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교육부터 돌봄·놀이까지… ‘찾아가는 어린이식당’이면 OK~

[한국농어민신문 김경욱 기자]

품앗이생협은 ‘마을공동체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어린이식당’을 통해 아이들에게 우리 농산물로 만든 바른 먹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이를 바탕으로 먹거리 교육과 놀이 등도 병행하며 바른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생협 매장 제철 식재료 활용
단순 먹거리 제공 넘어
자연스런 체험교육 통해
우리 농산물 가치 알아가도록
지자체 연계 사업 확장 모색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던 대전 서구 관저동은 이후 신도시 개발로 아파트 단지가 대거 들어섰고, 젊은층도 많이 유입됐다. 현재 관저동 인구는 웬만한 군 단위 인구보다 많은 6만7000여명에 이른다. 관내 초등학교가 7곳, 중학교가 4곳, 고등학교가 5곳에 달하는 등 학군도 잘 조성돼 있어 젊은 부부들은 한 번 정착하면 쉽게 떠나지 않는 곳이 관저동이기도 하다. 자연스레 관저동엔 정착한 이들을 중심으로 마을 학교·도서관·신문사·생협 등 마을 공동체가 자리 잡혀 나갔다. 그리고 로컬푸드 매장 설립으로 관저동과 인연을 맺은 품앗이소비자생활협동조합(품앗이생협)은 이곳에서 마을공동체와 함께 아이들 바른 먹거리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대전 관저동엔 2007년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 설립을 시작으로 관저마을신문사·관저FM, 모두의에너지자립마을학교 등 10개의 마을 공동체가 생겨났고, 이들이 모인 ‘관저공동체연합’도 조직돼 있다. 

2012년 창립한 로컬푸드 기반 생협이자 지역사회 공헌형 사회적기업인 품앗이생협은 관저동에 로컬푸드직매장 운영을 시작으로 관저공동체연합과 여러 사업을 함께해오고 있다. 무엇보다 품앗이생협의 가치인 자주·자립·자치 중 자치 영역으로 직매장을 중심에 놓고 소비자, 생산자와 함께하는 먹거리 공동체 네트워크를 조성하고 있고, 대표적인 사업이 ‘마을 공동체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어린이식당’이다. 

최순례 품앗이생협 이사는 “맞벌이하는 젊은 부모들이 많고 이들의 교육에 대한 관심이 교육과 돌봄 공간의 필요성으로 이어졌다. 이는 마을 도서관, 학교 등 교육과 돌봄 중심의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이런 공동체들이 생겨나면서 관저동 먹거리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시나브로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최순례 이사는 “맞벌이 부부 아이들이 패스트푸드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등 먹거리와 관련해선 소외계층이기에 ‘마을 공동체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어린이식당’을 구상하게 됐다”며 “생협 매장의 재료를 주로 사용해 만든 먹거리를 지역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품앗이생협은 찾아가는 어린이식당 사업이 바른 먹거리를 위한 ‘종합선물세트’라고 보고 있다. 어린이식당을 통해 아이들에게 양질의 먹거리만 제공하는 것이 아닌, 돌봄과 교육, 먹거리와 놀이가 연계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최 이사는 “마을 도서관, 학교, 지역아동센터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면서 먹거리 교육도 하고 있다. 바른 먹거리 교육을 통해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려주면서 아이들이 기본적으로 로컬푸드를 비롯해 농업·농촌이 왜 우리에게 중요한지도 깨닫고 있다”고 강조했다. 

품앗이생협과 함께 이 사업에 동참하고 있는 마을 공동체 소속 단체들도 먹거리 제공 이상의 것을 보고 있다. 

임채경 모두의에너지자립마을학교장은 “아이들에게 단순히 먹을 것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넘어 이 먹거리가 어떻게 나한테 오고 지구 환경엔 어떤 도움을 주는지를 놀이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자연스레 체득하게 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냄새도 맡고 체험도 하면서 우리 농산물의 가치도 알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품앗이생협은 ‘마을 공동체와 함께하는 찾아가는 어린이식당’사업의 지속성을 보고 있다. 정부 사업 지원으로 인한 일회성 사업을 넘어서겠다는 것. 이를 위해 지자체를 통한 사업 연속성을 강구하고 있다. 

최순례 이사는 “아이들에게 바른 먹거리를 제공하고 교육하는 사업은 꼭 필요한 일이고 해야 될 일이다. 그래서 찾아가는 어린이식당 사업을 지속해서 진행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를 해 나가려고 한다”며 “현재 지자체에선 푸드플랜 등 지역먹거리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있는데, 찾아가는 어린이식당 사업이 대표적인 지역먹거리 선순환체계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이사는 “찾아가는 어린이식당을 계기로 관저푸드플랜네트워크를 조직할 계획이다. 11월 중에 관련 발대식도 진행하려고 한다”며 “동 단위 먹거리 네트워크가 기본이 되고 구와 광역단위까지 이어진다면 지역사회 먹거리 체계가 순환적으로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경욱 기자 kimkw@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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