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과 함께 꾸리는 밥상공동체…자립기반 다져

[한국농어민신문 강재남 기자]

제주드림사회적협동조합이 서귀포시 ‘애나의 숲’ 브런치카페에서 발달장애청년 밥상요리교실을 진행하고 있다.

장보기부터 스스로 할 수 있게
요리교실 열어 식사 돕고
농업 활동·팜파티 등 참여
비장애 주민들과 교류 유도

중장기적 일자리 제공 모색
농산물 가공사업 확대 욕심도


다양한 사람들이 혼재돼 살아가고 있는 우리 사회. 그 내부에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섞여 각자 나름대로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무엇보다 생존에 필요한 의식주 해결을 위해 저마다 노력하고 있지만 장애인들은 의식주 해결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히, 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는 자신이 세상을 떠난 후 홀로 남게 될 자녀가 제대로 살아갈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걱정거리다. 최소한 끼니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의 마음이다. 이 같은 부모의 마음이 모여 탄생한 제주드림사회적협동조합(대표 김상화·이하 제주드림)은 로컬푸드를 바탕으로 지역주민과 장애인이 함께 밥상공동체를 형성하고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도록 생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제주드림은 서귀포시지역 발달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한 조직으로 시작돼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를 비롯해 사회복지사, 농업인 등 18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됐다. 제주드림은 발달장애인의 자립생활지원 서비스와 일자리 제공을 통해 장애인이 자립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건강한 제주농업 활동 △농산물 판매 및 요리 레시피 개발 △건강한 밥상 요리교실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팜파티 등 지원 사업을 벌이고 있다.

김상화 대표는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신이 세상을 떠났을 때 자녀가 홀로 살아갈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크다”며 “유산을 물려줘도 관리할 수 없어 결국 장애인 거주시설에 입소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얘기했다.

김 대표는 “발달장애인이 홀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시장에서 식재료를 구입해 간단한 식사라도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농업활동과 팜파티 등을 통한 주민과의 교류로 서로를 이해한다면 많은 장애인들이 독립해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케어를 지향하는 제주드림은 공동체 구성원이 함께 장애인 자립 훈련 기회를 제공한다면 보호자 없이도 커뮤니티 내 독립적 생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한 단기 방안이 요리교실 등 의식주 해결 자립 교육사업이며, 중·장기 방안이 일자리 제공이다.

김 대표는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이 의식주 해결”이라며 “조합이 지난해 말에 만들어져 아직 초기단계로 건강한 밥상 요리교실 등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위한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적 자립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일자리는 단순히 수입을 위한 것이 아닌 비장애인 등 동료와 함께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제공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발달장애인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어렵지만 그들의 자립을 위해 커뮤니케이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방안이 일자리 제공이자 향후 장애인 사회복지 서비스”라고 강조했다.

제주드림은 발달장애인 자립이란 목적 달성을 위해 지난 3월 감귤밭 1600㎡(약 500평)을 임대했다.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발달장애인과 지역주민이 함께 텃밭 정비 및 채소·과채류 식재, 비닐온실 설치 등을 완료해 주 2회 걸쳐 농산물 관리 및 수확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확한 농산물과 주변농가에서 농산물을 지원 받아 한살림에서 운영하는 ‘제주담을장’ 등 플리마켓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카카오 톡스토어 등 온라인을 통해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또, 요리 전문가와 함께 월별 ‘건강한 제주 밥상 레시피북’을 제작·발행함은 물론 주 1회에 걸쳐 장애인 자립 지원을 위한 ‘건강한 밥상 요리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발달장애인이 사회구성원으로 융화될 수 있도록 월 1회 장애인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팜파티를 진행해 장애인과 비장애인간의 벽을 허무는 커뮤니티케어를 시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감귤농장 내 농업활동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 이해하는 기회를 만들고, 농산물을 판매하면서 사회와 교류하고 경제를 배울 기회를 제공해 사회로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팜파티 역시 비장애인과 함께함으로써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을 만드는 것”이라며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의 교류에 조금씩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타인에 대한 수용성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농업활동, 요리교실, 농산물 판매, 팜파티 등 이 같은 활동이 발달장애인이 자존감을 느끼고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 많은 사람과 넓은 영역에서 조금씩 전문적인 것들을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결국 홀로서기, 즉 자립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얘기했다.

끝으로 김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발달장애인 자립에 필요한 사회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한편, 자본적 여건이 된다면 일자리 제공을 위해 잼과 마멀레이드 등 농산물 가공 부분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강재남 기자 kangjn@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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