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희식/마음치유농장 대표. ‘소농은 혁명이다’저자

[한국농어민신문] 

원인·치유를 외부에서 찾지 말고
세상 이치·우주 운행을 지도 삼아
각자 운명지도 그려 나가는 방법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고미숙, 북드라망, 2012, 1만3000원)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고미숙, 북드라망, 2012, 1만3000원)

“삶의 서사와 만나지 않으면 어떤 학문도 무용지물이다”라고 말하는 작가 고미숙. 그가 명리학 분야 책을 쓴 이유다. 수많은 저서를 냈고 유튜브에 보면 그의 강의가 끝없이 이어진다. 삶의 서사와 연결된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는 세상 이치, 우주 운행을 내비게이션으로 삼아서 나의 운명지도를 그려 나가는 책이다.

운명을 틀 지워진 것으로 보지 않고 일상의 삶과 결합하여 ‘그려 나가는’ 동적 개념으로 본다. 이것이 다른 명리학책과 다른 점이다. 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어려운 명리학을 풀어 준다. 저자만의 독특한 능력으로 보인다.

요즘에 차고 넘치는 치유, 힐링, 테라피 등의 용어. 거대한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오죽하면 숲 치유, 그림 치유, 음악 치유, 아로마 치유, 음식 치유, 손 치유, 농업 치유 등으로 분화될까. 테라피스트, 에너지 힐러, 숲 치유사로 불리는 직업군도 다양하다. ‘트라우마’라는 단어도 넘실댄다. 그만큼 아픔이 많고 상처가 깊다는 얘기다. 이 책은 원인과 치유를 외부에서 찾지 말고 자신의 운명을 마주하고 운명지도를 내 힘으로 그려 나가자고 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와 직면하자고 말한다.

“아주 간단하다. 자승자박! 자업자득! 즉, 길이든 흉이든 결국은 자신이 불러들인다. 어떤 사건도 자신의 내부에 단서나 원인이 없다면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운명은 외부로부터 오는 게 아니라 외부와 내부가 만나는 지점에서 만들어진다. 이것이 팔자다. 팔자를 바꾸려면 자신 안에 있는 원인을 고치면 된다.”(241쪽).

책의 제1장은 우주와 몸과 마음과 운명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는 것이고 2장부터 사주팔자 얘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운명이 어떻게 생겨 먹은 것인지 현실감 있게 풀고 있다. 갑·을·병·정…의 천간과 자·축·인·묘…의 지지. 10간 12지는 기본이고 연·월·일·시의 사주. 목화토금수의 오행. 태양이 하늘을 지나는 길인 황도를 15도씩 나눠서 만들어진 24절기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이것이 ‘나’라는 존재의 물질적, 정신적, 우주적 관계망을 결정짓는 팔자라는 것이다.

용어도 생소하고 계산법도 만만찮다. 걱정 안 해도 된다. 저자는 강의 때의 그 구수한 입담을 그대로 책에 옮겨놓은 듯하다. 우리의 친숙한 일상을 곁들여서 설명하니 책이 술술 읽히고 운명도 술술 풀릴 듯하다. 도해와 표가 적절하게 들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한마디로 정리해 보자. 팔자는 오행의 배치다. 수생목. 화극토. 들어 봤을 것이다. 이렇게 상생과 상극으로 연결된 오행은 선악이 없고 위계도 없다. 순환의 연결점들일 뿐이다. 서로는 서로에게 배경이 되면서 먹이가 된다. 결핍도 넘침도 없다는 가르침이다. 그래서 팔자나 운명은 내가 어떻게 그려 가느냐의 문제로 바라보자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다.


[같이 보면 좋은 책]
‘타고난 팔자’도 얼마든지 바뀐다

심리학자는 왜 차크라를 공부할까 (박미라, 나무를 심는 사람들, 2020, 1만6000원)
심리학자는 왜 차크라를 공부할까 (박미라, 나무를 심는 사람들, 2020, 1만6000원)

사람이 타고난 팔자는 절대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운명 결정론이다.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말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최근의 행동심리학이나 진화생물학에 의하면 선천적인 기질은 후천적인 선택에 따라 얼마든지 바뀐다고 한다. 관점의 문제이고 행동의 문제이다.

<심리학자는 왜 차크라를 공부할까>를 쓴 박미라는 말한다. 요가에서 말하는 차크라 체계가 서구 학문의 성격형성론, 발달심리학과 같은 맥락이라고. 이게 무슨 말인가? 차크라야말로 인간 의식의 진화를 안내하는 지도라는 것이다. 지도가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다. 팔자도 바꿀 수 있다는 얘기다.

차크라를 몸의 일곱 군데에 있는 무지개 빛 신비한 에너지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틀린 말은 아니나 이 책을 읽다 보면 인간 심리, 인간 운명의 운전자가 차크라임을 알아채게 될 것이다. 현대 심리학의 안내를 곁들인 이 책이 내 운명을 알고 조절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리라.

책 곳곳에는 히말라야 수행자들을 통해 비밀스럽게 전해 오던 인생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제3장 ‘현대 심리학을 해석한 차크라’가 그 부분이다. 의식의 변화, 관점의 전환을 다루는 곳은 제4장이다. 의식전환의 핵심은 신성이다. 온전성이고 전체성이다. 그리고 확장성이다. (226-235쪽)

인류의 오래된 지혜가 현대의 고도로 발달된 심리학을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 일깨워주는 책이라 하겠다.
 

차크라의 힘 (스와미 사라다난다, 김재민 옮김, 판미동, 2020, 1만4800원)
차크라의 힘 (스와미 사라다난다, 김재민 옮김, 판미동, 2020, 1만4800원)

<차크라의 힘>은 내 안에 있는 근원적인 에너지를 깨워서 참 나로 살아가는 힘을 기르게 하는 책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삶의 조화로움과 균형을 잡아주는 강력한 방법론이라고 해도 어울린다. 운명을 만들어 가는 자기만의 길 안내서라고 해도 되고.
차근차근 책장을 넘겨보자. 심장, 인후, 미간, 정수리 등 사람 몸에 있는 일곱 군데 차크라는 각각의 고유한 특징이 있다는 얘기가 먼저 나온다. 기초 명상법, 몸속 에너지의 종류, 이 에너지가 흐르는 통로 등으로 이어진다.

이런 특징을 이해하고 해당 차크라를 자각하며 깨워내는 방법이 책의 전체 내용을 이룬다. 그러다 보니 명상법이 주가 된다. 차크라 명상은 몸과 마음에 대한 통제력을 높여 깨달음을 얻으려는 하타요가 계열에 속해서다. 명상을 통해 차크라 에너지를 활성화하여 전체적인 조화를 이루면 내면의 긍정성이 강화되어 어두운 감정이 극복되고 몸의 질병도 치유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명상과 함께 요가가 곁들여진다. 몸의 자세는 에너지 흐름에 절대적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책은 차크라별 요가 자세가 사진으로 담겼다. 해당 차크라의 에너지를 품은 아름다운 그림들은 차크라의 색깔과도 완전히 일치한다. 책 자체가 에너지 덩어리로 보이는 이유다. 이러한 그림과 상징을 이용해서 오감 명상법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호흡법도 있고 각 차크라를 북돋는 음식, 보석도 소개되어 있다.

나의 몸과 마음을 출발점으로 원만한 대인관계로 이어지는 차크라 수련으로 운명을 개척하고 팔자를 만들어 간다면 삶의 보람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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