하며 판로를 넓혔다.

요즘에는 일본에서 혐한에 따라 한국산보다 자국산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수출량이 줄었지만, 제품만큼은 여전히 높게 평가 받고 있어 향후 판로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과 홍콩 등 중화권으로 수출을 꾀하고 있고, 중동지역 수출에 앞서 할랄 인증도 취득했다. 여기에다 밤 앙꼬를 이용한 스무디나 음료 등을 개발해서 수출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강신황 대표는 “밤 가공제품은 설탕 등의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저칼로리 웰빙간식으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며 “차와 함께 즐기면 밤의 은은한 향미를 느낄 수 있다. 한국산 밤으로 해외에서도 최고로 각인되고 싶다”고 말했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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