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청장년층 건강 집밥 프로젝트…로컬푸드로 차려 ‘입맛에 딱’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인천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이 인천 미추홀구 식생활배움터에서 로컬푸드를 활용한 건강 집밥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 인천 단기쉼터 청소년들이 로컬푸드를 활용한 집밥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다.

식재료 선택 시 고려할 점부터 
건강한 식생활 유지 등 교육

인스턴트 길들여진 소비층
먹거리 소비 패턴 바꾸고 
양성 인력은 ‘집밥플래너’ 활동
“생산·소비자 통로 역할 기대”

‘강화시골섬쌀라면’ 펀딩도 진행

인천광역시 미추홀구 식생활배움터에서는 요즘 맛있는 냄새가 난다. 인천로컬푸드생산자협동조합(이하 인천로컬푸드)이 주부와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로컬푸드를 이용한 건강 집밥 차리기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에 참여한 이들은 먹거리를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 건강한 식생활 습관은 무엇인지를 배우며, 로컬푸드가 갖는 사회적 가치를 알아가고 있다. 인천로컬푸드는 이러한 교육이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을 하며, 인천의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라 기대한다. 

지난달 26일 미추홀식생활배움터에서는 10여명의 청소년들이 식품 첨가물에 대한 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이들은 여러 사정으로 주거가 불안정해 단기쉼터에 머무르는 청소년들이었다. 평소 즐겨 먹던 식음료에 대한 이야기여서 그런지 모두 귀를 세우고 수업에 열중했다. 이어진 실습시간에서는 인천 관내에서 생산된 로컬푸드를 이용해 직접 요리를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강의를 진행한 식생활교육인천네트워트 백남정 상임대표는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 먹거리 선택 시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가르치고 있다”며 “특히 이번 교육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가정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가공식품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는 환경으로,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육 결과도 만족스럽다. 처음 교육 때보다 직접 만든 요리에서 파프리카 등 채소를 남기는 비율이 훨씬 낮아졌다. 식습관에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약칭 건강집밥 프로젝트로 불리는 이번 교육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주관하는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지원사업’에 선정돼 이뤄졌다. 사업을 기획한 권순실 인천로컬푸드 이사장은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져 있는 요즘 소비자층의 먹거리 소비 패턴을 바꾸고, 이를 통해 인천 관내 소농들이 농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생협전국연합회장으로도 활동했던 권순실 이사장은 “식생활교육 활동을 하다 우연히 생산자협동조합 이사장을 맡게 됐다. 인천이라고 하면 대도시라고 생각하지만 강화군과 옹진군이 있고, 계양구와 서구, 남동구 등에도 녹지가 꽤 있는 편”이라며 “인천 시민들에게 로컬푸드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이들이 지속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기획했다”고 전했다.

이에 인천로컬푸드는 주부와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건강집밥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건강한 먹거리의 선택 기준은 무엇인지, 건강한 밥상을 만들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가르치고 있다. 무엇보다 이렇게 양성된 교육생들은 ‘집밥플래너’로 활동하며 인천 로컬푸드를 시민들에게 알려나가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순실 이사장

권순실 이사장은 “먹거리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로컬푸드 식농교육을 집중적으로 실시한다면 이들이 로컬푸드 핵심 소비층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인천 시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며 인천의 지속가능한 먹거리 체계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인천로컬푸드 조합원은 총 40여명. 인천e몰과 공공기관, 어린이집 등에 친환경 농산물 및 쌀을 납품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강화 유기농 쌀로 만든 ‘강화시골섬쌀라면’을 개발, 판매 중으로 네이버 해피빈 펀딩에도 참여해 목표금액을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권 이사장은 “앞으로는 소비자 요구를 생산에 반영하는 것이 추세로, 이를 어떻게 잘 반영하느냐에 따라 생산자가 오래 농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다고 본다. 내실 있는 사업을 통해 조합을 지속가능하게 만들어 생산자와 소비자가 만나는 통로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며 “이번 건강 집밥 프로젝트도 단순히 교육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생산자와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권순실 이사장은 도시형 로컬푸드 매장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그는 “대부분의 로컬푸드 매장이 농가가 직접 물건을 놓고가는 형태인데, 대도시 매장은 그럴 수가 없는 환경”이라며 “소비자들이 몰려 있는 대도시에 로컬푸드 매장이 활발히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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