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배 생산비결, 좋은 토양”

▲ 배상록 동인농장 대표(오른쪽)가 직접 생산한 배로 만든 배즙을 과수원 앞에서 보여주고 있다.

전남 영암에서 배농사를 짓고 있는 동인농장 배상록 대표는 1983년 양돈업을 시작하면서 농업과 인연을 맺었다. 1990년에는 덴마크와 네덜란드 등 낙농양돈분야 해외연수에 1기로 참여했을 뿐 아니라 농림부로부터 30억원을 지원받아 무창돈사를 지었다. 배 대표는 영암지역을 대한민국 양돈 1번지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희망을 갖고 영국에서 돼지 120두를 수입하기도 하는 등 남다른 양돈에 대한 열정이 있었다.

하지만 1997년 지역 내 갈등과 잡음 때문에 양돈의 꿈을 접고 배농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배 대표는 “원래 성격이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는 스타일이라서 배농사도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히고 “2002년 영암군배꽃연구회를 만들어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했고 2007년에는 영암군 친환경배연구사업단을 만들어 이끌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다각적인 노력의 결과 배 대표가 생산한 배는 신세계백화점에서 최고등급(별 다섯 개)으로 선정돼 최고가에 팔리기도 했다.

배 대표가 재배하는 배는 맛있기로 유명한데 원동력은 좋은 토양에 있다고 강조한다. 토착미생물을 적극 활용하는 배 대표는 “토양을 살리기 위해 미생물 사용은 필수적이며 산과 들, 바다에서 나오는 다양한 미생물을 채취해 증식시켜 활용한다”고 설명하고 “부엽토 등을 채취하고 미생물 배양기를 통해 직접 증식해 사용하고 있는데 미생물로 발효시킨 각종 천연자재인 함초·다시마·먹띠알·가시오가피·산머루 등을 한방제재와 같이 최대 5년까지 숙성시켜 기능성분이 물과 잘 혼합되어 작물에 살포시 속효성으로 흡수되도록 하고 있다”고 노하우를 밝혔다.

배 대표는 농사에서 나온 수익금을 다른 곳에 쓰지 않고 대부분 재투자한다. 투자없이 고품질 배를 만들 수 없다는 것. 그는 “연간 2억원의 수입중 1억원 정도는 농장에 재투자를 한다”고 밝히고 “미생물을 넣는 것은 물론 기능성 배 연구를 위해 각종 해초류와 항암성분이 많이 들어 있는 산야초 등을 발효 후 숙성시켜 투입한다”고 설명했다. 판매는 걱정하지 않는다. 인터넷 정보화마을과 서울서부청과시장을 통해 배를 판매하는데 입소문을 타고 개별적으로 배를 주문하는 1000여명의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배 대표는 “배가 햇빛을 받으면 까맣게 되지만 비타민D등 영양분은 훨씬 높아지는 장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선호하지 않아 아직은 봉지를 씌우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영양가 높은 배를 먹을 수 있어 좋고 농민들은 비용절감을 할 수 있도록 조만간 봉지를 씌워 재배하지 않고 농사를 짓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이영주 기자 leeyj@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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