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유통 유통제도
로컬푸드와 함께하는 세상 <12> 사회적협동조합 문턱없는세상마을 주민들이 이어온 문턱없는 밥집…오늘도 ‘빈그릇 싹싹’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서울 성미산마을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 문턱없는세상(문턱없는밥집)은 땅을 살리는 친환경·유기 농가의 판로 개척에 도움을 주고, 어려운 이웃에게 좀 더 건강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고자 탄생했다. 고영란 문턱없는밥집 대표는 마을 내 취약계층을 위한 먹을거리 프로그램을 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친환경농산물로 만든 비빔밥
남는 수익으로 이웃돕기 
소외계층과 음식 나눔 실천

육수 낸 재료도 조림용으로
버리는 식재료 없도록 활용
‘빈그릇 운동’으로 환경도 생각


“오랜만에 오셨네요. 얼굴이 좋아졌어요.” 고영란 ‘문턱없는밥집’ 대표가 식당을 찾은 한 손님에게 인사를 건낸다. 손님이 식사를 하는 동안 그는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이 손님이 낸 밥값은 9000원. 소박한 한식 밥상이지만, 모두가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건강한 음식이다. 무엇보다 이렇게 낸 밥값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밥값으로 다시 쓰여 그 의미를 더한다. 사회적협동조합 문턱없는세상이 운영하는 ‘문턱없는밥집’에서는 이러한 먹거리 공동체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 문턱없는세상(문턱없는밥집)은 2007년 처음 문을 열었다. 독일의 ‘경계없는식당’에서 모티브를 얻어 우리나라에도 어려운 이웃들이 형편껏 돈을 내고 식사할 수 있는 곳을 만든 것이다. ‘문턱없는밥집’은 서울의 대표적인 마을공동체로 알려져 있는 성미산마을에 위치해 있다. 한때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마을주민들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지금껏 ‘문턱없는밥집’이 이어져 오고 있다. 

고영란 대표는 “땅을 살리는 일은 인간뿐만 아니라 토양,동식물 등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가 공존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문턱없는밥집’이 시작됐다”며 “도중에 어려운 고비도 있었지만 마을주민과 그간 식당을 이용하던 사람들이 마을에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함께 힘을 모아 2013년 사회적협동조합 문턱없는세상(문턱없는밥집)이 재탄생 했다”고 전했다. 

지금껏 ‘문턱없는밥집’은 세 가지 원칙 아래 운영 돼 왔다. 첫째는 친환경 농가들의 판로를 지원하는 일이다. 건강한 먹거리가 도시민들에게 공급되도록 변산공동체와 홍성유기농영농조합, 두레생협, 한살림 등과 인연을 맺고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을 공급받아 음식을 만들고 있다.  

둘째는 소외계층을 위한 음식 나눔으로, 음식을 통해 공동체를 유지하고 활기를 되찾기 위함이다. 이에 ‘문턱없는밥집’은 친환경 농가들로부터 공급받은 농산물로 비빔밥을 만들어 판매하고, 여기서 남는 수익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한다. 매장에는 이렇게 만든 비빔밥이 9000이라고 쓰여 있지만, 더 내는 사람도 있고, 형편에 맞게 조금 덜 내는 사람도 있다. 

셋째는 ‘빈 그릇 운동’을 펼치는 것이다. 쉽게 말해 농민들이 땀 흘려 생산한 식재료를 알뜰하게 조리해 남김없이 먹자는 것인데, 육수를 낼 때 쓰인 재료도 조림용 반찬으로 만들어 먹는 식이다. 이를 통해 먹거리의 소중함과 환경의 중요성을 잊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작은 실천들을 이어가고 있다. 

고영란 대표는 “과거보다 친환경 먹거리는 늘어났지만 아직 주변에는 이를 쉽게 접할 수 없는 환경에 처한 사람이 많다”며 “이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농민들의 노고를 생각해 쌀 한 톨 남기지 않고 빈 그릇을 만들어 환경도 지키는, 말하자면 ‘먹을거리 문화운동’을 펼치는 것이 우리의 공동 목표”라고 강조했다. 

특히 고 대표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지원사업’이 이러한 운동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그는 “사업수익만으로는 식당 운영이 어렵기 때문에 여러 공모사업에 참여를 하는데, 보통은 먹거리가 왜 중요한지부터 설명을 해야 한다”며 “하지만 이번 로컬푸드 지원사업은 우리의 사업 목표와 정확히 맞아 떨어져 좀 더 내실 있는 사업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문턱없는밥집’은 소외계층에게 좀 더 많은 음식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고, 지난 추석엔 1인 독립생활자들을 모아 송편빚기 및 반찬 만들기 강좌를 실시했다.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의 건강을 돌볼 수 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여기에 11월까지 음식만들기 강좌와 김장만들기 행사도 추가로 계획하고 있다. 

고영란 대표는 “우리가 항상 음식을 먹더라도 이 식재료가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고, 정크푸드를 소비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며 “로컬푸드를 활용한 요리강좌를 통해 오염된 식생활에서 벗어나는 것은 물론 우리가 먹는 음식이 어디서 오고 또 어떻게 소비돼야 하는지를 알게 되는 계기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한다. 또 “예전에는 혈연으로 이뤄진 공동체였다면 이제는 사회적, 경제적, 환경적인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고민하는 공동체가 활성화되길 바란다”며 “로컬푸드를 통해 얼굴 있는 먹거리를 나누고 그 속에서 지속가능한 밥상 공동체가 형성돼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고영란 대표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취약계층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더욱 움츠려 있는 만큼 향후 마을공동체와 함께 취약계층 먹을거리 프로그램을 강화해 마을 내 돌봄공동체가 활기를 띨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저작권자 © 한국농어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관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