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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는 농부 전희식의 서재] 툭하면 역사왜곡···일본은 왜 그럴까
<현대 일본의 역사인식>
나카츠카 아키라, 백맹수 옮김, 
모시는 사람들, 2014

[한국농어민신문]

강화도 조약·청일전쟁 등 미화한
‘메이지 영광론’이 왜곡의 출발점
대륙 침략 구실, 허위 보고도 일삼아


오늘 일본은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조치를 했다. 한국으로의 수출절차를 복잡하게 함으로써 한국 경제를 압박하는 공격이다. 문재인 정부도 강력 대처를 밝힌 터라 한일관계는 당분간 더 격한 충돌로 치달을 전망이다.

일본은 왜 이럴까? 한국 대법원의 징용배상판결 때문? 한국경제 성장에 따른 견제? 주변국과의 긴장 조장으로 군국주의의 길을 더욱 강화? 아베 정권의 장기집권 전략? 여러 진단과 분석이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교토대학의 나카츠카 아키라 교수가 쓴 <현대 일본의 역사인식>은 다른 일본 책들과 다르다. 오늘의 일본을 이해하는데 있어 색다른 시각을 제공한다. 일본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매우 단편적이고 감정적이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다. 메이지 유신으로 시작된 근대 일본이 조선을 먼저 침략하고 청일전쟁을 일으켜 아시아를 점령해 가는 발판을 만들고, 만주사변과 태평양전쟁까지 일으키는 일련의 과정에서 심각한 역사왜곡을 했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일본의 역사왜곡 출발점으로 ‘메이지 영광론’이라는 걸 든다. 청일전쟁(1894-1895년)과 러일전쟁(1904-1905년) 시기에 일본은 국제법도 잘 지키고 포로들도 학대하지 않았고, 세계 대국이 될 충분한 자질을 갖췄다는 것이다. 만주사변이 일어나는 1931년까지 그랬다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당연히 조선침략과 조선 식민 지배는 묻혀버린다.

‘메이지 영광론’은 강화도 조약(1875년), 청일전쟁, 농학농민혁명(1894년). 이 세 가지에 심각한 왜곡을 자행한다고 분석한다(제 3장. 역사 위조, 세 가지 사례). 당시에 있었던 운요호 함대의 귀국 보고서, 일본 군부의 허위보고서, 민비 살해의 주모자는 일본의 외상인 ‘무츠’였다고 사료를 보여준다.

저자는 일본 전쟁책임 자료센터 사무국장이며 간토가쿠인 대학 교수인 ‘하야시 히로후미’의 저서를 인용하며 진실을 찾아가고 있다. 일본군은 현지 주민을 혹사하고 포로를 학살했으며 게릴라 토벌이라는 이름으로 마을의 여성, 아이, 노인 할 것 없이 무참히 학살하는 짓을 반복했다고 주장한다. 형무소에 유치한 뒤에 몰래 집단 처형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증언한다.(책의 49-53쪽)

일본은 왜 허위 보고를 일삼았는지도 밝힌다(199쪽). 바로 개전이었다. 대륙을 침략하기 위한 구실을 만들었던 당시의 문서들을 내 보이고 있다. 조선에 대한 식민지 지배는 만주사변을 일으킬 수밖에 없었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조선 지배의 모순을 해결하는 묘책이 만주사변이었고 ‘만몽(만주 지배의 꿈)’이라는 아시아 침략 의도는 조선 침략을 필요로 했다고 한다. 당시의 조선군 참모인 ‘칸다 마사타네’가 종전 뒤에 감옥에서 쓴 <압록강>이라는 수기를 인용한다(83쪽).


[함께 보면 좋은 책]

일본 경제침략 속내는 동아시아 패권 다툼?

<처음 읽는 일본사>
전국역사교사모임, 
휴머니스트, 2014

<처음 읽는 일본사>는 일본통사이다.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함께 만든 책이며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2>를 한·중·일 역사 교사들이 같이 썼는데 이 작업에도 참여 한 교사들이다. 학생들 앞에서 진실과 양심을 걸고 말 하듯이 쓴 책이니 국가주의나 민족주의의 편견에 빠져 있지 않다고 보면 된다. 일본에 대한 증오와 비난에 익숙한 독자라면 책이 밋밋하다고 여길 수도 있겠다.

이 책은 일본을 아주 간명하게 정리한다. 바로 덴노, 무사, 상인이라는 것이다. ‘덴노’는 천황이다. 천황주의는 오늘의 일본을 이해하는데 빼 놓을 수 없는 요소로 보인다.

모두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첫 장을 ‘덴노 시대의 개막’으로 할 정도다. 일본에서 천황의 등장은 어디에 뿌리를 두고 있을까? 7세기에 등장한 천황국가로서의 일본은 열악한 자연환경과 재난으로부터 태양 신, 조상 신, 폭풍의 신, 곡식의 신, 해일의 신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고, 천황의 조상신이 된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는 일본의 수많은 신 중 최고신이 되었다는 설명이다.

6장에 나오는 메이지 유신과 문명개화 운동은 일본이 세계무대에 등장하는 계기가 된다. 덴노의 중심에 ‘정부’라는 기구를 세운 것이다. 그로부터 달라지는 일본의 모습과 근대를 향한 질주를 잘 볼 수 있다. 이른바 ‘후쿠자와 유키치’의 ‘탈아입구론’이다(270-272쪽).

지금도 이 지향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화폐 단위인 1만 엔짜리 일본 돈에 박혀 있는 그의 사진은 여전히 일본은 개인의 자유나 인권, 평등보다는 국가 이익과 부국강병을 추구하는 무사집단이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들게 한다.

<동아시아 패권전쟁>
김종성, 자리, 2011

<동아시아 패권전쟁>은 오늘의 일본 경제침략을 꼭 한일문제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책이 나온 지 꽤 되지만 한일문제, 남북문제를 책의 제목처럼 ‘동아시아에서 벌어지는 세계열강들의 패권 전쟁’으로 본다. 우리가 알고는 있지만 한일 간에 문제가 터지면 바로 민족주의, 국가주의에 빠지는 경향을 볼 때 꼭 볼만한 책으로 보인다.

저자는 당시에 초미의 관심사였던 ‘6자회담’에 대해서 도발적으로 질문한다. “과연 북 핵 해결을 위한 회담이냐?”고. 아니라고 단언한다. 북한은 지배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었고 미국은 대북 압박을 통해 동아시아의 탈냉전 기류에 쐐기를 박아 역내 영향력을 강화했다는 분석이다.

금방이라도 한 판 붙을 것처럼 보이는 북-미 관계가 어느새 슬그머니 협상테이블에 마주하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현상을 저자는 ‘패권’이라는 말로 요약한다. 일본을 이런 시각으로 본다. 한국과 일본의 대립을 세계열강이 참여하는 ‘대륙’과 ‘해양’의 패권 다툼의 일환으로 보는 것이다.

메이지 유신과 근대를 향한 여정에서 제국주의, 군국주의를 걸어 온 일본. 냉전시대와 한국전쟁에서 고도성장을 이룩한 일본.

내가 사는 장수에서도 8월 5일에 군청 앞에서 일본 제품 불매 선언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다. 이 선언에서는 불매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 스며 있는 일본말도 제거해 가자고 선언 할 참이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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