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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푸드와 함께하는 세상 <6>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밥 주는 복지가 아닌 우릴 위한 밥상…‘동네부엌 활짝’ 열렸다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건강한농부협동조합 김현미 이사(사진 왼쪽)가 ‘동네부엌 활짝’에서 한울중학교로 배달할 반찬 꾸러미를 포장하고 있다. 반찬 꾸러미를 통해 학생들은 보다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 받는다.

서울 금천구 도시농부들 모여
주민 건강 먹거리·식생활 고민

농산물 직거래 ‘화들장’ 열고
‘동네부엌 활짝’서 먹거리 나눠
케이터링·도시락·반찬 사업도
수입금 일부 ‘어린이식당’ 운영

“텃밭 일구고 그 농산물로 요리
교육과정 지역 운동으로 확대”


‘밥을 주는 복지가 아니라 나를 위한, 우리를 위한 밥상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건강한농부사회적협동조합(이하 건강한농부)이 ‘동네부엌 활짝’을 운영하는 이유다. 서울 금천구 도시농부들이 모여 만든 건강한농부는 지역 주민들에게 건강한 먹거리와 식생활을 누리를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다. 2014년 출자금으로 트럭 한 대를 구입, 활동을 시작한 건강한농부. 이들은 이제 도시농업을 넘어 지역사회의 먹거리 체계를 고민하며 주민들의 삶 속에 뿌리내리고 있다. 

건강한농부는 금천구 금나래중앙공원 커뮤니티센터를 위탁 운영하면서 매주 화요일 농산물 직거래장터인 ‘화들장’을 열어왔으며, 현재는 ‘동네부엌 활짝’을 운영하며 로컬푸드, 직거래 농산물을 이용한 케이터링, 도시락, 반찬 판매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또 수익금의 일부는 초등학생 누구나 저녁식사를 2000원에 먹을 수 있는 ‘어린이식당 튼튼’을 운영하는데 쓰고 있다. 

김현미 건강한농부 이사는 “텃밭을 일구고 그 농산물을 이용해 요리를 하며 교육 커리큘럼을 만들어 지역 운동으로 확대해 나가는 활동을 하고 있다”며 “먹거리에 대한 이슈를 지역사회에 던지려면 도시농업만으로는 약하고 사람들을 모이게 하는 직거래 장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화들장’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화들장은 이름처럼 화들짝 놀랄만한 성과를 거뒀다. 커뮤니티센터에 있는 부엌 공간을 활용해 청년과 어르신, 다문화 가족과 주부 등 여러 계층을 대상으로 먹거리 프로그램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또 직거래 농산물을 판매하는 농부들을 위해 만든 점심이, 주민들의 요구로 확대돼 화들장이 열리는 날에는 200여명이 줄을 서 점심식사를 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김현미 이사는 “도시농부가 생산한 로컬푸드와 직거래 농산물로 만든 점심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해 모두가 만족했다”며 “주민 한 분은 ‘매번 자식 입맛, 손주 입맛에 맞는 밥을 먹고, 나를 위한 밥상이 없었는데, 여기 와서 내 입맛에 맞는 밥상을 받는다’고 해 공짜로 밥을 주는 것만이 복지가 아니라, 이런 것이 우리 지역사회에 필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은 자연스럽게 ‘동네부엌 활짝’을 열게 했다. 활짝 열린 부엌답게 지역 내 도시농부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이를 다시 지역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열린 공간이다. 코로나19로 활발한 사업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그간 화들장을 이용해 온 주민들이 도시락이나 반찬을 이곳에서 주문하고 있다. 

최근엔 ‘동네부엌 활짝’에서 만든 반찬이 인근 한울중학교 학생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이른바 꾸러미 반찬으로 코로나19로 학교에서 식사를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제공되고 있다. 김밥이나 샌드위치처럼 간단한 간식으로 제공할 법도 한데 지역사회에서 건강한농부의 활동을 본 한울중학교 선생님이 내린 결정이다.

건강한농부협동조합 김현미 이사(사진 외쪽)이 ‘동네부엌 활짝’에서 만든 반찬 꾸러미를 한울중학교 이명남 선생님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명남 선생님은 그동안 건강한농부가 펼쳐온 로컬푸드 운동을 보고 반찬 꾸러미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

이명남 한울중학교 안심교육부장은 “화들장을 할 때부터 건강한농부의 활동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마음 놓고 반찬 꾸러미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며 “재료도 믿음직하고 맛도 보장돼 있다는 걸 알았기에 시작했지,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시작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한농부가 로컬푸드를 통해 지역사회 먹거리를 고민해 온 노력이 차츰 빛을 발하는 것이다. 김현미 이사는 “학교에 들어가는 음식은 사실 공급 실적도 있어야 하고, 여러 기준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까다롭다. 우리는 김치를 우리가 만들어 공급하는 일이 자랑스럽지만 영양사들은 HACCP 적용을 받은 공장 김치가 아니면 깜짝 놀란다”며 “하지만 화들장을 통해 형성된 관계가 신뢰로 이어지며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건강한농부와 같은 사회적 모델이 각 지역에서 성장해 나가고 이들이 지역 먹거리 공급체계의 거점역할을 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김현미 이사는 “지난 1학기 농산물 꾸러미를 공급할 때도 우리와 같은 협동조합을 잘 활용하면 학생들에게 더욱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자체 별로 이러한 사회적 모델을 거점화해 활용한다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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