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 속 로컬푸드 단단히 뿌리내려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자 설립된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이 마을공동체로 자리 잡아나가면서 인근 산지에서 생산되는 로컬푸드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먹거리 문화까지 개선해나가고 있다. 왼쪽 사진은 위스테이협동조합 이상우 상임이사(좌)와 김양희 조합원(다함께돌봄센터장·가운데), 김정원 CB 위원장(우)이 함께 하는 모습.

협동조합형 아파트 마을공동체
조합원 주거환경 안정되면서
건강한 먹거리에 더 많은 관심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동에 위치한 ‘위스테이별내’는 협동조합형 공공임대 아파트로, 사회적경제를 고민하던 사람들이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자 협동조합(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을 만들어 탄생했다. 정부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 일환으로 추진된 위스테이별내는 설계부터 조합원들이 공간을 함께 꾸몄고, 올 8월 491세대가 입주를 마치며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마을공동체가 형성됐다. 이런 마을공동체에 최근 로컬푸드 바람이 불고 있다. 주거문화와 함께 먹거리문화가 바뀌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위스테이별내 아파트는 협동조합형 마을공동체입니다. 마을공동체 안에서 소비체계가 일어나기 때문에 이제 건강한 먹거리, 로컬푸드를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위스테이별내사회적협동조합(이하 위스테이협동조합) 김정원 CB(커뮤니티비지니스)위원장의 말이다. 

위스테이별내는 ‘집’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지 않고, 내가 부담할 수 있는 돈으로 살아갈 수 있는 아파트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2017년 위스테이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지난 3년의 시간 동안 조합원들이 모여 주거 공간 설계에 참여하는 한편 소모임 활동을 하며 주민 간 마을공동체 관계를 맺어 왔다. 

이런 이유로 입주를 마친지 몇 개월 지나지 않았지만, 위스테이별내 아파트 광장에선 이곳 아이들이 축가를 부르며 주민 결혼식이 열릴 만큼 새로운 마을공동체 모델이 만들어졌다. 

김정원 CB위원장은 “위스테이별내는 국내 최초의 협동조합형 아파트 마을공동체이자,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며 “이 안에서 조합원들은 안정된 주거를 통한 일상을 갖게 되고, 이 일상에서 만들어지는 첫 번째 일이 좋은 먹거리를 소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위스테이협동조합은 아파트 앞 상가 건물에 약 90㎡ 규모의 로컬푸드 직매장 ‘협동상회’를 열려고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양평로컬푸드협동조합, 생협 등과 로컬푸드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남양주시 인근 농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갈 예정이다.

김정원 CB위원장은 “저렴한 임대료로 주거환경이 안정되면 그만큼 가처분소득이 늘어나는 것이다. 이러한 가처분 소득이 건강한 먹거리체계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며 “더욱이 위스테이별내 주민들의 연령대 비율을 보면 30~40대가 70%에 육박하는데 아이들이 있는 학부모 입장에선 먹거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이러한 수요에 반응해야 한다는 생각에 로컬푸드 직매장을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위스테이협동조합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로컬푸드 장터.
위스테이협동조합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는 로컬푸드 장터.

인근 주민 대상 장터 열고
로컬푸드 코디 양성도
‘좋은 지역 먹거리’ 확산 앞장


여기에 위스테이협동조합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지원사업’을 통해 마을공동체 속 로컬푸드 체계를 더욱 단단히 뿌리내리고 있다. 개장을 앞둔 로컬푸드 직매장 ‘협동상회’의 홍보활동을 펼치는 동시에 인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로컬푸드 장터를 열고,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로컬푸드 인식 제고를 위한 먹거리 교육을 진행해 ‘로컬푸드 코디’를 양성해 나가고 있다. 

김정원 CB위원장은 “지역의 안전한 먹거리를 발굴하는 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로운 일로, 이러한 인식을 심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로컬푸드 코디’ 양성을 진행했다”며 “이들에게 로컬푸드의 장점과 안전한 먹거리 개념을 가르치는 동시에 생산자와 토론하면서 어떻게 소비체계를 가져가야 하는지를 함께 고민했다”고 전했다. 

위스테이협동조합은 이런 활동을 통해 위스테이별내 주민 조합원뿐만 아니라 인근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약 5000세대까지 영향을 미치는 마을 먹거리체계가 구축될 것으로 본다. 김정원 CB위원장은 “로컬푸드 직매장 ‘협동상회’를 중심으로 로컬푸드 농산물이 소비되는 것은 물론 위스테이별내 아파트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서 로컬푸드의 활용이 늘어날 것”이라며 “더 나아가 지역 주민은 물론 인근 상가 소상공인들도 로컬푸드를 식재료로 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스테이협동조합은 로컬푸드의 확산이 조합 활동에 있어 방점을 찍는 일이라고 본다. 위스테이별내로 주거문화를 바꿨고, 이제 자본의 이익에 의해 만들어진 농업이 아니라, 흙과 생명을 살리는 로컬푸드로 먹거리문화를 바꾼다면 ‘의·식·주’ 문제의 대부분이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위스테이협동조합 이상우 상임이사는 ”외부에서 우리를 볼 때는 조합원끼리 모여 자기들끼리 잘 사는 것이라 볼 수도 있지만, 주거 문제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사회적경제적 방식으로 모범을 보이고 지역사회나 이웃에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런 차원에서 먹을거리도 지역의 농부들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해 나가며 우리 마을과 지역이 지속가능한 상태를 유지해 나가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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