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 예방 효과 탁월…자동 탈피기계로 깐은행 선봬

[한국농어민신문 최영진 기자]

▲ 안우엽 징코밀 대표는 껍질을 모두 벗긴 깐은행 제품과 함께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해 해외시장 개척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관지 개선·치매 예방 등
건강기능성 빼어나지만
많은 과피로 손질 번거로워

열·바람·원심력으로 껍질 벗겨 
안전하고 유통기한도 길어
‘미래클 품목’ 선정, 수출 박차


은행은 푸른 보약이라고 불릴 만큼 기관지 개선, 혈액순환, 치매 예방 등 건강기능성이 빼어난 견과류다. 그러나 냄새나는 과육, 딱딱한 과피, 열매를 싸고 있는 얇은 속피로 인해 손질이 번거로운 농산물이기도 하다.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농업회사법인(주)징코밀은 이 같은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자동화은행탈피기계’를 이용, 은행의 껍질을 모두 제거한 깐은행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은행은 ‘동의보감’을 통해 예로부터 건강기능성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안우엽 농업회사법인(주)징코밀 대표가 깐은행 제품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이 점에 주목한 것이다. 베타카로틴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동맥경화증, 관절염, 백내장 등과 같은 성인병 예방에 좋은 농산물이지만, 아몬드와 브라질너트 등 다른 견과류에 비해 널리 사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원인을 은행의 껍질 때문이라고 결론 내린 안 대표는 깐은행을 만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 제품화를 시작했다. 특히 국내에서 마늘이 깐마늘, 다진마늘, 큐브형 마늘 등 조리하게 쉽게 만들어진 제품이 인기를 얻었다는 점에 착안했다.

안우엽 대표는 “은행은 혈액순환에 좋다보니 삼계탕, 갈비찜 등 고급 한식에 두루 사용된다”며 “중국에서도 스테미너 음식으로 사용할 만큼 인기가 많지만 껍질로 인해 식용이 불편해 외면 받고 있다고 생각해 깐은행 제품을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징코밀에서 생산하는 깐은행 제품들은 자동화 탈피기계를 통해 만들어진다. 수작업으로 은행의 껍질을 벗겨내는 기존 업체들과 달리 기계를 사용해 위생도를 높인 것이다. 화학성분 없이 오로지 열과 바람, 원심력을 이용해 은행의 껍질을 벗겨 안전성도 뛰어나다. 은행을 200℃에서 한 번 쪄낸 덕분에 맛과 식감 등 품질이 유지되고 유통기한도 1년에 달한다.

껍질을 제거할 필요 없이 바로 조리할 수 있어 선술집, 음식점 등에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이 같은 경쟁력을 인정받아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쿠팡과 마켓컬리, 네이버 스토어를 비롯해 하나로마트에서도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안우엽 대표는 “은행을 생과로 얼려두면 알맹이 안에 있는 수분 때문에 품질이 떨어 지는데, 고온에서 은행을 찌고 얼리면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호흡기에 좋은 음식을 찾는 소비자가 많은데, 제품을 맛본 소비자들은 냄새가 안 나고 조리가 편해 좋았다는 평가가 많았다”고 말했다.

현재 징코밀에서 깐은행 제품을 수출하고 있는 곳은 싱가포르. 사업을 시작한 지 1년 정도 밖에 안 돼 아직은 수출량이 적은 상황이다. 그러나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로부터 제품의 가능성을 인정받아 ‘미래클 품목’으로 선정돼 컨설팅보고서와 무역상사를 소개 받는 등 해외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또한 깐은행 뿐만 아니라 은행과자 등 가공식품도 출시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맛도 불닭은행, 와사비은행, 티라미슈은행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초콜릿에 아몬드, 땅콩 등이 들어가는 것에 착안해 초콜릿은행 제품을 개발하고, 아로니아분말가루와 같이 물에 타먹는 은행분말제품을 만드는 등 신제품 출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안우엽 대표는 “유럽과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스테이크와 야채를 곁들여 먹는 만큼, 깐은행 제품을 한 번 수출한다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며 “건강한 은행을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영진 기자 choi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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