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농장 운영 돕는 ‘농부 매니저’, 교육 협동조합 통해 길러내죠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로컬푸드교육센터 품이 지난달 8월 27일부터 농부매니저 양성과정 교육에 들어갔다. 유성푸드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첫 수업에서 교육생들이 윤병선 건국대학교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농사만 잘 짓는 농민들 도와
체험농장 소득 높이는 게 목표 
청년·경단녀·시니어 등 참여
새로운 일자리 창출 장점도

올해 ‘치유농장’ 5개 운영 추진
로컬푸드 요리 콘텐츠 개발 등
지역농산물 소비활성화 기대
치유 넘어 분야까지 확대할 것

협동조합이라고 하면 보통 생산이나 소비 활동을 위해 조합원들이 모인 공동체라고 생각하지만, 교육이나 복지,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협동조합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곳이 많다. 그중에서도 로컬푸드교육센터 ‘품’은 ‘농부 매니저’ 양성을 위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 협동조합이다. 이렇게 양성된 ‘농부매니저’는 로컬푸드를 기반으로 한 치유체험농장 등을 만드는데 조력자 역할을 하게 되며, 이는 지역 일자리 창출과 농가소득 증대, 로컬푸드 소비 활성화로 이어진다. 농부들의 매니저를 양성하고 있는 로컬푸드교육센터 품을 찾아 이들의 활동을 살폈다.
 
지난 8월 27일 유성푸드통합지원센터 교육장엔 10여명의 교육생들이 모였다. 로컬푸드교육센터 품 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농부매니저 양성과정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경력단절 여성부터 청년, 시니어까지 다양한 층을 이루고 있다. 

교육에 참여한 한 퇴직 공무원은 “은퇴 후 지역에서 텃밭을 가꾸다가 ‘농부 매니저’ 교육을 한다는 얘길 듣고 참여하게 됐다”며 “농부매니저로 활동하며 사회에서 쌓은 경력을 활용해 농가를 돕고, 지역 내에서 건강한 먹거리가 많이 소비되도록 역할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로컬푸드교육센터 품은 로컬푸드 등 먹거리에 대한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협동조합이다. 한선희 품 협동조합 이사장은 “10여 년 전 일본에서 생활하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겪었고, 안전한 먹거리를 찾아 농산물 직판장을 다닌 경험이 있었다”며 “이후 한국으로 들어와 우연히 로컬푸드 활동가 양성과정에 참여했는데, 교육을 받다보니 그런 직판장이 로컬푸드 개념으로 운영되는 것이였구나를 알게됐다”고 말했다.

로컬푸드의 중요성을 알게 된 한선희 대표는 이후 대전지역 로컬푸드 운동에 참여하다 교육 분야에 특화된 일을 하고 싶어 2018년 로컬푸드교육센터 품을 만들었다. 그간 품 협동조합은 대전 유성구를 중심으로 어린이도시텃밭학교, 바른먹거리 학교교육 등을 진행하며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는데 주력해 왔다.

특히 올해부터는 지역 농가들이 체험농장을 보다 수월히 운영할 수 있도록 ‘농부 매니저’를 양성하는 일을 시작했다. 한선희 대표는 “매니저는 연예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죠. 요즘 많은 농가에서 체험농장을 운영하는데 사실 농민들은 농사 전문가이지, 체험농장 전문가는 아니까 이들을 돕는 전문 매니저가 필요하다”며 “지역의 청년이나 경력단절 여성, 시니어 등을 대상으로 체험농장 운영을 돕는 농부 매니저를 양성해 활동하게 한다면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고 농가는 전문 매니저를 통해 소득을 높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우선 품 협동조합은 치유체험농장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농장 체험활동이 치유를 위한 활동에 가장 가깝다는 생각에서다. 한 대표는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대형화, 글로벌화가 안겨주는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며 “이러한 위기가 로컬푸드와 같은 지역 내 먹거리 유통체계의 중요성은 물론 지역 내에서 힐링하고 치유할 수 있는 공간 확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해는 농부 매니저를 양성해 지역 내 5개 농장에서 치유체험농장을 만들어 운영해 볼 예정이다. 이들 농장에서는 농부 매니저와 함께 로컬푸드 농산물을 활용한 요리 등 각종 치유 체험 콘텐츠를 개발한다. 치유체험농장을 방문한 소비자들은 이를 통해 힐링과 치유를 경험하며 로컬푸드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이는 다시 로컬푸드의 생산과 소비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것이 한 대표의 생각이다. 

한선희 대표는 “농부 매니저를 통해 치유체험농장 활동이 잘 정착되면 다양한 분야까지 체험농장 범위를 넓힐 수 있는 농부 매니저를 양성해 나갈 예정”이라며 “또 이 같은 농부 매니저들이 많이 양성되면 하나의 플랫폼을 통해 각각의 농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매니저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농부 매니저가 양성되면 지역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도 만들어지지만 무엇보다 지역 농가들을 튼튼하게 유지시켜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지역에서 로컬푸드와 같은 건강한 먹거리가 확산해 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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