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원 토질 특성에 맞춰
관수·배수시설 구축해야
친환경에 기능성 더해
고품질 사과 생산 주목


경북 청송의 사과농장 산중농원은 8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산중농원 이호종 대표의 조부 때부터 과수업을 시작해 3대째 가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 대표가 처음부터 과수업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이 대표가 본격적으로 과수업에 뛰어든 것은 10여 년 전이다. 그 이전엔 대학에서 체육교육을 전공하고 고등학교 체육교사로 활동하는 등 과수업과는 다른 길을 걸어왔었다.

그래도 그는 어릴 때부터 항상 뛰놀며 함께했던 과수원을 언젠가는 가야할 곳으로 간직하고 있었고 10여 년 전 그 계획을 실행에 옮기게 됐다. 어릴 때부터 접했었고 부친과 조부께서 해 오던 것을 항상 보아온 그였지만 처음엔 그에게도 시련이 찾아왔다. 이 대표는 “처음에 무모하게 도전했다가 짧은 기간에 6000주에서 7000주의 사과나무를 죽이기도 했다”며 “흙에 대한 성질도 모르고 무작정 재배하면 되겠거니 했다가 실패를 경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실패가 경험이 돼 그는 이제 당당한 과수업계의 마이스터로 성장했다. 그의 성공노하우 속엔 항상 현장을 생각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배어있다. 그는 “주변에 사람들이 어떻게 사과를 잘 재배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물어보는 그 사람의 농장에 직접 가지 않고는 그 방법을 말할 수 없다”며 “모든 농장을 똑같이 보는 이론적인 학습보다 각 농장마다 토양의 특징 등 각 과수원의 특징에 맞는 재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호종 대표가 사과를 재배함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이 ‘땅’이다. 땅을 제대로 만들고 또 땅의 특성을 파악해 그에 맞는 관수와 배수 시설을 해야 한다는 것. 이 대표는 “자기 과원의 토질에 따라 물주는 시간과 양을 별도로 가져가야 한다”며 “내 밭의 성질을 스스로 찾아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기에 산중농원의 사과는 저농약 고효율 방제(IPM)를 해 친환경 농산물로 생산할 뿐만 아니라 기능성까지 더했다. 산중농원 사과는 전 생육기에 걸쳐 졸참나무에서 추출한 천연 식물 추출액을 사용하는 폴리페놀 재배법으로 생산된 사과인 것. 폴리페놀은 활성산소로 인해 DNA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고 세포구성 단백질 및 효소를 보호해 다양한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키워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호종 대표는 “칼슘 및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이 일반 사과에 비해 30%이상 함유된 기능성 사과”라며 “사과에 폴리페놀 성분이 기본적으로 존재하지만 이 기능성을 다른 사과에 비해 50% 이상 높게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호종 대표는 과수 생산의 80%를 차지하는 사과의 대부분을 홈페이지 회원을 통한 직거래를 통해 유통시키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전량을 직거래로 유통시키는 것이 이 대표의 목표이다. 이 대표는 “산중농원 홈페이지 회원이 800여명이 되고 이를 통한 거래 회원이 1만명을 넘어서고 있다”며 “처음에 맛을 보고 구입한 회원들이 입소문을 통해 크게 늘어나 이제는 이를 통한 직거래를 통해서도 충분히 유통량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꿈은 이제 시작이기도 하다. 조만간 주스와 식초 등 사과를 통한 가공업에도 진출할 계획이며, 산중농원을 가공과 체험이 어우러진 6차 산업화 모범 현장으로 만들 계획도 갖고 있다.

이 대표는 “경북농민사관학교의 지속가능한 농어촌개발 전문가 양성과정과 청송농업기술센터의 농촌관광아카데미를 다니는 등 가공과 체험을 통한 6차 산업을 모색하기 위해 여러 배움의 과정을 갖고 선진마을을 견학 다니기도 한다”며 “농촌이 살기 위해선 직거래가 활성화되고 가공과 체험, 관광도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씨는 “이런 농촌의 살맛나는 세상을 주도적으로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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