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식품은 많은 외국인들이 김치를 즐길 수 있도록 배추 대신 양파를 사용한 제품을 개발했다. 그 결과 해외박람회에서 피클 대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콘셉트의 김치 제품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배추가 아닌 양파로 김치를 만든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김치를 생산, 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김치생산업체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영주식품이다. 영주식품(대표 김상호)은 ‘봄나리 양파김치’라는 색다른 김치를 생산, 수출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배추 아닌 양파로 차별화
매운맛 줄이고 식초·설탕 사용
3년 장기보존 가능 기술 개발
일본·중국 본격 수출 박차 


경남 창녕에 위치한 영주김치는 1997년 봄나리라는 브랜드로 김치수출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화된 자동화시스템은 물론 HACCP(위해요소안전중점관리제도)와 식품안전경영시스템인 ISO22000, 품질경영시스템인 ISO9001 등을 연이어 획득하면서 1999년과 2000년 ‘경남도 농산물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수출 3년 만에 수출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곧 수출증대 한계에 봉착했다. 한국의 많은 김치업체들이 김치 수출을 시작한데다, 일본과 중국 업체들도 김치 시장에 뛰어들면서 수출확대는커녕 영주식품이 보유하고 있는 시장도 위협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치열한 수출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봄나리 양파김치다. 양파김치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배추가 아닌 양파를 주재료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김상호 대표는 “김치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한국 전통음식인 덕분에 생소해하거나 거부감을 갖는 외국인들이 상당히 많다”며 “이에 주재료를 세계 방방곡곡에서 재배, 쉽게 구할 수 있는 양파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영주김치가 위치한 창녕군이 한국 양파의 시배지인만큼, 신선한 양파를 대량 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도 한 몫 거들었다. 양념 또한 외국인 입맛에 맞도록 조정했다. 매운맛을 줄이고 식초와 설탕 등을 활용해 새콤달콤한 맛을 더했다.

이런 영주식품의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2011년 동경식품박람회에 참가해 양파김치를 첫 선을 보인 결과, ‘매운맛이 나는 색다른 피클’, ‘새콤달콤한 이색 김치’, ‘식욕을 돋우는 에피타이저’, ‘고기요리나 느끼한 서양요리의 맛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음식’ 등의 평가를 받으며 바이어들의 많은 수출문의를 받았다.

하지만 쉽게 물러지는 양파의 특성 때문에 맛을 유지하기 어려워 수출이 쉽지 않았다. 이에 영주식품은 3년간 장기보존이 가능한 양파김치 가공방법에 대한 기술개발에 나서 지난 2월 3건의 특허를 획득하게 됐다. 이 기술로 인해 양파김치는 보존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고도 6개월이라는 긴 유통기한을 확보하게 됐다. 이에 신선한 햇양파를 사용한 양파김치를 본격적으로 생산, 수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영주식품은 양파김치의 긴 유통기한을 확보하게 되면서 주요 수출국인 일본 외에도 다른 시장도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주력하고 있는 시장은 바로 중국이다.

김 대표는 “동경식품박람회에서 양파김치를 맛봤던 중국 바이어들이 그동안 꾸준히 수출 문의를 해왔다”며 “양파김치의 본격적인 생산이 가능해진데다 중국정부의 김치 수입위생기준 고시 개정 작업이 마무리 돼 발효만을 앞두고 있는 만큼, 중국시장 개척에 많은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2016 상하이 씨알차이나 참가를 계기로 양파김치가 중국에 활발히 진출할 수 있도록 현지 유통판로를 적극 개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영주식품은 1983년 설립된 김치제조업체로 약 9573㎡ 생산규모시설에서 매일 8톤 정도의 김치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대기업인 삼성(웰스토리)과 현대, 해군에 김치를 납품하며 건실한 김치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주식품은 배추·무를 비롯한 주재료와 고춧가루·마늘·양파 등 부재료까지 한국산 식재료를 고집하는 것도 장점 중 하나다. 최근에는 봉화와 창녕에 직영농장을 개설해, 올 하반기부터는 직접 관리한 안전한 농작물로 김치를 생산할 예정이다.

김효진 기자 hjkim@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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