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자 잇는 ‘한국형 푸드어셈블리’ 정착 꿈꿔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한국판 푸드어셈블리 사업을 구축하고 있는 이혜경 로컬호스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이 사업을 주도하는 워킹맘 작업장에서 사업의 성공적인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마을일꾼’ 로컬호스트 중심
건강한 재료, 좋은 먹거리 연결

농식품 시민들 관심 유도하고
산지는 생산에 주력할 수 있게
소농 조직화 역할도 든든


2011년 프랑스에서 시작된 ‘푸드어셈블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한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으로,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 로컬푸드와 같은 좋은 먹거리를 연결해주는 ‘사람(호스트)’이 있다는 것이 주요 특징이다. 유럽에선 이미 푸드어셈블리가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아나가고 있다. 프랑스 푸드어셈블리 공동창업자인 마크 데이비드 촉론은 3년 전 내한, ‘푸드어셈블리를 통해 매주 유럽 전역 1200여개 공동체에서 8000명의 생산자와 17만명의 소비자들을 잇는 장터가 열리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이 푸드어셈블리의 한국형 모델을 만들려는 시도가 광주광역시 사회적기업인 (주)워킹맘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워킹맘은 지역 농산물을 중심으로 ‘정직하고 건강한 안심 먹거리’를 만들어 내는 여성 주도의 사회적기업이다. 워킹맘이라는 업체명답게 맞벌이 가정 워킹맘을 중심으로 1인 가구, 직장인 등에 반찬 배송, 도시락, 출장뷔페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박지선 워킹맘 대표는 “이제 먹는다는 것은 단순히 배고픔을 충족시킨다는 것을 넘어서고 있다. 우리가 먹는 음식을 누가 어디서 생산했는지, 환경과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워킹맘도 바쁜 도시인들에게 한 끼를 때우는 것이 아닌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이용해 좀 더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로 먹거리를 제공하자는 맘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워킹맘은 광산구가 도농 복합도시인 점에 착안해 ‘로컬푸드 기반 사회적모델 발굴지원사업’으로 ‘미향(味鄕) 광주 푸드어셈블리 구축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역 생산자는 자신이 피땀 흘려 재배한 농산물 가치를 좀 더 인정받고, 소비자들은 구매하는 먹거리의 제대로 된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중간자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였다. 

박지선 대표는 “소비자 삶의 질이 높아지며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같이 상승하고 있고, 이는 로컬푸드가 우리 사회에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며 “다만 현재 직매장 중심의 로컬푸드엔 아쉬움도 있다. 생산자들은 직접 농산물을 가져와야 하고, 장터의 경우 온종일 매장을 지키는 가운데 반품에도 신경 써야 하며, 소비자들도 더 다양한 먹거리 정보를 제공받기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이런 고안 속에 광주 푸드어셈블리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 특히 광산구는 도농 복합도시로 푸드어셈블리 사업을 하기 적합한 지역”이라며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중심에 로컬호스트를 양성해 이들이 시민들에게 지역에서 생산된 농식품의 관심을 유도하고, 산지와 가공업체 등에겐 해당 생산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워킹맘이 주도해 추진되는 광주 푸드어셈블리는 생산자 거버넌스와 소비자 거버넌스가 있고 이를 연결해주는 유통·공공 거버넌스인 ‘푸드어셈블리 플랫폼’이 있다. 이 플랫폼에 온라인 플랫폼(또봄마켓)과 로컬호스트가 있다.

이 역할을 할 이혜경 로컬호스트는 “기존 온라인 마켓이나 로컬푸드 직매장 등과 다른 게 푸드어셈블리엔 중간에 사람(로컬호스트)이 있다는 것”이라며 “로컬호스트가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과 가공품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려주면서 해당 마을 등에서 오프라인 마켓도 열며 생산자와 소비자를 좀 더 가깝게 하는 역할을 한다. 로컬호스트들이 마을일꾼으로 성장하면 자연스레 일자리 창출도 도모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푸드어셈블리 생산자 거버넌스엔 소농이 중심이 돼 있어, 소농을 조직화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혜경 로컬호스트는 “지역 소농들은 농산물을 생산해 내기만도 벅차다. 이들이 직접 농산물을 출하하고 판매하는 건 너무 어렵다”며 “푸드어셈블리는 소농들이 생산에 전념하면서 이들이 생산한 농산물이 얼마나 가치 있는 것인지를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푸드어셈블리와 로컬호스트를 통해 개별 소농들이 조직화하는 자리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시스템 구축을 마무리 짓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며 “이제 시작단계이지만 한국형 광주 푸드어셈블리를 제대로 구축해, 푸드어셈블리가 로컬푸드의 새로운 축으로 자리 잡아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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