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도시락·과일꾸러미에 담긴 ‘일하는 기쁨·먹는 즐거움’

[한국농어민신문 김관태 기자]

지역 내 취약계층에 전달한 돌봄 도시락.

가치있는 건강한 먹거리로
지역 노인 일자리 만들고
어린이 농장체험교육
자연스레 식생활 교육까지


경남 거제시에서 ‘가치 있는 먹거리’를 만들어 가고 있는 사회적기업 ㈜함께하는 다이웃(이하 다이웃). 거제농민들이 생산한 로컬푸드를 활용, 도시락과 반찬을 만들어 지역사회에 건강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로컬푸드를 활용한 사회적경제모델 발굴지원사업’에 선정돼 관내 먹거리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돌봄 도시락 등을 제공하며 사회적 가치를 더해 나가고 있다. 

‘다이웃’은 2019년 처음 문을 열었다. 강민영 대표는 자녀 건강 문제에 대해 고민하다 음식의 중요성을 알게 됐고, 거제에 믿고 먹을 만한 먹거리를 내놓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사업을 시작했다. 단순히 좋은 음식을 생각한 것만은 아니었다. 지역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거제농민들에게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이름도 음식보다는 사회적 의미를 담아 ‘다이웃’으로 정했다. 

강민영 대표는 “주변 어머니들을 보면 나이가 들면서 우울증을 겪는 경우도 있고, 농가에서도 연세가 많지만 농사를 계속 짓는 분들이 있다”며 “이들과 함께 좋은 음식을 만들어 지역에 공급하면 사회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일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에 다이웃에 취업한 1호 직원은 거제시 칠전도에 거주하는 89세의 이상순 농민이다. 강민영 대표가 좋은 농산물을 찾아다니다 우연히 알게 된 이 농민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농사를 계속 짓고 계신데 돈을 벌려고 농사를 짓는다기보다 일하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는 걸 알게 된 후 1호 직원으로 채용했다. 

이렇게 시작된 다이웃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등과 지역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는 “다이웃을 시작하기 전부터 아동 후원이나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봉사활동 등을 해왔다”며 “활동을 하면서 질 높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후원을 해보고 싶었는데 마침 aT의 공모사업이 있어 신청하게 됐다”고 전했다. 

다이웃은 거제시 취약계층이나 맞벌이 가정 등에게 로컬푸드로 만든 돌봄 도시락과 과일 꾸러미 제공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또 관내 독거노인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씩 도시락이나 과일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 뿐 아니다. 놀이시설이 거의 없는 거제시 아이들을 위해 농장 체험교육을 마련, 놀거리를 제공하면서 자연스레 식생활 교육을 유도하고 있다. 

다이웃이 버섯농장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진행한 모습이다.

강민영 대표는 “방학이 되면 맞벌이 가정이나 편부모가정 등 먹거리 취약계층 아이들이 지역아동센터 등에서 식사를 해결하는데, 제대로 된 먹거리를 제공받지 못 할 때가 많다”며 “밥에 통조림 하나만 놓고 먹거나 편의점 음식을 먹어 영양 불균형이 심하기 때문에 이들에게 좀 더 질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다이웃이 만드는 도시락과 반찬 대부분은 거제농민들이 생산한 로컬푸드로 만들어진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잘 키울 거제 청년농부’와 ‘거제 웃는 농부들’과 연계해 이들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식재료로 쓰는 것이다. 이 농민들은 다이웃과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지역 내 안전한 먹거리가 선순환 하도록 돕는다. 

강 대표는 “농가에서도 큰돈을 벌기보다 지역 내에서 농산물이 안정적으로 소비되는 것에 만족해 하신다”며 “이번 사회적경제모델 사업을 계기로 학생들에게 로컬푸드로 만든 먹거리를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민영 대표가 직접 개발한 친환경 도시락용기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아울러 강민영 대표는 환경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주는 도시락 용기가 친환경적이라면 건강에 더 좋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이에 직접 친환경 도시락용기를 개발, ‘GMON’이라는 브랜드도 만들었다. 시제품은 나왔고, 빠르면 올 겨울 공급되는 도시락에 이 친환경 용기를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민영 대표는 “내년에는 좀 더 전문적인 요리사 도움을 받아 도시락 제품을 업그레이드 시켜나가고 도시락을 지역브랜드화 시켜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며 “로컬푸드를 통해 사회적경제를 확산시키고, 더 나아가 환경 문제까지 생각하는 사업으로 확장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관태 기자 kimkt@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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