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자전거
(김희진. 마호. 2013. 1만4000원)

발명된 지 200년도 넘었지만
갈수록 인기 있는 이유는 뭘까
자전거의 7가지 매력 속으로


‘인라인스케이트’가 한때 유행이었다. ‘스카이 콩콩’이나 ‘킥보드’도. 그러나 대부분 사라져갔다. 자전거는 발명된 지 200년이 넘었지만 갈수록 인기다. 자전거 전용도로가 생기고 자전거 도시가 등장했다. 창원을 필두로 자전거 공공서비스가 도시마다 생기고 있다. 외국에 나가보면 더 절감한다.

그 비결이 뭘까. 건강과 즐거움? 다이어트? 자연성 회복? ‘모두 다’라고 하겠다. 자동차를 버리고 5년째 자전거만 타고 있는 나는 정말 그렇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오늘부터, 자전거(김희진. 마호. 2013. 1만4000원)>는 자전거가 살포시 윙크하며 당장 오늘부터 자전거를 타보라고 손짓하는 책이다. 자전거를 처음 타본 아련한 어릴 적 기억부터 자전거 잡지사에서 일하게 된 과정, 그러면서 알게 된 자전거의 알짜 매력까지. 저자의 알뜰살뜰한 안내가 누구나 자전거에 호감을 갖게 한다.

“거저 자전거를 탔을 뿐인데 세상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사무실 또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보던 세상과는 달리 생동감으로 가득 차 있다. (중략)..이렇게 땀이 나도록 무언가를 하는 것이 참 오랜만이다. 비로소 두통이 사라진 이유를 알겠다.”(156쪽. 일부 요약)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 ‘꿈꾸다’에서 자전거 타기의 이점과 함께 도로 주행 용, 산악 용, 양쪽 겸용, 휴대 용 등 자전거의 종류는 물론 각종 자전거 부속물들을 소개한다. 사진과 함께 시원시원하게 편집된 책장을 넘기다보면 자신의 체형과 용도에 맞는 자전거를 고를 수 있는 안목이 생겨난다.

2부 ‘만나다’에 자전거 타는 요령들이 나와 있고 평소의 관리법과 간단한 수리기술과 휴대할 수 있는 공구도 사진으로 설명된다. 3부 ‘달리다’를 읽다 보면 서울과 근교에 이렇게 좋은 자전거 도로가 있나 하고 깜짝 놀라게 된다. 한강에서 안양천을 거쳐 과천과 탄천을 도는 70km의 긴 여정도 있고, 가뿐하게 내달릴 수 있는 21km 구간의 서해 갑문에서 한강 갑문까지의 아라 자전거 길도 나온다. 중간 중간의 자전거 긴급 수리 점 및 공짜 자전거 대여소까지.

무엇보다도 자전거와 대중교통과의 연계 안내는 백미라 하겠다.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가 일정이 바뀌거나 다른 볼일이 생겼을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규칙과 요령이 있다. 접는 자전거가 아니더라도 버스와 지하철, 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저자가 말하는 자전거 타기의 일곱 가지 매력을 보자. 타 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이 간다. 긍정적인 사고력 키우기, 신진대사 촉진, 탄탄한 몸매, 주변 풍경을 사랑하게 된다는 것 등이다.

개성 있는 1인 출판사의 책이어서 일까. 간결하며 풍부하다. 표지 디자인이나 전체 편집은 물론이고 글과 그림, 사진들이 쪽마다 알맞게 들어 가 있다. 딱딱하고 차가운 금속성의 자전거가 아닌 친구로서의 자전거가 곁으로 다가오는 느낌의 책이다.


[함께 보면 좋은 책]

잃었던 몸의 기억을 되살려 자연과 교감하기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김병훈. 원앤원스타일. 2017. 1만7000원)

엊그제 장에 가던 길에 인삼밭을 꾸미고 있는 아랫동네 할아버지를 만났는데 6·25때 빨갱이들에게 당한 이야기부터 매월 24만 원을 주겠다는 노령연금을 안 받겠다고 해서 동네 이장을 난처하게 했던 이야기까지 한 편의 드라마를 듣게 되었다. 자동차를 타면 절대 불가능하고 자전거를 타야만 가능한 일화다. 자전거의 탁월한 소통 능력이라고 하겠다.

이 단순한 기계장치에 불과한 자전거가 해내는 놀라운 역할을 찬탄하면서 현대문명의 많은 문제점까지 해결한다는 지론을 가진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김병훈. 원앤원스타일. 2017. 1만7000원)>의 저자 김병훈은 자전거 전문가다. 그가 쓴 자전거 책만 해도 8권이나 된다. 2002년부터 <자전거 생활>이라는 잡지도 내고 있다. 그가 쓴 이 책은 자전거 백과라 할 수 있다.

초보자가 자전거를 탈 때 어느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 게 좋을까? 그러한 속도를 내기 위해 페달을 몇 바퀴 돌리도록 설정을 할까? “정답이 따로 없다”(189쪽)라는 정답을 제시 한다. 그러나 슬그머니 1분에 페달을 90회전 되게 변속기를 조정해 보라는 조언을 한다. 전문가만이 할 수 있는 조언이다. 책의 제목처럼 자전거에 대해서 거의 모든 게 담긴 책이다. 책의 부제가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알고 싶은 81가지’이니만큼 없는 게 없다.

6장 ‘자전거를 내 몸에 맞추기’에는 안장의 높이와 각도, 핸들 바 높이와 길이, 신체 사이즈 재는 요령이 나온다. 언덕길과 내리막길에서의 자세는 물론, 손 놓고 타기와 앞바퀴를 들어 올리고 타는 ‘윌리’기술이 소개된다.

매일 매일이 작은 여행길이 되는 자출(자전거 출퇴근)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누구든 쉽게 할 수 있음을 조목조목 설명한다.(289-297쪽)

삶의 기술
(계간. 크리킨디센터/전환교육연구소. 1만원)

자전거 예찬의 핵심은 퇴화되거나 잃었던 내 몸의 기억을 살려내서 자연과의 교감 능력을 키우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자전거는 생활에 활력을 주는 도구니까 그렇다. 이처럼 손과 발, 머리를 생생하게 작동시키는 생활기술을 다루는 전문 계간 잡지가 나오고 있는데 <삶의 기술(계간. 전환교육연구소. 1만원)>이라는 책이다.

내가 존경하고 사랑하는 후배인 전환기술 연구자 김성원이 참여해 내는 책이다. 지난 9월에 나온 6호는 ‘장인의 교육’을 다루고 있다. 빗자루 매기, 발채 엮는 법, 20대 젊은 대장장이들의 이야기가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 실려 있다. 특집답게 도제라는 중세시대에 있었던 교육 방식이 눈길을 끈다.

지금까지 <자전거로 충분하다(1호)>, <태양은 축제(2호)>, <모두의 정원(5호)> 등이 특집으로 다뤄졌다. 3호인 <플라스틱 프리>에 실린 ‘비닐과 헤어지는 여행’이라는 글은 성미산공동체학교 교사의 생생한 체험기다. 자전거를 삶의 기술을 넘어 삶의 예술로 연결하는 징검다리 같은 잡지다.

우리의 삶을 어지럽히고 관계를 망가뜨리는 기술들이 난무하는 때에 적정기술을 돌아보게 한다. 시중에서 구입 가능하며 02-332-0712로 문의하면 지난호도 가능하다고 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