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 아이들 같이 돌보며, 로컬푸드 가치도 높여갑니다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같이돌봄 협동조합 박공희 이사장과 정홍원 센터장, 신재교 역촌동주민자치회장(사진 왼쪽부터)이 로컬푸드 먹거리 프로그램에 쓰일 재료들을 놓고 이야길 나누고 있다. 이들은 지역 내 로컬푸드가 확산되면 아이는 물론 어르신 돌봄 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공동주택 주민들 공동육아
전문적인 돌봄 프로그램 지원

‘은평로컬푸드마당’도 조직
전통음식 강사 초청 주민교육
실습 재료는 직거래 통해 구입
건강한 먹거리 확산에 힘써

“농산물 잠깐 팔아주는 식보다
지속적 도농관계 맺는 게 중요”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면서 아이 돌봄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 은평구에 위치한 같이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이러한 사회적 흐름에 맞춰 주민들이 공동으로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은평로컬푸드마당’이라는 주민 자치 조직을 만들어 공동 돌봄 서비스에 로컬푸드를 접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믿고 맡길 수 있는 돌봄 서비스에 안전한 먹거리까지 더하고 있는 같이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을 찾았다. 

같이돌봄 사회적협동조합은 지역 주민들이 공동으로 아이들을 돌보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역 내 공동주택에서 유휴공간을 리모델링해 공유돌봄놀이터를 조성하고, 주민들이 돌보미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에 같이돌봄에는 돌봄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거나 교육컨설팅을 해줄 수 있는 전문가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박공희 같이돌봄 이사장은 “요즘 돌봄 문제가 부각되는데 비용 문제도 있지만, 믿고 맡길 곳을 찾는 것도 중요해 지고 있다”며 “공동주택 주민들이 함께 자녀들을 돌보게끔 하고 이를 위한 전문적인 돌봄 프로그램 등을 지원하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활동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발굴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박공희 이사장은 “건강먹거리, 안전먹거리의 중요성은 더 말할게 없지만 아이들에겐 더욱 중요한 문제로 다가온다”면서 “돌보미로 활동하는 주민들이 먹거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돌봄 활동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해 사업을 신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역촌동 주민자치회 주민들이 로컬푸드를 활용해 전통음식 만들고 있는 모습.

이와 함께 같이돌봄은 사업이 더 활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서울 은평구 역촌동주민자치회와 함께 ‘은평로컬푸드마당’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참여 주민들은 토종천연발효전문가인 정현선 강사로부터 전통음식에 대한 교육을 받는 등 로컬푸드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돌봄 서비스는 물론 지역사회 전체에 건강한 먹거리가 확산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로컬푸드 프로그램을 주관해 진행한 정홍권 같이돌봄 센터장은 “주민들 반응이 너무 좋다. 전통음식에 대해 몰랐던 사실이나, 잘못 알고 있었던 사실을 깨우칠 수 있었다고들 한다”며 “특히 아이들 간식 제공을 위해 쌀요거트와 쌀빵을 만드는 실습을 하고 시식을 했는데 모두 맛있다고 평가해 마을사업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먹거리 만들기 실습에 쓰이는 재료는 직거래로 농가에서 구입하거나 경기도 파주나 포천 등 인근 로컬푸드 매장에서 구입하고 있다. 정홍권 센터장은 “아직 서울 시민들에겐 로컬푸드란 개념이 생소한 것이 사실인데 이번 기회로 인해 주민들이 로컬푸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된 것 같다”며 “이 지역엔 매장이 없어 가장 가까운 로컬푸드 매장에서 직접 재료를 골라 사오는데, 주민들이 재료의 신선함이 다르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것에 주민들은 큰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신재교 역촌동주민자치회장은 “주민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들이었는데 혜택을 받고 있는 것 같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주민들이 배운 만큼 주변에 로컬푸드와 우리 먹거리를 알리는 일에 첨병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역촌동은 가평 조종면과 영월 김삿갓면, 괴산 불정면과 자매결연을 맺고 농장 체험 등을 하고 있는데 이번 기회로 주민들이 농업과 농촌, 우리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이돌봄은 지역에서 로컬푸드가 확산되면 아이 돌봄은 물론 어르신 돌봄 등에 좀 더 건강한 먹거리가 확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공희 이사장은 “도농교류 활동이 일어나고 있지만 농산물을 잠깐 팔아주는 식보다는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로컬푸드 활동이 도시와 농촌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로컬푸드를 활용한 먹거리를 만들며 주민들이 식재료를 공동구매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매월 마지막 주에는 장터를 열어 공동구매한 물건을 찾아가면서 또 다른 농산물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로컬푸드를 사용해 음식을 만드는 일까지 확장해 주민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며 “이런 활동이 잘 정착되면 도시 소비자와 농부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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