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기홍 대표가 노스케이트 매장에서 쌀빵을 만들어 현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시식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쌀 소비량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자 정부에서는 쌀 소비촉진 캠페인은 물론 해외시장으로 수출까지 적극 독려하고 있다. 최근 한국산 쌀이 중국으로 120톤 정도 수출됐지만 대량 수출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실정이다.

오곡현미 쌀빵가루 미국 수출
LA 노스케이트 마켓서 유통
밀빵과 가격차이 7~10% 뿐
소비층 저변확대에 도움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경남도청와 산청군청, 효성식품영농조합법인(대표 강기홍)이 공동으로 노력한 결과 오곡현미 쌀빵가루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다. 효성식품은 오곡현미 쌀빵가루를 6월부터 매달 20톤씩 1년간 240톤·120만 달러를 수출할 예정이다. 수입업체는 미국 LA지역 라티노계 최대 마켓인 노스케이트 마켓이다. 노스케이트는 1980년에 설립해 42개의 자체 매장을 운영하며 연간 10억 달러의 매출 규모를 자랑하는 대형 유통 판매업체다. 이미 지난 4월 효성식품영농조합법인은 오곡현미 쌀빵가루 수출을 위해 노스케이트 글로벌 트레이딩과 수출입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번 의향서에는 제품 단가와 물량 등 세부사항은 서로 협의해서 결정하고, 3개월 이내 본 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출입 의향서는 지난 3월 28일부터 4월 8일까지 미국 노스케이프 마켓의 제빵 기술진을 대상으로 진행한 쌀빵 제조기술 교육과 시식 행사 결과로 이뤄졌다. 이 기간 동안 진행된 시식행사에서 오곡현미 쌀 빵을 접한 고객의 90% 이상이 좋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구매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고 한다.

강기홍 대표는 “오곡현미 쌀빵가루는 산청에서 생산된 쌀을 100% 사용해 미강(현미)·보리·옥수수 등을 혼합해 만든 제품”이라면서 “이 가루로 빵을 만들어 공급하는 시스템을 마련 중이며, 노스케이프에 제빵 제조기술과 레시피를 모두 제공한다”고 밝혔다.

오곡현미 쌀빵가루의 미국 수출 성사는 극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LA에서 지난해 6월 경남도청이 개최한 ‘농식품 비즈니스 상담회’에서 소개된 오곡현미빵을 접한 노스케이트 임원이 관심을 가지면서 수출상담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후 노스케이트 임직원들이 두 차례에 걸쳐 경남 산청에 위치한 효성식품 본사를 방문해 쌀빵가루 제조 공정 현장을 견학했다.

강기홍 대표는 “국내에서 쌀 가공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현미 쌀 바게트가 히트 치면서 현재까지 전국에 가맹점을 10호점까지 열었다”라면서 “하지만 수출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해외진출을 고민했는데 경남도청과 산청군의 도움으로 오곡현미 쌀가루를 수출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효성식품의 오곡현미 쌀빵가루는 제빵, 제과, 바게트용으로 구분해서 생산된다. 제과용 프리믹스는 쌀 70%에 미강·보리·옥수수 등 잡곡이 30%로 믹스한다. 그리고 바게트와 제빵용 프리믹스만 쌀과 미강·보리·옥수수 등 잡곡 비율을 줄이고 10~15%의 글루텐을 첨가한다. 프리믹스 비율은 쌀 품종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10여 년간 실패를 거듭하며 쌓은 노하우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개발한 효소로 발효 과정을 거쳐 밀 빵에 가까운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밀 빵과 가격 차이는 7~10%에 불과한 것도 소비층 저변확대에 도움이 클 것이라고 전망한다.

강기홍 대표는 “쌀과 잡곡만 활용하고 화학첨가제를 사용하지 않는 자연원료여서 새로운 상품을 기다리는 소비자 기호에 적합한 제품”이라면서 “미국 FDA에서 식품안전성 승인을 받은 만큼 앞으로 유럽, 일본, 멕시코 등 여러 나라로 진출할 예정이다. 더불어 중동, 동남아 수출까지 감안해 할랄 인증 절차까지 밟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동광·구자룡 기자 leed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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