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푸드로 꾸러미 채워…중소농 생산자 조직화 착착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경기남부두레생협 한상운 본부장(사진 가운데)과 관계자들이 로컬푸드 꾸러미들 지역 장터에 선보이고 있다.

고령농가 일하면서 건강 찾아
‘이게 바로 복지이자 치유농업’

장터와 매장서 소비자 만나며
설문조사로 거리감 좁혀
지역사회 경제적 모델 꿈꿔

기본적으로 ‘농산물 꾸러미’ 중심은 소비자에 맞춰져 있다. 장을 보거나 음식 할 시간이 부족한 맞벌이 부부나 젊은 층이 농산물 꾸러미를 활성화시켰고, 계속해서 꾸러미 주 소비층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 여기에 꾸러미에 들어갈 농산물을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인 ‘로컬푸드’로 맞춰 생산지까지 아우르는 곳이 있다. 경기도 안산을 중심으로 수원, 군포, 의왕, 안양, 성남 등 경기 남부 지역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경기남부두레생활협동조합’이 그곳으로, 이곳은 농산물 꾸러미에 로컬푸드를 입혀 소비지와 함께 고령화된 중소농 중심의 생산자 조직화도 일궈내고 있다. 

경기남부두레생협은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발굴지원사업’으로 경기도 안산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로컬푸드 꾸러미’를 기획했다. 안산에 경기남부두레생협 매장이 제일 많아 꾸러미 사업하기 용이하기 때문. 여기에 또 하나 유념에 둔 것은 안산이 재배 산지도 발달해 있다는 점이었다. 안산은 인구 70만에 이르는 소비지인 데다 대부도 등 농산물 산지도 넓어 로컬푸드 꾸러미 사업의 적합지라고 경기남두부레생협은 판단한 것. 

한상운 경기남부두레생협 본부장은 “로컬푸드 꾸러미의 첫 구성품은 된장찌개 꾸러미였고, 이를 시작으로 계속해서 꾸러미 상품을 확대하고 있다”며 “된장찌개 꾸러미를 예로 들면 된장찌개에 들어갈 된장에서부터 호박, 고추, 파, 마늘 등 주·부재료를 모두 안산 지역 농가들이 생산한 농산물로 구성했다. 로컬푸드 꾸러미의 주요 구성품이 지역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기반으로 했고, 무엇보다 중요했던 게 로컬푸드 꾸러미를 통해 고령농, 소농 중심의 농가 조직화를 일궈내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한 본부장은 “농가들이 직접 농산물 생산을 넘어 꾸러미에 들어갈 구성품, 일종의 꾸러미 코디 역할도 하고 있다”며 “농가들의 주체적인 사업 참여를 토대로 로컬푸드 꾸러미 사업의 지속성을 위해 농가 조직화를 도모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안산 대부도 지역 내 두 개 생산자 협동조합이 로컬푸드 꾸러미 사업을 통해 생산자를 좀 더 체계적으로 조직화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 중 한 곳이자 로컬푸드 꾸러미에 들어갈 농산물을 생산하고 기획까지 하는 안산 대부도고랫부리섬생태관광마을협동조합도 경기남부두레생협과 연계해 고령농가의 소득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강정미 대부도고랫부리섬생태관광마을협동조합 이사는 “로컬푸드 꾸러미를 생협과 같이 기획하면서 생산 분야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복지, 치유농업과 연계해나가려고 했다”며 “대부도는 대표적인 농업지역으로 고령자가 75%에 육박한다. 이 농가들은 그동안 본인이나 가족들이 소비하는 위주로 농사를 지었는데 이번에 로컬푸드 꾸러미 사업을 통해 부가적인 소득까지 올릴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강 이사는 “특히 고령 농가들이 일을 하면서 건강도 찾고 있다. 이것이 바로 복지이자 치유농업이라고 볼 수 있다”며 “내년엔 이들 농가를 중심으로 생산까지 계획적으로 진행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꾸러미는 생협 매장과 지역 장터에서 안산 시민들을 만난다. 로컬푸드 꾸러미를 좀 더 알리기 위함이다. 또 경기남부두레생협은 로컬푸드 꾸러미를 나눠주면서 설문지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한상운 본부장은 “‘사회적경제모델 발굴지원사업’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로컬푸드 꾸러미를 좀 더 알려나가는 것과 동시에 지속적으로 로컬푸드 꾸러미 소비를 늘리기 위해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장터와 매장을 통해 소비자들을 만나고 있다”며 “이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상품 구성 등 로컬푸드 꾸러미를 좀 더 체계화하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본부장은 “사회적경제모델 발굴지원사업 이후로도 로컬푸드 꾸러미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하려고 한다. 지역 장터를 통해 로컬푸드를 계속해서 알리고, 궁극적으론 지역아동센터나 어린이집 등 지역 아이들에게 로컬푸드를 먹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이는 궁극적으로 지역 사회 경제적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이 지역에서 소비되고 이를 통해 복지나 환경 분야까지 영향을 미치도록 하는 게 우리 로컬푸드 꾸러미의 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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