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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농부 전희식의 서재] 숲 속 생물들 이야기, 통역해드립니다
<숲 읽어주는 남자>
황경택, 황소걸음, 2018, 19,800원

서양민들레·뽕나무·청설모…
숲 속 생물들의 삶·이야기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통역’
다양한 꽃 세밀화도 한 가득


하루가 다르게 산천초목은 진초록으로 변하고 있다. 관심이 가는 나무나 풀이 있어 식물도감을 살펴봐도 잘 알기는 힘들다. 식물도감에는 그 식물의 365일이 담겨있지 않아서다. 그 식물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때거나 또는 꽃이 활짝 피었을 때의 사진 몇 장이 고작이니 매일매일 달라지는 초여름 식생의 순간을 알 수 있겠는가.

그렇다면 저 초목들과 말을 주고받으면 다르지 않을까. 이름을 필두로 인사를 나누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어떨까. 그럴 거면 숲 통역사가 있어야한다. 여기에 있다. 이 책의 저자다. 스스로를 숲 속 생물들의 삶과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깊이 이해한 다음, 사람들이 알아듣기 쉽게 통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저자 황경택이다.

책의 구성이 재미있다. 우리의 하루 일과를 따라 통역사가 따라 다닌다. 우리는 날이 밝으면 일어나 집을 나선다. 길을 걸으며 도심의 숨통을 터주는 가로수를 보게 되고 동네 공원도 둘러보고 구부러진 길도 만나고 건물도 만난다, 벚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도 만난다.

서울의 허파인 남산에 오른다. 서양민들레가 피어 있다. 뽕나무도 있고 인부가 가지치기도 한다. 문득 머리 위로 청솔모 한 마리가 나무 사이로 건너뛴다. 이들에게 말을 건다. 통역사가 되어주는 책이 있어 가능하다.

제5장인 ‘숲다운 숲, 북한산’에 오르면 생명의 총체가 눈앞에 펼쳐진다. 잎과 줄기는 물론, 뿌리도 살펴보고 껍질도 살펴본다. 그루터기에 앉아서 나이테도 세어 본다.

저만치 나무를 잘라 쌓아놓은 게 보인다. 왜 잘랐을까. 이럴 때 통역사가 나선다. 솎아베기(간벌) 한 것이라는 답변이다. 솎아베기는 물과 양분이 부족했던 진달래나 앵두나무 등 키가 작고 원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분명하지 않은 숲 아래층의 떨기나무(관목)들을 빠르게 성장시키는 효과가 있다. 한해살이나 여러해살이 풀(초본)도 솎아베기를 통해 빠르게 자란다.

베어서 쌓아 높은 나무더미는 곤충들의 아파트라고 할 수 있다. 작은 벌레와 곤충들의 서식지가 되어 숲 생태계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노란색이나 흰 색 페인트칠이 되어 있는 나무가 솎거나 보호해야 할 나무라고 보면 된다.(336쪽)

숲 통역사는 캔버스를 펼치고 치자나무 꽃을 그린다. 수술 여섯 개와 꽃잎 여섯 장. 꽃받침도 여섯 개다. 모란꽃도 그린다. 모란 꽃잎은 열두 장이다. 수술은 백 개도 넘는다. 통역사는 그림쟁이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가 그린 세밀화로 가득하다.

책의 부록으로 실린 ‘나무 식별하는 법 7단계’는 한 눈에 나무를 분류하는 안목을 제공한다. 바늘잎이냐 넓은 잎이냐. 홑잎이냐 겹잎이냐. 한줄기 나무냐 여러 줄기 나무냐 등등. 이 책을 통해 나는 숲과 빨리 친구가 되는 비결 하나를 얻는다. 보기, 살피기, 그려보기를 하면 되겠다.


|함께 보면 좋은 책

식물이 스스로를 지킨다?
숲에 대한 여러 궁금증들


<숲 생태학 강의>
차윤정·전승훈, 지성사, 2009, 14,800

나무와 숲을 살피고 나면 궁금해진다. 숲은 어떤 원리로 구성되는지. 숲의 변화는 어디서 비롯되는지. 숲 생태계의 본질과 사람의 삶 관계도 궁금하다. 이 분야를 생태학이라 한다. <숲 생태학 강의(차윤정·전승훈. 지성사. 2009. 14,800원)>를 읽으면 하나씩 궁금증이 풀린다. 자연계의 신비스럽고 흐름을 추적 해 볼 수 있다.

이 책은 생태계의 구성을 생물 요소와 비 생물 요소로 나누는데 생물 요소는 다시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로 나눈다.

생태학에서 생산은 광합성작용으로 탄수화물을 만드는 것이다. 식물들이 이 일을 한다. 그렇다면 생태계의 소비는 무엇일까. 일차생산자인 식물이 만든 유기물을 섭취하는 행위가 생태계의 ‘소비’다. 대부분의 동물들이 이런 소비행위를 한다.

식물을 먹는 곤충이나 조류, 일부의 포유동물들은 일차소비자이다, 이를 초식이라 한다. 일차소비자가 만들어 낸 지방이나 단백질을 이차생산이라 하는데 이는 이차소비자인 동물들의 좋은 먹잇감이다. 이런 이차소비행위를 포식이라 한다.

움직일 수도 없고 소리를 지르지도 못하는 식물이 스스로를 어떻게 지켜낼까? 첫째가 독성물질 발산이다. 초식동물들에게 치명적인 독성 물질을 뿜어 식물은 자신을 지킨다. 보호색을 띠기도 한다. 제 몸의 일부를 먹여가면서까지 초식동물의 천적을 불러들이는 작용도 한다. 참 신기한 생명의 세계다.

마지막으로, 분해자는 누구일까. 미생물과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다. 이들은 모든 유기물을 세상의 일차생산자인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상태로 잘게 쪼개는 역할을 하는데 지구상의 모든 생물 사체가 그 대상이다.

상품가치 벗어나야 보이는
나무들의 ‘큰 세계’ 탐험


<나무수업>
페터볼레벤, 장혜경옮김, 이마, 2016, 13,500원

<나무수업(페터볼레벤. 장혜경옮김. 이마. 2016. 13,500원)>이라는 책은 저자의 서문이 재미있어서 샀다. 이 사람은 나무에 관심이 많아서 임업대학을 갔고 바라던 대로 산림관리지도원이 되었다. 수십 년을 그렇게 살았다. 그러나 그런 자신을 비유하기를 정육점 주인이 소의 감정에 대해 아는 것보다 더 나무에 대해 아는 게 없었던 때라고 했다.

산림지도원이 되어 오직 산림관리의 최고의 목적인 산림 경영의 실적을 높이고 산림의 효용성에만 집중되었다. 나무는 ‘상품가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러다 우연히 어느 숲 관광객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휘어지고 옹이 진 나무를 보고 지르는 탄성을 들었다.저자는 대전환을 맞았다. 나무를 ‘상품가치’에서 벗어나 바라보니 큰 세계가 열렸다. 사람이 더우면 땀을 흘려 몸을 식히듯 숲도 땀을 흘려 더 이상의 수분 증발을 막는 원리를 알아채기도 한다. 활엽수림이 침엽수림보다 시원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무 에어콘’ 대목에 나오는 얘기다(133-135쪽). 이런 식의 내용들이 계속된다.

숲은 초록색이다. 나무에 달린 잎의 엽록소가 초록색은 이용하지 못하고 반사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아름답지만 숲에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서 버리는 쓰레기가 초록이었던 것이다(282쪽).

‘숲은 물 펌프’, ‘겨울잠’, ‘나무의 에티켓’, ‘참나무는 약골?’, ‘폭풍의 시절’, ‘새 식구’, ‘바이오 로봇’ 등이 이 책의 차례들이다.

/농부. ‘소농은 혁명이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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