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거울>
대화 지음, 민족사, 2
019, 1만5800원

[한국농어민신문]

내면의 자신 일컫는 ‘그림자’
온전히 받아들이면 평온해져
진정한 사랑은 ‘존중과 수용’


감정코칭, 집단상담, 힐링이라는 단어들이 친숙한 요즘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책들은 개인과 집단에게 필요한 치유의 심리학에 관한 것이다. 살아가면서 갖게 되는 크고 작은 상처들. 기억조차 없지만 내장된 그 상처가 불쑥 불쑥 변형된 모습으로 현실을 왜곡하는 현실을 넘어서고자 할 때 지침이 되리라 본다.

<마음거울>은 ‘그림자와 떠나는 치유여행’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2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그림자와 마주하기. 2부에서 참 만남 행복여행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다.

생활 속에서 내게 별로 이로움을 주지 않으면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습관이나 관계방식이 있다면 그 그림자를 보라고 한다. 그림자? 그림자가 뭘까? 책에서는 농밀하게 내면에 침잠되어 또 다른 자신을 일컫는 것으로 보인다. 겉모습을 계속 형성시키는 질료라고나 할까? 그 그림자의 실체를 알아차리고 온전히 받아들이면 평온해지면서 자유로워지고 행복한 삶의 길이 열린다고 말한다.

그러한 자신의 내면을 쉽게 만나지 못하는 것은 게으르거나 용기부족, 또는 상식이나 통념, 윤리와 도덕 뒤에 숨다보니 그렇고 접근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서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말한다. 관계인격과 그 원리적 기술의 숙련이 필요하다고.

재혼한 아버지와의 갈등, 시누이와의 적대관계, 업무 범위가 유사한 교사 간의 대립, 무척 존경하는 남편이지만 왠지 모르게 기가 죽어지내는 아내의 심리 등 누구나 일상에서 마주칠 수 있는 삶의 굴곡들이 책의 1부에 16편의 사례로 소개된다. 이런 상담 사례를 읽다보면 등장하는 인물들의 내밀한 속 살림살이를 보게도 되겠지만 결국은 독자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책의 35쪽에는 마음속으로 거부하던 자기 자신의 어떤 모습을 상대에게서 발견하고는, 강하게 상대를 거부하는 현상을 다루고 있다. 결론은 자명해진다. 자기 자신을 수용함으로 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내담자의 상담 후기도 나란히 실려 있다. 짧지만 내담자의 후기는 상담을 통해 자신의 그림자를 벗어던지게 된 고백이이기도 하다.

2부 ‘참 만남 집단상담’은 본격적인 후기로 구성되어 있다. 임혜령의 상담 후기를 보자(253쪽). 상담과정과 그 이후의 상황이 그림처럼 담겨있다. 짧은 문장으로 재구성 하자면 이렇다. 따뜻함을 느꼈다. 환대와 지지를 받았다. 표현하는 것의 흐뭇함. 어려울 때 포근한 쉼터. 나를 보는(대면하는) 두려움. 짧은 아픔과 긴 평화.

여러 상담사례들에서 독자들은 진정으로 원하지도 않고 그것이 사소함에도 불구하고 집착하듯 매달리는 일이 왜 생기는지. 그로부터 벗어나는 길은 어디에 있는지 엿볼 수 있을 것 같다.
저자는 중간 중간에 상담의 원리와 방법을 요약해 주고 있다.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을 제대로 보는 일’이다. ‘그 사람’을 존중하고 수용함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안내한다. 저자는 대화스님이다. 79년에 출가하여 ‘동사섭’과 ‘행복마을’의 상임이사를 역임했으며 장수에 있는 힐링캠프인 ‘명상의 집’대표이다.


|함께 보면 좋은 책

“자신에게 먼저 공감하고…용기 내어 나아가세요”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정혜신 지음, 해냄, 2018, 1만5000원

정신과 의사인 정혜신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산뜻한 칼럼으로 기억하기도 할 테고 ‘와락’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세월호 유가족과 쌍용자동차 노동자를 기억하기도 할 것이다. 나는 어머니랑 살면서 메일 상담을 한 적도 있고 직접 만나기도 한 분이다.

개인의 아픔을 치유하는 정신과 의사지만 사회집단 관계에서 일어나는 참상과 고통의 현장에 뛰어들어 그들의 상처를 치유하는 저자의 이야기는 감동이다.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한 재단 ‘진실의 힘’에서 집단 상담을 이끌었고 세월호 참사 때는 아예 안산으로 이주하여 ‘치유공간 이웃’을 설립해 일했다.

책의 제목인 ‘당신이 옳다’는 결국 공감을 말한다. 공감을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 저자는 빠르고 정확하게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정의한다. 타인에 앞서 자신에 대한 공감이라고 강조한다. “타인에게 공감하는 일은 감정노동이든 아니든 공감하는 시늉이라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기를 공감하는 일은 시늉할 수 없다. 남들은 몰라도 자기를 속일 방법은 없다”(274쪽).

자기를 공감하는데 가로놓여 있는 장애물들을 뛰어넘는 지혜들이 제5장 ‘공감의 허들 넘기’에 여섯 항목에 걸쳐 잘 나와 있다. 책머리에 있는 치유활동의 동반자인 남편 이명수의 글도 감명 깊다. 자격증 있는 사람이 치유자가 아니라 사람 살리는 사람이 치유자라는 언급은 부부의 생생한 현장치유 고백이기도 하다.

<미움 받을 용기>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케 지음, 인플루엔셜, 2014, 1만4900원

<미움받을 용기>라고 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들러 심리학이라는 말로 더 알려진 이 책이 제목을 이렇게 정한 것은 이유가 있다. 1,2권으로 된 이 책은 청년과 철학자의 대담 형식으로 되어 있는데 줄곧 ‘용기’를 말하고 있다. 대담형식이라 읽기가 쉽고 고민의 상황이 실타래처럼 풀려나가는 과정이 잘 드러난다.

심리학에서 상식화되어 있는 프로이드 류의 ‘트라우마’를 강조하기보다 자신의 목적을 설정하고 긍정적으로 나아가는 용기를 말하고 있어서 아들러심리학을 용기의 심리학이라 부르기도 한다. ‘과거의 원인’에 매이지 말고 ‘진정한 바람을 향한 현재의 목적’에 집중하라고 한다. 책 속의 청년과 철학자는 직업, 친구, 공동체, 집착, 칭찬, 신용, 용기, 젊음, 자유, 분노 등등 수많은 삶의 대목들을 대화의 소재로 삼고 있어서 독자가 관심 있는 대목을 골라 읽을 수도 있다.

지금 행복하지 않다면, 능력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환경이 나빠서도 아니라면서 참 목적을 향해 가는 용기를 내면 된다고 하니 그야말로 용기를 내게 하는 책이라고 하겠다.

/생태영성운동가. ‘엄마하고 나하고’ 저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