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마다 담근 신선한 김치로 ‘입맛 쑥 건강 쑥’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임창미 행복한밥상협동조합 대표(사진 가운데)가 취약계층에게 전달할 음식을 소개하고 있다. 임 대표가 들고 있는 음식은 화성시 농가들이 생산한 버섯으로 만든 불고기버섯전골로, 각 가정에서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된다.

배추김치 위주 김장철 벗어나
제철 채소로 먹을 만큼만 담아
다양한 맛에 독거노인 호응

취약계층 가정에 반찬 제공
어린이들 직접 요리할 수 있게
간식키트도 만들어 큰 인기
자연스레 농산물에 관심 생겨


‘연말에만 하는 김장김치 전달식은 그만!’ 행복한밥상협동조합(경기도 화성 소재, 이하 행복한밥상)이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 계절에 맞는 김치를 전달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왜 소외된 이웃에게 보내는 김치는 연말에만 전달해야 하지’라는 임창미 행복한밥상 대표의 물음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철따라 나는 지역 농산물로 김치를 만드니, 받는 사람도 좋고, 지역 농가도 함께 웃는다. 로컬푸드로 김치와 각종 반찬을 만들어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있는 행복한밥상을 찾았다. 

행복한밥상은 2013년 설립됐다. 임창미 대표가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교육에서 만난 이들과 창업아이템으로 반찬가게를 생각한 것이 계기다. 각자 반찬가게를 차린 후 함께 모여 메뉴와 레시피를 고민을 하다 보니 협동조합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임창미 행복한밥상 대표는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원재료를 어디서 받아야 할지, 반찬 담는 용기는 어떻게 공동구매 할지를 매일 고민했다”며 “주변에서 이런 활동이 협동조합과 다르지 않다고 얘기해 행복한밥상협동조합을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이후 행복한밥상은 HACCP 인증을 받는 등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해 김치와 반찬류 150여가지 품목을 만드는 전문 식품업체로 성장해 나갔다. 사업이 알려지다 보니 화성시 관내 취약계층에 도시락을 공급하거나 유치원·초등학교 등에서 고추장만들기, 김치만들기 등 체험교육을 진행하는 일도 점차 늘었다. 

이러한 배경에 행복한밥상은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가 진행하는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발굴지원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독거노인이나 어린이들에게 좀 더 건강한 식사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특히 김장철이 되면 취약계층에 김치를 전달하는 일이 많은데, 김치 제공이 김장시기에만 치우쳐 있다 보니 제철에만 먹을 수 있는 신선한 김치를 전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임창미 대표는 “연말에 어르신들에게 주는 김치는 한 번에 주는 양도 많고, 대부분이 배추김치라 좀 더 다양한 김치를 맛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며 “제철 채소로 적당히 먹을 양 만큼만 만들어 정기적으로 김치를 드리다 보니 어르신들이 너무 만족해 하신다”고 말했다. 
여기에 행복한밥상은 취약계층 가정에 반찬 및 간식 키트를 제공하는 사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인스턴트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어린이들에게 로컬푸드로 만든 건강한 반찬을 제공하는 한편, 집에서 간단한 요리를 직접 할 수 있도록 간식 키트를 제공해 먹거리와 식재료의 중요성을 알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행복한밥상협동조합 조리실에서 요리 키트를 만들고 있는 모습.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로컬푸드로 만드는 요리 키트의 인기가 높다.

지역 내 학부모와 어린이들의 만족도는 크다. 특히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각 가정으로 전달된 간식 키트가 성장기 어린이들의 영양과 여가시간을 매워주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임창미 대표는 “반조리 상태의 간식 키트가 가면 직접 요리를 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 주곤 한다”며 “단순히 음식만 제공하는 것 보다 직접 만들며 흥미도 느끼고, 음식에 쓰이는 농산물이 어떤 것인지를 알 수도 있어 자연스럽게 식생활 교육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쓰이는 농산물은 모두 화성시 관내 로컬푸드 매장에서 구입한다. 로컬푸드 매장을 돌며 제철에 많이 나는 농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데, 열무가 많이 나면 열무김치를 담그는 식이다. 생산농가는 제철에 많이 나오는 농산물을 판매해 좋고, 어르신과 아이들은 신선한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맛볼 수 있어 좋다. 

임창미 대표는 이러한 사업이 각 지역별로 확산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는 “이런 사업을 더 확대하고 싶지만 취약계층에게 제공하는 한 끼 식사 단가가 정해져 있어 아쉬움도 있다. 로컬푸드 기반 사회적모델 발굴지원사업이 끝나더라도 힘이 되는 만큼 제철김치 배달사업과 간식키트 전달 사업은 이어갈 생각”이라며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로 반찬과 김치를 만들어 이를 다시 로컬푸드 매장에서 판매하고, 취약계층에게는 좀 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이 사업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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