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기후의 경고
안영인. 엔자임헬스. 15,000원

기상 전문기자의 눈으로 본
전 지구적 기후폭동의 조짐들
이미 시작된 ‘대멸종’ 경고


지난 8월 14일 천도교 중앙 대 교당에서 채택 된 ‘천도교환경선언’에 ‘기후폭동’이라는 단어가 나온다. 유난히 극심한 전 지구적 폭염과 홍수를 기후가 일으킨 폭동으로 규정한 것이다. 박정희정권 때 물가인상을 ‘물가조정’이나 ‘물가현실화’라고 불렀던 것과 같이 갈수록 심해지는 이상기후를 놓고도 현실을 오도하는 이름들이 많다. 국제기구에서 사용하는 기후변화(climate change)는 변화의 방향이 담겨 있지 않고,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 역시 많이 쓰이는 용어이나 책임 주체와 심각성이 약하다. 천도교환경선언에서는 폭동이라 하면서 인간이 초래한 재앙으로 규정했다.

끊임없이 그 신호가 빨라지는 기후폭동의 조짐들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 <시그널, 기후의 경고(안영인. 엔자임헬스. 15,000원)>이 있다. 저자는 에스비에스(SBS)기자로 기후변화 취재현장을 누비며 작성한 '취재파일'을 엄선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2016년에는 그 전문성과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국회에서 제정한 '2016 대한민국 녹색기후 대상'의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책은 인간의 문명생활을 떠받치는 화석연료로 환경이 파괴되고 지구온실가스가 급증하면서 나타나는 81가지 위기의 증상들을 아홉 대목에 나눠 구성되어 있다. 워낙 언론에서 많이 다루고 있는 주제라서 해수면 상승이나, 엘니뇨, 토네이도, 또는 사라지는 섬나라 등을 익숙하게 떠올릴 수 있지만 책에는 그런 현상들 외에도 기상 전문기자의 눈매로 지구의 기후폭동 현상들은 소개하고 있는데 우리가 가진 일반 상식을 초월한다.

2장에서는 열사병만이 아니라 알레르기나 심혈관 질환, 루마티스 관절염, 우울증, 지카 바이러스 등이 화석연료 사용과 깊은 연관성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 대목을 읽다보면 우리네 삶이 기후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지난여름을 우리가 에어컨과 휴대용 손 선풍기로 힘겹게 넘긴 사실도 희미한 기억이 되어버리고 이제 옷깃을 여미며 슬그머니 겨우살이 걱정을 하고 있지만 9장에서는 대 멸종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 지구는 대멸종이 이미 시작되었다고 진단한다. 식물들이 자라는 시간이 대폭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식물이 없으면 고기를 먹겠다는 바보는 없겠지만, 식물은 지구 온 생명계의 바탕을 이룬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지구가 더워지면 식물이 더 잘 자랄 것으로 아는데 큰 오해라고 지적한다. 2100년을 기준으로 볼 때 적도 부근에는 식물이 자랄 수 있는 조건이 30%나 줄고 그 외 지역도 11% 정도 준다는 것이다. 온도는 오르는데 햇볕을 받는 시간이 그대로인 것이 문제라는 매우 새로운 사실을 지적하고 있다. 바다도 예외가 아니다. 해양산성화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한다.(335,336쪽)

배탈이 나면 두 다리가 멀쩡해도 밖에 나가 볼 일을 볼 수 없듯이 지구가 그렇다. 기후폭동이 계속되면 지진, 해일, 흉작, 가뭄과 홍수가 동시에 일어난다. 독일의 화학자 폴 에를리히는 말하기를 지구 생물 종 하나가 멸종되는 것은 비행기에 나사못 하나가 빠지는 것과 같다고 했었다. 책은 빠져 나간 나사 못 하나의 심각성을 일깨운다.


|함께 보면 좋은 책

화석연료업계 이해 대변
정치인 연결고리 파헤쳐


누가 왜 기후변화를 부정 하는가
(마이클 만. 정태영 옮김. 미래인. 13,000원)

탈핵정책을 가장 반대하는 사람들은 핵전(‘원전’이 아니고 ‘핵전’)에 빨대를 대고 벌어먹고 사는 사람들이듯이 기후폭동 문제에서도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2015년 12월에 맺어진 파리기후변화 협약을 비난하고 있는 사람들은 지구온실가스 감축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꾸준히 음모론을 제기해 왔다.

기후위기 현상을 극렬 부정하면서 도리어 역공하는 이들을 조목조목 짚어나가면서 그들의 논리와 정체를 밝히고 있는 <누가 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가(마이클 만. 정태영 옮김. 미래인. 13,000원)>라는 책은 요즘 유튜브의 등장으로 기승을 부리는 가짜뉴스 생산과정을 연상하게 한다.

기후폭동 부정론자들은 기후 현상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가 증가하는 것조차 부정하고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 일부가 지구온난화를 인정하더라도 이를 지극히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하거나 언젠가는 저절로 해결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어떤 이는 기온이 올라가는 것은 이로운 일이라고 주장한다.

과학자인 존 크리스티와 로이 스펜서. 책에서는 이 두 사람의 논리는 물론 그들의 엉터리 분석 사례와 정치인과 화석연료업계와의 연결고리를 파헤치고 있다.(88쪽-99쪽)
 

지구를 구해낼 유일한 길‘
친환경에너지’ 사례 소개


지구, 그 후(프레드 크럽. 에이지. 18,000원)

짧게는 2035년이면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다 녹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는 이때에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지구, 그 후(프레드 크럽. 에이지. 18,000원)>가 안내서 역할을 하고 있다.

해결할 방안으로 친환경에너지를 이 책에서는 제시하고 있다. 여러 실제 사례가 많이 소개되어 있는데 각 사례마다 문제를 풀고 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하고 있어 소설처럼 읽히는 책이다.

태양에너지, 바이오연료, 해양에너지, 지열에너지 분야 등 다양한 친환경에너지개발의 사례들을 소개하고 그 성과를 분석한다. 저자는 에너지 분야의 새 패러다임을 친환경에너지라 하면서 지구를 구할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한다. 에너지 절약도 강조한다.

역사학자 유발하라리가 최근 저작에서 말한 “저(우리)는 화석연료 중독인데요.....”라는 고백과 함께 빙하가 녹으면서 흘리게 되는 북극곰의 눈물이 곧 인간의 피눈물이 되지 않도록 하는 각별한 노력이 필요한 때인 것은 분명하다.

특히 한국인이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전 세계 200여 나라 중에서 상위 10개국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발생의 67.2%를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이 세계 6위라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와 세계 곳곳 특히, 북한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에 대해 우리는 무한 책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전 세계 부자 8명이 세계인구 절반인 36억명이 가진 재산과 같은 재산을 가진 것처럼 화석연료사용(지구파괴 행위)도 크게 치우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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